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통폐합 재검토는 “추진 위한 꼼수”
학교 통폐합 재검토는 “추진 위한 꼼수”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05.23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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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폐합 완전 철회 촉구
삼정초·중앙초·상무중·천곡중 등 통폐합 대상
시교육청은 역사박물관, 특수학교, 특성화고 등 설립 추진

[시민의소리=정선아기자] 광주광역시교육청이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 통폐합 의견수렴을 잠정 중단하고, 중재위원회를 각 학교별로 구성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광주지역 학교통폐합 철회 공동행동은 23일 광주광역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재위원회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학교 통폐합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명분을 만들기 위한 중재위원회는 통폐합 추진을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은 삼정초·중앙초·상무중·천곡중에 대해 학교통폐합 대상지로 우선 특정했다. 통폐합된 학교는 다른 교육기관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70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중앙초는 인근의 서석초와 통합시켜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하고, 100여명의 삼정초는 율곡·두암초와 통합하여 특성화고를 설립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또 작은학교라 말할 수 없는 400여명에 이르는 상무중은 치평중과 통합한 뒤 특수학교로, 420여명의 천곡중은 첨단중와 통합키로 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지난 2월부터 교직원과 학부모, 동문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학교구성원의 의견수렴을 통해 통폐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했고, 갑작스런 학교통폐합 소식을 접한 해당학교 동문, 지역주민, 학부모들은 통폐합반대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렸다.

비대위는 교육감, 부교육감 면담, 학부모·지역주민·학생 서명운동, 교육청 앞 시위 등을 통해 통폐합 철회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시교육청은 이를 무시했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학교구성원과 지역주민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통폐합 반대 서명을 공신력이 없다며 무시했다.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조급하고 무리하게 학교구성원을 무시하고 학교통폐합을 시켜 정말 필요한 교육시설을 세운다 하더라도, 명분 없는 강제적 폐교 위에 세운 교육시설은 두고두고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면서 “그 책임은 교육행정의 수장인 장휘국 교육감이 져야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학교통폐합 추진으로 인해 가장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먼저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다”면서 “‘작은학교 살리기’라는 장휘국 교육감의 공약사항에 맞춰 소규모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우선 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김영광 천곡중 비대위원은 발언을 통해 “최소 2년 전부터 첨단·천곡중에 학생을 배정하지 않아 학생수가 줄어들었다”면서 “의도적으로 3년 전부터 두 학교에 통폐합을 준비하며 배정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통폐합에 해당하는 4개 학교뿐만 아니라 광주시민, 교육단체 모두가 같이 고민해야 될 상황이다”며 “선진미래 교육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작은학교를 살리고 애초의 교육감 공약대로 통폐합을 완전 철회하여 참다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소재섭 북구의원은 “얼마 전 부교육감이 지역구 시의원과 함께 삼정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삼정초등학교를 지켜 달라. 강제전학을 막아 달라’고 호소를 하는데 그는 아이들, 학부모들을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지은 바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부교육감의 조롱 섞인 웃음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일방적인 통폐합에 맞선 아이들과 걱정하는 학부모들에게 조롱 섞인 웃음을 던지는 교육 관료들, 절대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임진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장은 “교육감은 특성화학교나 특수학교를 짓겠다는 공약을 어쨌든 남은 임기 안에 실현해보고 싶은 의지들이 이런 무리한 사태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며 “교육청은 결코 공약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많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지역사회의 여론이 좋지 않아 전면 재검토 한다는 말을 흘리고 있는데 중재위원회를 만들어 학교구성원을 설득한다는 것은 뭔 말인가”라면서 “오락가락하게 말 흘리지 말고 확실하게 공식적인 입장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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