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버스운전원 저질식사,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광주 버스운전원 저질식사,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7.04.1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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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3250원으로 420원 인상...7월부터 본격 시행
식당운영위 꾸려 식재료 공급․운영 업체 공개입찰 선정
市, “조합이 한 일에 시가 뭐라 할 처지 못 된다”
▲ 광주 첨단 차고지 식당 모습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광주광역시가 광주 시내버스 운전원들의 식사 질을 개선한다고 밝혔지만 그동안의 제공된 저질식사와 관련 누가 책임을 지는 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개선안을 마련했으니 앞으로 지켜봐달라는 말뿐이다.

광주시는 12일 시내버스 차고지와 기․종점 내에 있는 운전원 식당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언론과 시내버스 노조 등에서 제기한 운영업체 선정방식과 전기요금 전가, 식당간 식사 질의 형평성 등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지난 2월 버스노조 측 5명, 버스회사 측 5명, 시 3명이 함께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2개월간 논의 끝에 개선안을 마련했다.

그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운전원들에게 보다 위생적이고 균등화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끼당 식사단가를 당초 2830원에서 3250원(준공영제 시행 타 특․광역시 평균 3100원)으로 420원 인상하고, 그동안 일부 식당에 제기됐던 무허가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차고지․기종점 내 식당 전체를 버스조합에서 집단급식소로 신고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버스조합에서 영양사를 채용해 공동식단을 제공하는 한편, 식당을 주기적으로 순환 점검하는 등 직접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9개 식당의 1일 식사끼수가 100~500식으로 차이가 커 식사 질에도 차이가 발생함에 따라 1일 식사끼수가 300~600식이 되도록 운영업체를 5개로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업체 선정과 식당운영 관리를 위해 버스노조․버스조합․시가 함께 참여하고 책임을 지는 식당운영위원회를 구성해 2년마다 수의계약으로 운영업체를 선정하던 방식과 관행을 탈피해 운전원에게 최상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식재료 공급업체와 운영업체를 공개입찰로 선정키로 했다.

또 매년 전체 운전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2회 연속 만족도가 50% 미만인 경우 재계약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그동안 식당 운영업체가 전기․수도요금 전액을 부담해오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월말 전기와 상수도 계량기를 분리 설치하고 3월부터는 버스조합과 식당운영업체가 각각 사용량만큼 부담하도록 했다.

그동안 운전원들은 책정된 2830원보다 훨씬 못 미치는 1600여원짜리 저질식사를 해왔다. 광주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운영비와 인건비, 전기세 등 부대비용을 식당 측에서 책임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익금공동관리위원회에서 운전원들의 정해진 식대와 차고지 식당 운영비 등을 조합에 지급했는데, 정황상 이 돈의 일부가 어디론가 샜다는 말이 된다. 이로 인해 식당 측은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부담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모 씨는 “2년이 넘게 자행된 이러한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지거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도, 책임을 묻는 사람도 없다”면서 “시민의 세금이 적절히 사용되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광주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수익금공동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을 시 교통건설국장이 맡고 있으니 시가 나서서 책임을 묻든지, 아니면 법적 고발을 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박갑수 시 대중교통과장은 “조합은 민간 조직으로 여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시가 뭐라고 할 처지가 못 된다”면서 “책임을 묻는 문제는 TF에서 아예 논의되지 않아 시가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또 “4월 공동으로 구성한 식당운영위원회에서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식재료 공급업체와 식당 운영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며, 재계약 여부도 운전원이 직접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결정할 것이다”며 “식사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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