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직은 반노동적, 반사회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 아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 황유미 씨의 10주기인 지난 6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대해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며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 같은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올림’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사과드린다”며 “저의 취지와 뜻이,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잘못 전해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미숙함 탓이며 유가족 여러분과, 오랜 기간 유가족의 곁에서 함께해주신 반올림 구성원 여러분께 고개숙여 사과 올린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양 최고위원은 다음날인 7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제가 ‘전문시위꾼’이라고 발언한 기억이 없다. 발언한 기억은 없지만, (했다 하더라도) ‘반올림=전문시위꾼’이 아니라 그렇게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우려, 즉 순수한 단체로서 유가족을 위한 활동이라고 보여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시각도 있다는 것과 그에 대한 우려를 말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다른 언론과의 통화에서 “나도 ‘바닥 노동자’부터 시작한 사람으로, 유가족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을 인정한다. 이재용 부회장도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보상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며 “하지만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귀족노조처럼 행세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도 말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러한 양 최고위원의 발언과 관련 8일 성명을 내고, “참으로 저급한 의식 수준을 가감 없이 드러낸 발언이다”면서 “양 최고위원은 전문 시위꾼이 누구이며 귀족노조는 어떠한 노조를 말하는 건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또한 자신은 삼성 백혈병 노동자들을 위해 지난 10년간 무엇을 했는지 밝히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양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사고와 관련해서도 이들은 “사과란 사과를 받을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이 가게 해야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영혼 없는 글씨 몇 자 적었다고 사과를 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면서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산의 진정성 없는 사과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언론사에 밝힌 그의 해명은 페이스북에 한 사과가 얼마나 진정성 없는 것인지를 드러내는 반증이며 어쭙잖은 말로 반노동적, 반사회적 인식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면서 “최고위원직은 반노동적, 반사회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들은 “양 최고위원은 더 이상 삼성 사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인사이고 20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정치인이다”면서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면 삼성의 대변인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하며 노동자와 서민의 대변자가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반올림’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통 받는 유가족, 피해자들과 함께 해왔고, 지금도 500일 넘게 노숙농성 중이다”면서 “유가족들과 반올림 활동가들에게 즉각 공개 사과하고 (최고위원직을)사퇴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