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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과 적폐청산에 집중하자
이상걸 (사)광주시민의소리 이사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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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9  09: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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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걸 (사)광주시민의소리 이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공방이 5개월째이다. 국민 90%가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자진 사퇴를 하지 않으니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하였고, 이제 70여일이 경과하고 있다. 탄핵재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재판에 임하는 태도는 거듭된 대국민 간담회에서 밝힌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겸허히 반성하고 성실하게 임하기는커녕 애들 보기 민망할 정도로 볼썽사납고 재외국민들이 낯을 들 수 없을 정도로 국격을 땅에 떨어뜨렸다.

최근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사실상 3월 이후로 연기되면서 탄핵이 기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기각 가능성을 거론하며, ‘기각’ 다음 국면을 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야권에서도 탄핵 부결상황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권 3당의 대표들이 회동을 갖고 탄핵 공조를 복원하자고 나서고 있다. 촛불 국민들도 다시 촛불을 높이 들자고 다짐하고 있다.

탄핵기각에 대한 기대감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박 대통령의 잘못이 검찰 조사를 받고 감옥에 갈 사안인 것은 맞지만 탄핵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탄핵사유가 13가지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국민보호의무 회피, 최순실 국정농단의 방조범 내지는 공범으로 직무유기, 권한남용, 국가기밀 유출, 인사권 포기 등 이루 셀 수가 없다. 최순실이 사용한 테블릿PC, 안종범 수첩, 김영한 비망록, 정호성 녹취파일 등 증거자료도 넘쳐난다. 헌법학자들 대부분이 13가지 탄핵사유 중 한 항목만 인용되어도 그것으로 탄핵되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헌재가 기각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고 상상할 수조차 없다. 헌법재판관들은 정치인이 아니라 판사들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는 정치인들인지라 안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법리를 기본으로 따지는 법관들은 다르다. 물론 헌재 재판관들의 구성이 대통령이 추천한 2명을 비롯해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걱정하는 견해도 있지만 보수적일수록 법조문에 천착한다면 탄핵을 인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은 극도로 피곤하고 짜증난 상태이다. 경제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 막무가내 버티기로 일관하며 어떻게든 뒤집어 보려고 발악하고 있다. 설을 전후하여 촛불이 잠시 약화된 틈을 타 새누리당과 친박 집단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상황 반전을 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지치고 힘든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한다면 탄핵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박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고 퇴진해야 한다. 그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도 1974년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 된지 4일 만에 사임을 발표한 바 있다.

야권은 조기대선정국에 몰입하여 탄핵심판과 적페 청산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자성해야 한다. 더구나 당장 할 수 있는 개혁입법이 있는데도 개헌이 아니면 소용없다면서, 대선전 개헌으로 정치구조 개편에만 관심을 두었던 정치권의 개헌론자들도 반성해야 한다.

촛불을 든 시민들도 더 가열차게 나서야 한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촛불 혁명은 무혈 혁명이라고 자부해 왔다. 무혈 명예혁명이 되려면 그만큼 인내와 절제가 필요하다.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투자해야 한다. 이제 촛불이 다시 활활 타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촛불이 사그라지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다시없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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