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27일 창립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27일 창립
  • 김세곤 전문기자
  • 승인 2017.05.2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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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대학답게!’라는 실천으로 응답하고자
“지역의 대학교육을 제대로 세우는 것은 지역사회에 희망을 불어넣는 것”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살리고, ‘대학을 대학답게!’ 지역의 대학을 다시 세우자는 취지로 결성된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이 창립한다.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창립준비위원회는 27일 오후 2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세미나실에서 창립총회와 ‘대학을 대학답게!’라는 주제로 기념토론회를 갖는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앞서 광주전남 교수·연구자들은 촛불혁명의 진행 과정에서 ‘박근혜퇴진 광주전남교수연구자비상시국회의’를 결성하여 매주 1차례 이상 모임을 갖고 대학과 사회의 민주화, 대학교육의 공공성 회복과 교수·연구자의 교권 수호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의 창립은 바로 이 과정에서 광주전남 교수·연구자들이 단결된 조직을 만들자고 의견의 일치를 본 데 따른 것이다.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창립준비위원회는 이날 ‘창립에 즈음하여’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촛불혁명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라고 질문했고, 이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한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이게 대학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학을 대학답게!’라는 실천으로 응답하고자 모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대학교육의 공공성이 붕괴되었다. 시장원리의 무차별적 지배로 대학은 취업준비기관으로 전락했다”면서 “지금 지역대학의 문제는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과 고용체계, 지식인 사회에 대한 정치권력의 불순한 통제, 대학 내 비민주적 권력관계에서 비롯한 폐쇄적 의사결정구조, 서울 중심의 국가발전의 파탄 등 복합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 배후에는 불순 정치세력, 고위 교육관료, 부패 세습사학재단 등 세 집단의 유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대학의 비판적인 지성을 잠재우고자 했다”며 “지난 시기 정부가 주도한 구조조정과 대학평가는 대학을 돈으로 길들이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이들은 “국가가 주도한 서울 중심의 성장과 사회발전은 지역의 모든 것을 황폐화시켰다. 지역 대학교육의 붕괴 역시 이런 정책의 필연적인 결과다”면서 “지역의 대학은 깜짝 놀랄 정도로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대학의 경영은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이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이들은 “이른바 구조개혁의 미명하에 교권과 학습권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한 뒤, 누가 이런 모순․부조리를 격화시켰는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설립정책 실패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그럼에도 지역대학의 취업난과 학생모집의 문제를 왜 지역대학의 교수·연구자들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다음으로 이들은 “대학의 일부 경영자들과 부패한 세습사학재단은 교육부와 한통속이 되어서 대학정책의 실패와 부패비리의 책임을 교수·연구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오늘 한국 대학교육의 모순․부조리는 지역 사립대학과 비정규교수들에게서 가장 극명하게 표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들은 “일부 사립학교 재단을 포함한 대학의 경영자들은 경영합리화 즉,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교수·연구자들의 교육·연구 노동을 가혹하게 착취·수탈하고 비리와 부정을 행함으로써 학문과 교육 생태계를 파괴했다”면서 “학문과 교육의 비전을 찾을 수 없는 암담한 상황이지만, 그 실상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체계적인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싸구려 지식장사꾼으로 전락한 교수·연구자들은 교권의 실종뿐 아니라 생존권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의 지식인, 비정규교수들 및 계약제 교수들은 계약갱신을 위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먹고사니즘’에 지배당하고 있으며 양심에 따른 학문적인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비판적 발언을 봉쇄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학은 국가권력과 자본의 통제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하부기관 또는 단지 취업준비기관이 아니다. 또한 세습 부패사학재단의 지배자가 이익을 편취하기 위한 사적 도구가 아니다”면서 “교수·연구자는 교육과 연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보장받아야 한다. 교육과 학문연구의 전당 그리고 자유로운 사상의 거처로서, ‘대학을 대학답게!’ 지역의 대학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대학의 문제는 지역사회의 문제이며, 국가의 문제다. 즉, 단지 대학과 교수·연구자들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문제이며, 지역의 부패한 토호 교육자본가와 지식인 노동자의 문제인 것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무책임한 교육관료, 부패한 세습토호 교육자본가와 그들과 유착한 일부 정치권에 지역대학 문제의 해결을 맡겨둘 수는 없다”고 밝힌 뒤, “87년 6월항쟁 이후 이 지역에서 조선대학교 이사장이었던 박철웅의 전횡과 독재, 비리, 부패 등이 크게 문제가 되었을 때 지역민 전체가 관심을 갖고 함께 대응했던 적이 있다”면서 “지역의 대학교육을 제대로 세우는 것은 지역사회에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학지성의 핵심적인 역할은 양심적인 비판성에 있다고 확신한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면서 “대학다운 대학의 회복, 나아가 대학과 지역의 민주화를 위해 할 말을 하며 꼭 해야 할 행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이들은 “이 자리를 만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고 상당한 용기를 내야 했다”면서 “우리의 노력이 지역대학과 교육의 발전, 궁극적으로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의 심화와 교육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발기인 명단(가나다 순)이다.

고영진(광주대 교수, 前 광주대교수협의회장) / 권귀영(광양보건대 교수, 前 광양보건대교수협의회 부회장)  / 김복현(광주여대 교수) / 김성재(조선대 교수,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 김진기(한영대학교 한영대 교수) / 류부걸(前 성화대 총장) / 민정식(동신대 교수, 동신대교수협의회 사무총장,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광주전남지부장) / 박관석(목포대 교수, 前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광주전남지회장) / 박구용(전남대 교수, 시민자유대학이사장)  / 박중렬(전남대 교수,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전남대분회장) / 박찬표(목포대 교수,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목포대분회장) / 백수인(조선대 교수, 前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 염민호(전남대 교수,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전남대분회장) / 오기석(前 초당대 교수, 前 초당대교수협의회의장) / 은우근(광주대 교수, 교수노조 광주전남지부장, 前 박근혜퇴진광주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 / 이광성(광주교육대 교수, 광주교대교수협의회 회장, 전국교원양성대학교 교수연합회 수석부회장) / 이덕재(前 성화대교수, 전국폐교대학 교권수호를위한교수연합회장) / 이동건(광양보건대 교수) / 이무성(前 광주대 교수, 前 한국은행, 한국IBM 연구원 노조지부장) / 이봉주(조선대 교수, 조선대교수평의회의장) / 이상수(前 호남대 교수, 前 호남대교수협의회장) / 이웅의(광주여대 교수, 광주여대교수협의회장) / 정연우(광주여대 교수, 광주여대교수협의회 사무국장) / 정영일(동강대 교수,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 정영철(순천대 교수, 前 교수노조 상임위원장) / 정재호(조선대 교수, 前 한국비정규교수노조위원장, 한국비정규교수노조조선대분회장) / 조성식(조선대 교수, 前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정치위원장) / 하상복(목포대 교수) / 한유석(동신대 교수, 동신대교수협의회의장) 이상 2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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