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세월호 인양
  •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 승인 2017.03.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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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한 많은 세월호가 2017년 3월 23일 오전 3시 45분 장장 1073일만에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 침몰하기 시작한 세월호는 2시간 여만에 옆으로 기운채 침몰하고 말았다.

이 참사로 시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하여 304명의 인명피해를 낸 대형 해상 참사였다. 생존자 172명도 해경보다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일반 어선이 절반을 구조했다니 정부 당국자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재난을 수습할 의무가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행적이 계속 쟁점이 되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의 중요한 신호탄이 되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은 순탄하게 진행되다가 23일 오전에 바지선과 세월호 사이에 간섭 현상이 일어나 인양 작업이 당초에는 오전 11시경에 수면 위 20m까지 인양할 계획이 늦어져 23일 밤늦게나 작업이 완료된다하니 12시간 정도 계획이 지연되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인양 작업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꼼꼼하게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비록 미수습자 9명의 유가족들은 한시가 바쁘게 기다려지겠지만 만약의 사고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면밀한 검토에 검토를 거쳐 인양 작업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는 단순한 해양 사고가 아니라 우리 국민을 분열시킨 기폭제가 되었다. 이제 5월 9일 대선에서 새로 당선될 새 대통령은 세월호 인양의 마무리뿐만 아니라 세월호 때문에 빚어진 정신적 트라우마도 말끔히 치료해줘야 한다. 우리 국민은 세월호 선주 유병언에 대한 조사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새 정부는 죽은 유병언에 대한 수사를 다시 하고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선체가 인양되면 과학적으로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유언비어식의 온갖 뜬소문을 완전히 씻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세월호 침몰 당일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묘연한 것은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적시했지만 나는 세월호의 침몰은 박정권의 몰락의 전조가 되었다고 본다. 박 정권은 세월호 처리 과정도 미숙했고, 수습 과정도 미숙했다.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이 단식 농성을 하는 옆에서 ‘어버이 연합’을 비롯하여 극우 단체의 짜장면 폭식행위는 유족을 조롱하는 인간의 탈을 쓰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행태인 것이다. 누가 이들을 짐승만도 못하게 만들었는가. 청문회 정국에서 이 관변 단체들이 전경련의 자금 지원으로 각종 악행을 저질러 왔다는 것이 백일하에 밝혀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경련에 압력을 가하여 자금 지원을 하도록 했다니 박근혜정부의 타락상이 밝혀진 셈이다. 새로운 정부는 관변 단체를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

세월호도 목포 신항에 양육되어 철저한 시신수습 작업과 세월호 참사 조사가 면밀하게 수행되어 사고의 재발을 막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역량없는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나라에 큰 재앙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똑똑히 보았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마무리되어 우리 국민의 가슴에 응어리진 것을 녹여 내야 한다.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두고 두고 귀감으로 남을 세월호.

세월호는 그 이름이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원한 시간을 뜻하기도 한다.우리는 세월호를 건져 놓고 한 판 큰 진혼굿을 벌려야 한다.그래야 억울하게 죽어간 304명의 원혼들이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인양과 더불어 함량 미달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도 함께 해야 한다.무참하게 떨어진 꽃같은 생명들에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박 전 대통령은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산산히 부서진 어린 넋들이여, 내 이렇게 엎드려 사죄하노니 부디 영면하소서. 박 전 대통령은 변명만 말고 진심어리게 위와 같이 사죄하라. 인간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리고 또 그에 대해 사죄할 용기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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