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신년좌담회(1) "대선공약으로 개헌 약속 필요"
촛불 신년좌담회(1) "대선공약으로 개헌 약속 필요"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01.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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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 될 것
"가장 먼저 개혁할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 정해야"

앞으로 촛불이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하고 문제점을 진단하는 신년 촛불좌담회가 11일 <시민의소리> 편집국에서 진행됐다.

신년좌담회에는 윤영덕 전남대 교수(광주로 지역공공정책연구소 소장), 문정은 정의당(비서실장), 박병모 톡톡 뉴스 대표, 정달성 생활정치발전소 소장, 박용구 시민의소리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현 시점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촛불광장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요구와 개혁의 우선순위, 시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 개헌 시기 등이 이야기 되었다. 

이날 제기된 내용으로는 ▲국민주도의 민주정부 수립 ▲개혁과제에 대한 우선순위 정리 필요 ▲촛불내각, 촛불공동정부가 최소한의 동력 내지는 밑받침을 만들 수 있을 것 ▲광장정치와 제도정치의 조화 필요 ▲시민들은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있는 후보 원해 ▲각 정당은 개헌로드맵을 제시하고 민주연합정부를 세워라 ▲현안문제들, 야권을 잘 주도하면 성과는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다는 등이다.

▲왼쪽부터 문정은(정의당 비서실장), 박병모(톡톡뉴스 대표), 정달성(생활정치발전소장), 윤영덕(전남대 교수), 박용구(시민의소리 편집국장).

광주촛불 20개 과제가 지난 7일 발표됐다. 촛불광장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요구는 무엇인가

문정은: 촛불의 열망과 염원이라 하는 것을 대통령 한사람에 대한 퇴진이나 최순실 등의 처벌로 해석한다면 촛불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 1차부터 최근 11차까지 촛불은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시민 다수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국가와 사회공동체를 어떻게 바꾸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시민들 스스로의 담론, 토론 등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촛불의 온도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광장의 요구가 정리되는 형태로 되어야 한다는 압박과 주문들이 획일성 교육을 받았던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의아스럽다. 10개, 20개 정리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시민들로 하여금 다양한 문제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윤영덕: 촛불광장 시민의 요구는 우선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집중되어 있다.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것을 완료하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오래된 적폐들을 하나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광장에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광장에서 다양한 요구는 아직 합의된 목소리로 나오고 있지는 않다.

박용구: 국민들에게 승리의 성과가 축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상태에서 보면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됐을 때 사람들은 엄청 행복해 했다. 헌재가 인용을 하도록 하면 두 번째 승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광장에 사람들은 많이 안 나올지라도 잠재된 에너지가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 거다. 성과는 성과대로 축적해 하나의 기록으로 남겨놔야 한다. 또 과제는 과제대로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촛불광장의 목표는

정달성: 대선시기와 같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국민주권시대가 열린 만큼 국민주도의 민주정부를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로 가야할 것 같다. 그 과정은 어렵겠지만 인용 후 두 달 안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박병모: 우선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촛불은 계속 될 것 같다. 촛불민심에 응집된 분출이 대권후보들에게 이어질 것이다. 정치권의 보수와 진보는 이미 진보로 기울어졌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이 새롭게 리모델링하거나, 제3지대에서 후보가 나오는 등 어떤 구도로 바뀔지는 모른다. 촛불민심은 국민의 요구를 가장 수렴하여 적절한 대안제시를 하는 사람에게 갈 수 있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 끝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정은: 촛불이 언제까지, 어떻게 정리되어야 하냐, 이런 것을 우리가 기계적으로 정리하기보다는 이 촛불이 어떻게 지역과 마을의 시민들에게 계속 남아있도록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상생활 속에 촛불이 스며들 수 있도록 동과 마을이름을 딴 촛불마을모임을 만들어 내는 게 주말마다 집회에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윤영덕: 결국 촛불의 광장에서 터져 나온 요구들이 앞으로 어떻게 제도화되고 일상화 되느냐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소추안 인용 이후 선거법개정, 검찰개혁 등의 문제가 앞으로 있을 1월, 2월 임시국회에서 제도화되어야 한다. 일상화는 우리 일상의 민주주의, 생활민주주의가 갖추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박용구: 박근혜·최순실의 구속처벌, 재산몰수 등도 헌법의 문제는 아니어서 정치권에서 해결해야한다고 보여 진다. 한일위안부, 사드배치, 국정교과서 이런 것들은 현안문제, 정책적 문제이고. 야권을 잘 주도하면 성과를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다.

차기정부는 개혁과제 중 어떤 개혁을 먼저 해야 하는지

문정은: 개혁과제로 지목되는 대상들이 어마어마하다. 이는 검찰, 관료, 언론, 재벌. 우리 사회의 전반을 운영하고 장악했던 핵심적인 기구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고, 이 요구는 처음 제출된 게 아니다. 세월호 때도 강력히 제기됐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국가적인 수준의 개혁과제라 본다.

234명의 의원 중에 180명의 의원들의 동의만 받으면 의회라는 공간 안에서도 다양한 법안들을 통과시킬 수 있는 개혁국회이다. 현안으로 남아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합의, 노동개악정책, 사드배치 문제 등도 중요하다. 관성적으로 다뤄져 왔기 때문에 구색 맞추는 걸로 얘기 되는 게 아쉽다.

또한 1월 국회에서 촛불의 열망이랑 의회라는 공간을 잘 연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시기별로 시민들이 정확히 주문하는 내용이 있다. 곧바로 의회공간으로 연결시켜 줘야한다.

시민들은 1월 입법 과제로 탄핵대통령의 특권 예우 박탈, 청문회 출석거부 처벌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시기에 이러한 촛불 시민들의 열망을 1월 국회에서 해결해 준다면 촛불은 열기를 잃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를 것이다.

정달성: 광주 같은 경우 정책단과 운동본부에서 시민들의 개혁과제를 잘 정리해서. 1~2주 안에 야당에 제출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촛불내각, 촛불공동정부와 같은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개혁과제를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 내지는 밑받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병모: 촛불 민심을 동력으로 삼아 검찰, 관료, 언론, 재벌 등 모든 기득권 세력을 개혁할 수 없다. 대선주자들이 기득권에게 아부를 해야 하고, 표를 달라고 사정을 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을 한다는 것은 국민들한테 표를 얻기 위해 유리한 방향으로 입법을 개정하지 소신 있게 하겠다는 사람은 눈 씻고 봐도 없을 거다.

국가의 기본 중에서 가장 먼저 개혁할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 한다. 모든 것을 함께 하려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윤영덕: 언제까지 광장에서 요구되어진 과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을 순 없다. 광장정치와 제도정치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후 개혁과제 같은 경우 정당과 대선후보들이 들이 촛불광장에서 등장하는 요구들을 수렴하여 정당의 입법계획 또는 대선후보들의 공약으로 국민들 앞에 제시하고 그것으로 평가를 받는 방법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의 대변혁을 위해 가장 화두로 삼고 추진해야할 개혁과제는

윤영덕: 최소한 임시국회에서 주권자의 표등가성이 조정될 수 있는 선거법개정은 최우선적으로 고민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만 18세 선거권’이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아직 개정안이기 때문에 좀 더 노력하여 폭넓은 선거법을 추진했으면 한다.

또 개혁입법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개헌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거다. 그것과 연동해서 중장기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기 위한 계획도 국민들 앞에 제시되고, 대선에서는 국민들이 표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으면 한다.

문정은: 각 정당의 후보들이 개헌로드맵을 제시를 해야 한다. 최상의 그림은 민주공화국을 세우는데 동의하는 민주개혁진보 정당 후보들이 함께 모여 개헌에 대한 큰 틀과 일정표를 합의하고, 필요하다면 민주연합정부를 세워 진행됐으면 한다.

박병모: 촛불집회의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제왕적 대통령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밑에서 배운 게 건강한 정치를 배운 게 아닌 통치기술이었다. 반드시 권력구조를 바꾸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개헌이 안 되면 촛불민심은 의미가 없다.

시기는 대선 때 대권 주자들이 각자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 특정후보처럼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선 전에 선거과정에서 개헌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어떤 대통령을 바라나

문정은: 가장 단호하면서 유연한 대통령이 필요하다. 쌓여있는 숙제들이 대단히 많기 때문에 그동안 사회가 운영했던 방식과의 단호한 단절이 있어야 한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이 선출된다. 이 리더가 보여줘야 할 리더십의 내용은 대단히 유연한 상태로 다양한 사회의 내용들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유연하고 단호한, 두 가지의 캐릭터가 있는 지도자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

박병모: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있는 후보여야 한다. 소위 말해 70년대 청와대가 했던 돈 뜯고 조지고 민주화를 후퇴시키는 현상이 30년 후에 다시 돌아왔다. 상식적이고 실물경제를 잘 아는 지도자여야 한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전부 다 문재인 일색인데, 이는 다른 정치인들이 클 수 있는 발판이 되질 못한다. 당내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윤영덕: 우리나라 정치가 정말 개판 오분전인 상황이 된 것이 우리나라 안의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 안에서도 문제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야될 미래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춘 리더였으면 좋겠다.

어지러운 시대에 완전무결한 매니아를 바란다는 것은 너무 욕심인 것 같다. 촛불광장에서 확인한 것은 권력 원천인 주권자들이 리더십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 감시, 견제하고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채찍질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인 것 같다.

좋은 리더십을 기대를 하면서 한편으로 좋은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좋은 주권자가 되겠다는 마음다짐도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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