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와 메두사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승인 2016.12.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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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비민주세력의 발호를 막아야
▲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문학평론가

페르세우스 신화는 그리스 신화 중에서도 파란만장한 편에 속한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이자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의 외손자였다. 아크리시오는 이 외손자가 자기를 죽이고 자신의 왕국을 빼앗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는 어린 페르세우스와 그의 어머니 다나에를 한 궤짝 속에 넣어 바다에 던져 버렸다. 그러나 제우스가 이들 모자를 폭풍우속에서 지켜주었고, 모자는 세리포스 섬 주변을 표류했다. 이 섬의 통치자인 뒥튀스는 이들을 구조해 주었고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었다.

페르세우스가 청년이 되자 의붓아버지는 넓은 세상에 나가 좋은 일을 하라고 하면서 현재 살고 있는 데서 떠나라고 했다. 페르세우스의 파란만장한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는 신들의 인도로 흉측한 괴물들의 아버지 포르코스가 사는 먼 변방까지 나아갔다.

맨 처음 페르세우스는 크라이아이라는 포르코스의 세 딸들을 마주쳤는데, 이들을 겁박하여 날개달린 신발, 주머니 배낭과 개가죽 투구를 빼앗았다. 이들에게서 고르고세 자매가 사는 곳을 알아낸 페르세우스는 셋째 딸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 가져가려고 했다. 페르세우스는 잠자고 있는 괴물들을 찾아냈다. 그의 머리는 용의 비늘과 같은 것으로 덮여 있었으며 머리털은 뱀들이었다. 이 괴물들을 직접 본다면 돌이 된다는 것을 안 페르세우스는 얼굴을 돌리고 번쩍번쩍 빛나는 구리 방패를 거울삼아 잠자고 있는 메두사의 목을 잘라 배낭에 넣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잠에서 깨어난 메두사의 다른 두 자매들은 날개를 펴고 페르세우스를 추격하였다. 그러나 앞서 구한 마술 투구에 몸을 숨긴 페르세우스는 두 자매에게 붙잡히지 않고 빠져 나왔다.

페르세우스는 다시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배낭을 메고 투구를 쓴 뒤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아이티오피아의 해안까지 날아갔다. 그 때 바다 위로 솟아오른 바위에 한 아름다운 처녀가 묶여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안드로메다였다. 그녀는 아이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의 딸이었다. 어느 날 바다의 요정 네레이데스보다 아름답다고 말한 죄 때문에 화가 난 바다의 신이 홍수와 상어를 이 나라에 보내어 사람들을 많이 죽게 하자 케페우스 왕은 자기의 아름다운 딸을 희생 제물로 바쳐 신의 노여움을 씻으려고 자신의 공주를 바위에 묶어 놓았던 것이다. 페르세우스는 괴물을 물리치면 공주와 결혼을 허락하겠느냐고 왕에게 묻자 그렇게 하겠다고 승낙을 받았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죽인 칼로 괴물을 죽이고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했으며, 그녀와 결혼했다.

이 신화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메두사에 대치시켜보면 잘 어울릴 것이다. 행여 무슨 보복이라도 받을까 망설이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작태를 보면 연민의 정이 든다. 국정감사 때만해도 최순실 비리를 폭로하자 찌라시 수준의 허위 날조라고 일제히 들고일어나 두둔하던 그대들은 지금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난 진실 앞에 물 한바가지 맞은 강아지 꼴이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300여명이 수장되어갈 때 머리 손질을 했다니 그대의 머리카락은 메두사의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뱀이듯이 그 사악한 머리칼을 손질하여 무슨 모양을 내겠다는 것인가. 내게는 그 머리카락이 뱀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페르세우스는 광화문 광장에서, 아니 전국 방방곡곡에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우리 국민들이다. 사악한 메두사의 머리를 자르고 우리의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괴물 상어를 단칼에 처치한 페르세우스 신화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이 통과되고 다음의 참다운 민주정권이 들어서기까지는 수많은 고비가 남아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비민주세력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 정말 1987년 대선에서 김영삼과 김대중의 분열로 반민주세력인 노태우에게 정권을 넘겨준 역사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제발 위대한 국민에 버금가는 이 땅의 민주세력의 지도자는 각성해야 한다. 우리의 페르세우스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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