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월, 5월 그리고 6월
3월, 4월, 5월 그리고 6월
  •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 승인 2017.04.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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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민주세력에 정권 넘겨주는 ‘어부지리’ 주어서는 안 돼
▲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우리의 70년이 채 안 되는 현정사에서 민주주의 이정표를 뚜렷하게 남긴 3월 10일, 4월 19일, 5월 18일, 6월 10일은 국민이 주인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우리는 2016년 10월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첫 촛불이 밝혀진 이래 드디어 금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인용됨으로써 또 하나의 위대한 시민 혁명을 이루어냈다. 이제 5월 9일 새 대통령을 올바르게 선출한다면 추운 겨울을 녹여 낸 우리의 민주혁명은 일단락 짓는 것이다.

지금은 4월이다. 1960년 4월 19일 우리 국민은 이승만 장기집권과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여 일어난 100만 학도들의 용기와 전 국민의 열렬한 호응으로 드디어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민주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일단의 군인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4월 혁명정신은 일거에 사라지게 되었고 군사정권의 철권 정치가 장장 30여년 지속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핏속엔〈자유 평등 민주>의 정신이 면면히 흘러 이번에 명예혁명을 가능하게 했다.

5,18 광주민주화 항쟁은 우리의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처절한 민주 항쟁으로 손꼽힌다. 전두환 일당의 신군부 세력의 천인공노할 만행은 아직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무엇이 공수단의 총검에 맞서 일어설수 있게 했는가.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었을 것이다.

4.19 혁명 정신 계승이 광주 5.18 민주항쟁이었다. 흔히 1890년 ‘파리 콤뮨’, 1936년 ‘마드리드 컴뮨’에 이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은 1980년 ‘광주 컴뮨’으로 지칭되기도 하는 세계 3대 콤뮨인 것이다. 20세기 후반기의 집단적 민간인 살상은 형식상의 재판이 있었지만 진실은 오히려 은폐되었고 최근에 나온 전두환 이순자의 회고록은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불의의 세력에 빌붙어 호의호식한 집단들이 단죄되지 않았기에 소위 친 박근혜 세력이 ‘태극기 집회’를 열수 있는 것이다. 태극기만 들면 애국집단인가? 그들은 악을 옹호하는 파렴치한 집단인 것이다.

6월의 거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6,10 항쟁으로 우리는 오늘날의 헌법을 제정하여 직선제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군사독재 세력인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사실상 군정이 연장된 셈이다. 민주 진영이 분열되어 합법적으로 노태우가 집권하게 되었다.

그 후 김영삼은 3당 합당이란 희대의 정치 사기극에 의해서 92년 대통령이 되지만 김영상 정부 또한 군정의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다. 4,19 혁명의 민주주의의 의지를 짓밟은 박정희 군사쿠데타, 박정희를 모방 답습한 전두환 일당의 군사 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일어선 6,10 항쟁은 군사 독재 세력의 치밀한 정치 공작과 민주 세력(김영삼,김대중)의 분열로 6.10 항쟁은 그 의미가 퇴색되었던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이번의 ‘촛불혁명’의 과실도 자칫하면 역사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민주시민들은 잘 새겨야 한다. 문재인과 안철수로 대표되는 민주세력이 점점 더 치열하게 싸운다면 우리는 1987년의 재판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도 민주세력은 뜻을 모아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저질러 온 여러 적폐를 철저하게 청산하려는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민주진영이 집권하여 활발한 개헌 논의를 거쳐 우리의 21세기 정치 기틀이 되는 헌법을 민주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말 이번에는 민주진영이 이전투구식 투쟁으로 반 민주세력에 정권을 넘겨주는 ‘어부지리’를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다. 그러나 세월호도 인양되어 머잖아 그 진상이 밝혀지게 될 것이고 우리의 민주주의도 정상 궤도에 올라 설 수 있도록 민주시민은 참여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을 외쳤고 몸소 실천한 사람이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비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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