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 전 남구의장 공덕비 입방아
정모 전 남구의장 공덕비 입방아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11.30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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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私人)의 공덕비가 구유지에 세워져 문제도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사직동에 세워진 정모 전 남구의회 의장의 공덕비가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광주 남구 사직동주민자치위원회 등은 지난 25일 사직동주민센터 인근 소공원에 정모 전 남구의회 의장의 공덕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 공덕비에는 “우리들과 늘 함께한 풀뿌리 정치인 정○○ 의장을 기립니다. 2016. 11. 25 주민자치위원장 양삼민”이라고 적혀 있다. 또 그 뒷면에는 십시일반 돈을 낸 21명의 이름과 몇 개의 단체도 기록되어 있다.

공덕비를 건립한 이유에 대해 양삼민 사직동주민자치위원장은 “정 전 의장이 지금 이곳에 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태어났고, 2대부터 4대까지 남구의회 의원을 역임했으며, 40대에 최연소 의장이 돼 주민들에게 자부심과 희망을 줬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이 지역이 소방차도 못 들어오는 골목길이었는데 정 전 의장이 250여억원의 예산을 끌어와 소방도로를 개설하는 등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앞장섰다. 또 사직동주민자치센터 및 주자창을 신축․신설 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면서 “후손들에게 교훈이 주고자 공덕비를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덕비에 들어간 비용을 묻는 질문에 그는 “주민자치위원, 부녀회, 통장단 등 주민들이 십시일반 90여만원을 모금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본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광주시민 모두가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금남로에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는 이 마당에 (정 전 의장이)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공덕비를 조용히 세우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덕비가 세워진 곳이 구유지로 알고 있다”면서 “백번 양보해서 공덕비를 세울 정도로 훌륭한 일을 했다면 구유지가 아닌 사유지를 매입해서 세우든지, 아니면 사유지를 기부받아서 세웠어야 했다”고 날을 세웠다.

공덕비가 세워진 부지가 구유지인데, 이곳에 사인(私人)의 공덕비를 세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사직동 동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다 해서 법적 검토는 안했다. 실수였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주민들과 협의해서 철거나 이전 등을 논의해 답을 찾겠다”고 답했다.

주민자치센터와 주민들 간 현명한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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