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문명과 인류의 미래②
유교문명과 인류의 미래②
  •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
  • 승인 2017.02.23 11: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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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

본고의 ①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대안은 있는 걸까?’라며 원고를 끝냈다. 아직 대안은 없으며 좌파가 더욱 패배할지도 모르는 현실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앞세워 좌파적 공약으로 정권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사실 박근혜에게 ‘비정상’이란 사실 87년 이후에 우리 사회에서 조금씩 청산되어 가던 군사독재의 유산들이며 민주화의 과정들이었다.

박근혜 집권 후 이런 ‘민주적 제질서’들에 대한 보복이 곧 그에게는 정상화였던 것이다. 새누리당 구성원들 또한 그런 독재시절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다. 촛불민심은 이에 대한 ‘재정상화(Re-normalization)’를 다시 주장하고 있고, 이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철학의 부재를 어찌 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가 번갈아가며 집권하는 것이 선진국들의 정치질서였는데, 이제 그것마저 좌파는 길을 잃고 헤매는 신세로 추락해가는 조짐이 미국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보여주는 한 예이다.

이는 총체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몰락이라는 역사과정에 놓인 세계체제의 현상을 증명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개인주의의 과도한 심화에서 오는 것임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서 동양문명이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 것인가?, 또는 가능하기는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종교들, 즉 기독교와 불교의 핵심 가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후 또는 미래의 천국을 추구하고 불교는 초월적인 피안의 세계를 갈망하거나 윤회에 의한 다음 생에의 의탁이라는 귀의관(歸依觀)에서 출발한다. 반면 유학만은 세속에 바탕을 둔 입세적(入世的)인 전통으로 경세치용(經世致用)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종교에 비해 민주주의와 과학의 도전에 적절히 대응하는 철학적 논리적 진보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발전은 어렵다.

세계를 대상으로 놓고 볼 때 가장 뛰어난 사상가들의 자명한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 그런 사상과 진리로 불리는 주의, 주장이 끝없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어떤 사상도 그 시대와 지역이라는 ‘한계적 성격’을 갖는 것들로, 그것은 지역적인 지식이기 때문에 이미 상당부분 보편적인 가치와 호소력을 상실하는 반복적 과정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진리도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적 한계와 시대적 한계성을 벗어나서 계속되지는 못한다는 논리이다. 서양에서건 동양에서건 간에 전통에서 현대성으로의 전환이라는 계획은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는 뜻이다. 다만 전통은 현대성 속에 여전히 존재하고, 이것이 하나의 규범이 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것을 소위 문화라고 얘기한다.

그럼 유교문명은 오늘의 세계체제 속에서 한 시대라도 성공적 사례를 구축한 적이 있을까? 일본은 이 아시아적 유교 문명적 틀에서 성공한 대표적 예이다. 즉 집단의 우애에 대한 강조, 꼭 바람직한 발전이라고는 할 수 없을 지라도, 자국의 이익이라는 전제 앞에서는 제법 국가주의적 힘을 발휘하는 정치의 통일을 이루었다.

사회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고도의 조직기능, 교과서적인 자본주의의 본래적 기능이랄 수 있는 엄격한 직업윤리, 거대한 교육적 동력 등의 기질 속에서 일본은 전후의 폐허 속에서 신속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고, 19세기 중엽까지는 발달되지 못한 작은 민족국가에서 20세기 초 거대제국으로 발전하여 세계 제일의 초강국으로 자리하였다.

한국은 동양3국 중에서 세속적으로는 유교문화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교문명이라는 학문적 측면에서는 중·일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인정받지도 못한 상태이다. 다른 한편으로 역사적으로 가까이는 1950년의 세계 이데올로기대전을 이 작은 민족국가 안에서 치룬 결과로 분단체제가 낳은 후유증은 모든 사회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오늘의 촛불민심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 결과이다. 따라서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낡은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재생산하고 있고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런 환경일수록 유교문명이 우리에게 희망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억지일까? 우리가 안고 있는 현실과 자유민주주의의 세계체제의 변환점에서,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유교문명(이 안에는 불교와 도교문명까지 아우르는)을 재해석하고 발전시키는 것으로 ‘하늘’이라든지 ‘자연’이라는 상징성을 인간에 대입하는 문명적 전화를 주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이론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측면에서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관계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학전통이 전 인류에게 미친 가장 의미 있는 공헌은 ‘천인합일(天人合一)사상’이다. 하늘, 즉 신(神)이라는 대상으로부터의 타자로서의 인간관(피조물)이 아니라 하늘과 인간의 상호성을 강조함으로써 세속적인 인본주의(이것은 부분적으로 마르크스주의 일수도 있음)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는 결국 천(天), 지(地), 인(人) 합일(合一)을 말한 것으로, 이를 삼극(三極) 또는 삼재(三才)라 한다. 즉 땅을 벗어나면 곧 하늘인데 그 사이에는 기로 충만해 있으며 인간이 자리하고 있어 그 기(氣)가 유행하면서 천품(天稟)을 받아 인간이 그 도리(道理)를 다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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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maca 2017-02-26 04:21:06
일본은 자칭타칭, 누구도 유교국가라고 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다만 근대에 일본 국지적으로 일본 불교 토양에서 새로만든 신도를 국교라고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음력으로 모든 명절도 포기한 나라고요. 유교국가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세계사적 개념으로 한나라시절 세계종교화된 유교의 해당국가들 중국,한국,베트남,몽고의 오래된 유교나라들에 해당됩니다.2차대전후에는 중국인들이 만든 국가인 대만,싱가포르가 유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