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멋을 찾아서(21) 포슬린 아티스트 민서정
남도의 멋을 찾아서(21) 포슬린 아티스트 민서정
  •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11.23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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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을 남도의 멋에 담아보다
보기 좋은 그릇에 음식을 담다
▲ 포슬린 아티스트 민서정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들이 맛을 느낄 때 미각을 사용하기 전 후각과 시각이 먼저 반응한다. 같은 맛을 내는 음식이라면 보기도 먹음직스러우면서 냄새도 맛있게 난다면 먼저 손이 간다는 것이다.

이런 맛있는 음식도 그릇에 담아야 한다. 남도의 맛을 멋스러운 그릇에 담는 아티스트가 있다. 광주포슬린페인팅 아트스쿨의 아티스트 민서정 씨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포슬린은 유럽의 황실과 귀족에서 사용한 고급스러운 도자기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반 도자기와는 차별된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 내듯한 도자기와 달리 포슬린은 자신만의 독특한 문양을 직접 그려 넣을 수 있다. 그래서 똑같은 그림을 그렸지만 색깔을 칠하는 사람마다 다양한 느낌의 포슬린이 탄생하게 된다.

▲ 포슬린아트는 유약처리된 백색 자기위에 페인팅하는 예술을 말한다.

포슬린아트란?

포슬린은 조개 이름인 ‘포르셀라’에서 유래한 이탈리어로 13세기 중국에서 자기를 처음 본 마르코 폴로가 희고 반투명한 조개와 비슷해 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유약 처리가 된 백색 자기에 특수안료로 그림을 그려 800도가량 온도에서 구워내는 것을 포슬린아트라고 한다. 

민서정 아티스트는 포슬린아트에 대해 “한마디로 말해 유약처리된 백색 자기위에 페인팅하는 예술로 광물이나 원석을 원료로 해 만든 다양한 특수안료와 오일을 믹스해서 페인팅 한 후 가마에서 구워내는 작업이다”면서 “750~800도 정도 저온에서 소성하여 1~4단계에 걸쳐 페인팅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깊이 있고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도자기라고 하는 말은 도기와 자기의 합성어다. 점토를 이용 유약을 발라 구운 여러 가지 형태의 물건들을 일컫는 말인데 소성온도로 구분지을 수 있다. 도기는 800~900℃ 자기는 900~1500℃에서 소성한 것을 말한다.

이런 도자기 표면에 페인팅을 하고 소성하면 유약 아래로 안료가 스며들어 영구히 지워지지 않은 포슬린 아트가 된다.

포슬린아트의 과정

포슬린아트를 하기 위해서는 포슬린이라고 불리우는 백색 자기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밑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밑그림으로는 모든 것이 표현가능하다. 정물, 인물, 사물을 다 표현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기본베이스 색을 이용해 페인팅 한다. 이때 윤곽이 구분되도록 라인을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마에 구우면 그림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수정을 한 후 굽는다. 마무리가 됐다면 1차로 800도 가마에 굽는다. 그런 다음 2,3차 페인팅에 그림이 살아날 수 있도록 명암과 채도를 조절해 페인팅하고 음영을 넣어준다. 색을 입혀가며 굽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마무리 작업시 가장자리를 골드로 처리하면 더 안정감이 있고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해진다.

민서정 아티스트는 일반 도자기를 만들면서 하는 세라믹 페인팅과 포슬린 페인팅의 차이를 섬세함으로 보았다. “세라믹 페인팅은 초벌로 구워진 상태에서 페인팅을 하는 거라 페인팅 과정에 물이 흡수돼서 디테일한 표현이 어렵지만, 포슬린 페인팅은 유약처리가 된 백자 위에 특수안료와 오일을 이용해 페인팅을 하는 거라 섬세하면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리다 실수를 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수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초보자들도 쉽게 포슬린아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핸드메이드-포슬린아트

민서정 아티스트는 처음 포슬린 샵에 들어서자마자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뭔가에 홀린 느낌이랄까, 화려함에 매료되어 너무 황홀했다”면서 “그림 그리는 아티스트들의 뒷모습도 그렇게 멋있을 수 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전문가 과정을 배우고 외국 선생님 지도도 받으면서 서울에서 샵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고향 광주로 내려와 샵을 운영하는 중이다.

일반 순수 미술과는 다르게 포슬린아트는 도안을 이용하여 페인팅하는 응용미술이다. 그림 그리는 기법을 배우기 때문에 그림을 못 그려도, 손재주가 없어도 열정과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멋진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민서정 아티스트는 “특별히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명품 도자기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창업을 통하여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태교, 집중력 향상, 지친 심신의 힐링 등 정서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포슬린아트 문화가 확대되고 있고, 다양한 기법을 통해 인테리어 등 다양한 모습으로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벗겨지거나 지워지지 않아 실제 생활자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과거 유럽에서 중국의 자기를 수입하다가 황실과 귀족들을 중심으로 직접 자기에 그림을 그리던 데서 시작한 것이 바로 포슬린아트다.

그래서 굉장히 화려하고 고급스럽지만 만든 제품을 장식하거나 혹은 실생활에 직접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또한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 생활 소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예술성 높은 자기만의 작품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과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포슬린아트의 세계

포슬린아트는 실용예술로서 여러 장르의 표현도 가능하다. 수채화나 유화적인 느낌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동양화의 느낌이 나도록 할 수도 있다. 그릇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반적인 여성들의 장신구 팔찌, 반지, 목걸이 등에도 가능하다. 욕실타일벽, 세면대 등 인테리어소품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도자기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민서정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남도의 멋이란 “미향이라 불리는 남도는 풍부한 해산물과 친환경 농산물, 전국 최고의 일사량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공기와 풍부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내가 만든 포슬린과 어울릴 수 있다면 그것이 남도의 멋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민서정 아티스트는 한국화도 배우면서 한국 고유의 미를 어떻게 포슬린 작품으로 형상화 시킬지 고민 중이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한국적인 미를 도자기에 담으려 노력 중이다.

남도의 맛과 남도 사람이 그리워 다시 고향을 찾은 그녀가 남도의 맛을 남도의 멋으로 담아낼 수 있었으면 한다.

▲ 광주포슬린페인팅 아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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