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상경 강의를 마치며
『주역』 상경 강의를 마치며
  •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
  • 승인 2016.12.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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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

『주역』 강의 「상경」을 마쳤다. 『역전』과 「상경」 30괘를 끝낸 것이다. 그 기념으로 점치는 법(占筮法)을 알려 주기를 원해 그러기로 하고 한 주제를 가지고 점을 쳐 보기로 하였다. ‘촛불의 전도에 대한 점’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으로 일치하여 그러기로 하였다. 원래 점이란 그리하면 안 되는 것이다. 한 가지를 가지고 두 번 세 번 묻는 것은 신묘함을 모독하는 것이라 알려주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도 공부하기 위해서 하는 학습이기에 기꺼이 그리하기로 하고 점을 치도록 하였고, 택풍대과(澤風大過 ䷛ ) 3효가 나왔고, 중산간(重山艮䷳ ) 3효, 그리고 택지췌( 澤地萃䷬ ) 3효와 4효가 나왔다. 이 괘효를 풀어 보도록 하자.

정국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 어디로 갈지를 모른다. 박근혜도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종일 종편에 나와서 전망을 예측하고 여러 언론을 통해 앞날을 예견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하늘에 물어 보는 것이다. 촛불민심에 대한 점을 물었을 때 마음속으로는 ‘대통령이 언제 물러나느냐?’라는 것에 있었기에 이에 대한 점단이 맞을 것이다. 택지췌( 澤地萃䷬ ) 4효를 얻은 이만 ‘오직 촛불 자체의 전도’를 물었다고 한다.

1. 택풍대과(澤風大過 ䷛ )는 초 효와 끝 효가 음으로 가운데의 강한 네 양효를 버틸 힘이 없어 마룻대가 휘어서 집이 무너질지 모르므로 집밖으로 나와야 탈이 없다는 괘이다. 단전에서도 “대과는 큰 것이 지나침이요, 마룻대가 휘는 것은 근본과 말단이 약하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셋째 효사(九三爻)는 “마룻대가 휘니 흉하다(棟橈凶)”이다.

근본과 말단이 약하여 흉하게 된다는 것이니, 이는 필시 대통령에게 매우 불리한 점이 아니겠는가? 또 근본도 말단도 없는 이 나라 이 정권의 적나라한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 본다. 촛불집회의 최초 구호에 나온 가장 적확한 구호는 “이것도 나라냐”가 아니었던가?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아니겠는가? 청와대를 비우고 나와야 그나마 국민들로부터 작은 동정이라도 받게 됨을 이른, 반드시 그리 될 것임을 알려주는 예시라고 본다.

2. 중산간(重山艮 ䷳ )의 간은 그치는 것(止)으로 정지의 뜻이 있다. 그 그침이 지어지선(止於至善)에 있어서 지극한 선에 이름을 말한 것이라 한다. 괘사에서 “그 등을 돌아보다가 그 몸을 보호하지 못한다. 정원을 지나가도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한다. 허물이 없을 것이다.(艮其背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 금문경(今文經)에서는 ‘무구(无咎)’가 없다. 필자의 생각에도 없는 것이 맞을 법하다.

단전에서는 “상하가 상응이 안 되어 서로 더불어 하지 못한다(上下敵應 不相與也)” 대통령·집권당과 국민이 서로 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자신만을 돌아보다가 결과적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함이 대통령과 집권당이 된다는 것이다. 3효의 효사는 “그 허리를 보니 등살이 찢어져 상처가 있다. 위태로운 마음이 혼란스럽다.(艮其限 列其夤厲 薰心)” 상전에서는 “그 한계에 그치니 위태로워 혼란스러운 것이다(艮其限 列其夤厲 薰心)”

그렇다. 대통령이 위태로운 것이다. 중산간 3효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해 ‘죽을 운’임을 점쳤던 다까시마 점단에 대해서 이 란을 통해 밝힌 적이 있다. 아주 흉한 괘효에 해당하며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나아가고 물러설 여지가 없다. 사실상 끝났는데 그게 언제냐가 문제일 뿐이다.

3. 택지췌( 澤地萃䷬)의 췌는 모이는 것(聚也)이다. 췌라는 말은 원래 졸(卒)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병졸이나 새싹이 모인다는 의미이다. 즉 취집과 취합의 의미이다. 이 괘에는 종묘에 제사 지내는 것이 자주 나온다. 나라를 세우고 수도를 세울 때 가장 먼저 세우는 것이 종묘이고 그 다음이 궁궐이다. 종묘는 국가의 정치적 핵심이고, 종묘가 있어야 비로소 백성들의 마음을 취합할 수 있다.

또 췌괘의 상괘는 태괘(兌卦)로 기쁨을 뜻하고 하괘는 지괘(地卦)로 유순함을 뜻한다. 또 다른 뜻으로는 물이 지상에 모여 못을 이루니 만물을 윤택하게 하고 백성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괘이다. 세 번째 효(六三爻)는 “병들어 탄식하니 이로울 바가 없으니 가면 허물이 없고 조금은 부끄러움이 있을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하야하면 그나마 허물이 적을 것이고, 동정을 받게 돼서 조금만 부끄럽게 된다는 뜻이다.

네 번째 효(九四爻)는 “크게 길해서 허물이 없다(大吉 无咎)”이다. 이쯤에서 필자는 앞뒤가 콱 막히게 되었다. 이때 이 괘를 얻은 학생이 “저는 촛불 자체의 전망을 물었어요”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맞다. 한 달 내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이다. 촛불은 크게 길하다는 것이다. 3효에서 4효로 넘어 오는데 한 달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4효의 상전은 “크게 길해서 허물이 없다는 것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하였는데 이는 췌괘는 대인이 출현하여 대세의 흐름에 따르기 때문이며, 다섯 째 효(九五爻)인 왕을 위해 민중의 마음을 취합한다는 것이다. 오호라! 한 달 안에 백성의 마음에 평화가 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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