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빌딩 10층서 헬기 탄흔 43개 새로 발굴
전일빌딩 10층서 헬기 탄흔 43개 새로 발굴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7.04.2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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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4차 감정결과 광주시에 통보
텍스가 바닥에 떨어진 시점 탄환 유실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전일빌딩 10층에 대한 정밀조사에서 ‘헬기사격 총탄 흔적 유력’이란 1~3차 감식결과를 강하게 뒷받침하는 탄흔 43개가 새로 발견됐다.

국과수는 19일 이 같은 감식결과를 담은 4차 감정결과를 광주시에 통보했다.

국과수는 지난 2월6일 광주시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8~30일까지 3일 동안 ▲전일빌딩 10층 천정 내 탄환 및 탄흔 ▲전일빌딩 10층 앞쪽 외벽 탄흔 ▲전일빌딩 뒤쪽 탄흔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한데 이어 분석 작업을 실시했다.

국과수는 “전일빌딩 10층 금남로 쪽 창문 곁 천정에서 헬기 탄흔으로 추정되는 탄흔이 27개 발굴됐다”며 “창틀 옆 목재 마감재를 수평 또는 상향의 탄도로 관통한 탄환이 모두 텍스 위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격한 것으로 판단되며, 탄환과 탄환 잔해가 천정 텍스 위로 떨어졌을 것인데도 천정에서 탄환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텍스가 바닥에 떨어진 시점에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텍스와 천정에 붙어 있는 텍스에서는 28개의 탄흔이 3차 현장조사 때 발견됐다.

전일빌딩 10층 앞쪽 창틀 주변 외벽에서도 최소 16개의 탄흔이 추가로 확인됐는데, 이 또한 “공중에서 사격하지 않고는 생성될 수 없는 탄흔”이라고 국과수는 판단하고 있다.

이로써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굴된 헬기사격 추정 탄흔은 193개인 것으로, 모두 합쳐 245개의 탄흔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국과수는 “전일빌딩 10층 실내에서 150개 이상의 탄흔이 발견됐다”며 “호버링(공중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됐을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고 1~3차 감식결과를 시에 통보해왔다.

이번 4차 감정서는 5‧18 당시 시민군-계엄군의 교전을 확인해주는 탄흔에 대한 감식결과도 담고 있어 의미가 크다.

국과수는 “전일빌딩 뒤쪽 외벽 17개의 탄흔 가운데 일부는 형태로 보아 카빈 소총 탄흔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일빌딩과 광주YWCA(3층)는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둔 인접 건물로, 5‧18이 진압된 5월27일 새벽 전일빌딩의 11공수여단과 YWCA시민군 간에 총격전을 벌인 탄흔이 전일빌딩 뒤쪽 2~4층 외벽에서 발굴됐다.

당시 시민군은 카빈이나 M1 소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현관에 ‘대학생 집결소’라고 써 붙여 놓은 YWCA에는 ‘투사회보’팀 등 시민군 30여 명이 배치돼 있었다.

전일빌딩 2층(옛 전남일보 공무국), 3층(옛 전남일보 편집국)에 배치된 계엄군이 YWCA 진입조를 엄호사격하는 과정에서 교전이 이뤄졌고, 3명이 숨지고 나머지는 체포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헬기사격을 증언한 미국 선교사 아널드 피터슨 목사가 제시한 사진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피터슨 목사를 ‘사탄’에 비유하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며 “5‧18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진실규명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5‧18 관련 단체, 시민들과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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