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브리핑]의 손석희, [썰전]의 유시민(2)
[앵커 브리핑]의 손석희, [썰전]의 유시민(2)
  • 김영주
  • 승인 2016.11.12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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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전원책·유시민 “대통령 사과문은 사과가 아닌 푸념, 정부 반드시 망한다고 직감”
손석희에겐 호감만 있고 반감이 없어서 글이 간단하다. 그러나 유시민에겐 호감도 있고 반감도 있어서 글이 복잡하다. 그가 쓴 책을 인터넷 마당에서 찾아보니 60여 권쯤이다. 내가 읽은 책은 [청춘의 독서]뿐이다. 이 한 권의 책만 보아도, 그가 말을 매우 조리 있게 잘 할 뿐만 아니라 글도 매우 맛깔나게 잘 쓴다는 걸 아는데 충분했다. 그 많은 책들에서 이 한 권만 읽었다는 게 너무나 초라해서, 이 글을 쓰는 걸 많이 주저했다. 그러나 내 전공이 경제학인데다가, 내가 추구하는 사회상(독일 사회민주당의 중도좌파쯤)이 그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그의 주장이 뜻하는 바를 누구보다도 깊이 있게 잡아낸다고 자부한다. 관심분야나 공부방향도 매우 비슷할 게다.( 그의 책들을 아직도 읽지 않고,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은, 관심이 없거나 그를 무시해서가 결코 아니다. ) 단지 나는 사회현상의 뿌리 쪽을 향하고 있고, 그는 줄기에서 가지 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공부가 훨씬 넓고 현실 세상에 실용이 훨씬 많다. 그리고 그의 글솜씨나 말솜씨가 나보다 훨씬 민첩하고 훨씬 재기발랄하다.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논객’이 아닌가? 나를 그와 비교해서 말한다는 자체가 언어도단이지만. 그를 매스컴으로 처음 만나던 날, 추구하는 사회상이 그와 매우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동지’가 아니라, 오히려 반감이 들었다. 김영삼 정부 말기이지만 아직 대선 경쟁이 불붙지 않았을 때, 어느 토론마당에서 김대중 총재와 전라도 민심을 비판했다. “합리적 비판처럼 보이지만,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주장이다.” 전라도 민주화 세력을 부패하고 맹목적인 ‘김대중 광신도’라는 그의 비판은, 얼핏 옳아 보인다. 그러나 그게 “책상머리 먹물들의 논리적 합리성을 갖추었지만, 그 속내는 자기 고향 사람들이 수구꼴통에게 ‘잘못된 투표’로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자괴감을 감추려는 자기 보호를 위한 ‘자기 속임수’이다.” 그 당시엔 유시민만의 주장인 줄 알았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돌이켜 보니, 노무현의 ‘지역주의 타파’에 의한 ‘전국 정당화’도 "자기 동네 '자갈치 아지매'같은 서민들이 부자정당 한나라당에 투표하는 '악마와 동침'을 분노하고 불쌍히 여긴 나머지 '구원'하려는 갈망"에서 나왔고, 그게 지금 문재인이 벗어나지 못하는 ‘친노의 수렁’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그게 어느 특정한 아무개의 어리석음이 아니라 ‘경상도 민주화 세력’ 전체를 뒤덮은 도그마였던 것이다. 민노당이 빠진 ‘유물론 테제’라는 도그마와 다를 바 없었다. 생생한 현실을 보지 못하고, 책상머리에서 먹물들이 파놓은 논리적 합리성이라는 함정에 빠져든 '자기 결벽증의 합리화'이다. 2010년 글이지만, 대구에서 민주화운동을 ‘일제시대 독립운동’하듯이 하는 영남대 김태일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역주의는 영남지역이 선제적 권위적 위압적으로 호남을 배제하며 시작했다. 호남의 지역주의는 어쩔 수 없이 방어적이고 수세적이었다. 어떻든 지역주의는 영남이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을 해체하는 작업은 지역주의 해체의 선행 요인을 없애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거울 두 개가 양쪽에서 서로 상대편의 잘못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것을 깨야 한다. 영남이 잘못했지만, 깨는 것은 같이 깨야 한다. 호남 사람들이 섭섭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유시민과 친노그룹이 호남의 지역성과 계속 충돌한다. 개혁을 외치며 호남을 ‘부패한 민주화 세력’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호남은 민주주의를 담지해온 ‘캐리어’다. ‘호남 없는 개혁은 공허하고, 개혁 없는 호남은 맹목이다.’ 호남을 폄하해버리고 개혁세력이 뭔가를 한다고 하면 근거가 붕 뜨게 된다. 지금 현실이 그렇다. . . . 작년에 실시한 KBS 국민 의식 조사에서 ‘지역주의보다 계층간 갈등, 양극화 등의 추세가 두드러진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내 의견은 다르다. 지역주의가 더 힘을 얻고 있다. 지역주의는 처음에는 감정으로 시작한다. 호남 배제, 고립 감정. 그것 위에 특정 정당을 반복적으로 지지하다보니까 정당의 정체성을 올라타고 더욱 강화됐다. 거기에 이데올로기가 덧붙여져서 고조됐다. 처음엔 원초적 감정에서 다음엔 정당정치의 정체성으로 그리고 마침내는 이데올로기로 구조화됐다. 지역주의는 처음에는 좀 말하기 창피한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당당히 얘기한다. 지역감정에 지역적 배타성이 정당하다는 이데올로기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영남은 산업화, 호남은 민주화가 지역주의와 결합되었다. 지역주의는 훨씬 심화됐다.” 문제인의 ‘친노 수렁’도 더욱 깊어졌다. 그래서 “문제인 대세론은 필패!”라는 김부겸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유시민의 사회적 관점과 주장이 나와 쌍둥이처럼 똑같아서, 누구보다도 가까운 동지라는 친근감이 들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의 ‘전라도 해석’은 우리 전라도가 당하는 쓰라린 설움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불을 질러서 분노폭발을 일으킨다. 게다가 그의 논변이 매우 정확하고 짜임새 있지만, 그걸 내뱉는 듯한 말투가 메마르고 싸늘하기 때문에, “말은 옳은데, 싸가지가 없다.”는 평판이 널리 떠돌아다닐 정도로 얄밉다. 그렇게 소란스런 논쟁만 있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말싸움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지식인은 논쟁의 고질병인 ‘그대로 평행선’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가 ‘우리나라 최고의 논객’이라는 건 인정한다. 그가 수많은 토론에 등장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지만, 그 ‘새로운 세상’에 한 발짝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채 정치를 접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상처뿐인 좌절’이었다. 그가 정치를 그만 두던 날, 나도 내 실패처럼 아프고 슬펐다. 그가 ‘유 작가’라고 불리며 정치인이던 시절보다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동했다. 내 일처럼 반가웠다. 그의 홈페이지를 ‘즐겨찾기’해 두었다. 그가 보수논객 전원책과 함께 [썰전]에 등장했다. 와락 반가웠다. “[썰전]이 임자를 만났구나!” 매주 목요일 밤11시, 핸드폰에 ‘알람’을 해두고서 챙겨보았다. 상대방 전원책’이 보수가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로 수구꼴통을 단두대에 올려서 함께 비판하니까, 치열한 논쟁의 묘미는 약하지만, 두 사람의 썰전 궁합이 잘 맞는다. 무엇보다도 유시민의 그 ‘싸가지 없는 진보’가 자못 부드러워졌고 관점도 넓어지고 상대방에 배려도 많아졌다. 아직도 그 싸가지의 흔적이 없지 않지만, 이젠 봐줄만 하다. 아니, 물고기가 진흙탕에서 빠끔뻐끔 허덕이다가 물가를 찾은 듯이 퍼득 퍼득 생동했다. “오~-살아있-네!” 시청율이 무려 9%를 넘어서서 ‘예능1위에 종합1위’로 올라섰단다. 그래선지 이번에 농담 삼아 “이참에 나 국무총리 시켜주라! / 아니, 정치 안 한다면서? / 아이, 이번 1년 4개월만, 나라에 봉사하는 맘으로 한 번 해볼 께요~!”라고 말했다가, 네티즌들의 국무총리 추천이 쇄도해서 ‘인기 검색어 1위’까지 올라섰다. “나도 1표! 내친 김에 다음 대통령까지? 아님 다음다음 대통령에? 누가 알아? 이참에, 박그네 갈아치우고, 그냥 다시 정치해라!” <유시민을 좋아하는 4가지 이유-동영상18분> http://blog.naver.com/woorikangsan/220857419353 그의 ‘전라도 해석’에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사뭇 궁금하다. 대구 시국대회 ‘여고생의 자유발언’이 30년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이 사뭇 반갑다. 이제 지난 50년 동안 보여준 ‘경상도 사람들의 막무가내 잘못된 투표’를 끝장내야 한다. 제발이지 ‘전라도 음해’를 멈추어야 한다. 이번에 멈추지 않으면, 경상도가 통째로 ‘친일의 똥통’에 빠지는 천벌을 받을게다. <대구 여고생의 박그네 게이트 비판 동영상-8분>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7983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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