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PD, 간첩조작 사건 내막은 이렇다
최승호 PD, 간첩조작 사건 내막은 이렇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7.04.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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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간첩조작사건 영화 '자백' 제작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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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김다이 기자] 북한이탈주민. 흔히 말하는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으로 오면 국정원 중앙합동심문센터로 이송된다.

무엇 때문에 왜 이곳에 왔는지 심문을 받게 되고, 이중에는 ‘간첩’으로 조작되어 국가폭력의 희생자가 되곤 한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19일 광주 가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뉴스타파 최승호 PD를 초청해 ‘국가는 어떻게 자백을 받아내는가’를 주제로 4월 치유의 인문학을 열었다.

최승호 PD는 “탈북자가 오면 중앙합동심문센터에 가장 먼저 들어가게 된다”며 “모든 일을 샅샅이 조사해서 이 사람이 간첩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곳이고, 일단 들어가면 독방에서 조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탈북자를 중앙합동심문센터에 6개월간 가둬두고 조사를 한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내사로 지난 2013년 서울시청에 근무하고 있던 탈북 공무원 ‘유우성’씨가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유우성 씨의 여동생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진술을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국정원의 간첩 조작 의혹을 제기시킨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최 PD는 “내가 국정원을 완전히 잘못생각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년 정도 취재를 하면서 탈북자 중 조작된 사건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간첩으로 최종판결을 받고 형을 마치고 나온 탈북자를 만나 취재를 통해 자세하게 속내를 알게 되었다.

중앙합동심문센터에서는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심문을 한다. 독방에 넣어두고, 시간의 흐름과 날짜 감각을 잃어버리게끔 달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독방 곳곳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고, 화장실에도 CCTV가 설치되어있는 건 마찬가지라고 한다.

최승호 PD는 “그 분은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을 했다. 그 안에서는 거짓 자백을 하도록 정신적인 고통을 준다”며 “남자의 경우 술을 주고, 담배를 주면서 회유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소한 것을 인정하게 만들고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압적인 방법으로 허위자백을 하도록 계속 되풀이한다고 한다. 또 “간첩이라고 고백하면 김현희처럼 될 수 있다고 회유를 한다”고 전했다.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으로 1987년 일명 ‘KAL기 폭파 사건’의 범인이었지만, 현재는 사면을 받고, 방송출연과 책을 출간하는 등 평범하게 살고 있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이 밝혀진 후에 남재준 국정원장은 사퇴를 했다. 그 이후 온 국정원장은 6개월의 조사기간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최승호 PD는 “거짓자백을 통해 마음을 완전히 단념시키는데 걸리는 기간은 6개월이기 때문에 도저히 3개월로 줄일 수 없었던 것이다”며 국가폭력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가 ‘자백’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정부가 나오면 민주정부 때 과거사청산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처럼 다시 한 번 시작하길 바란다”며 “현대에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발생한 간첩조작사건을 규명해야 한다”고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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