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에너지밸리 조성을 위한 모색(7)
성공한 에너지밸리 조성을 위한 모색(7)
  • 문상기,윤용기 기자
  • 승인 2016.11.03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학 클러스터의 선진국가 스웨덴을 찾아서
역동적인 IT 클러스터'시스타 사이언스 파크'
▲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의 전체 IT산업체를 이끌어가는 선도기업 에릭슨 빌딩의 모습이다. 에릭슨의 공장과 사무실, 연구소가 시스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스웨덴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북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이다. 인구규모에 비해서 매우 광활한 영토(44만 9964㎢)에 매장된 자원을 기반으로 삼림산업, 기계, 철강, 조선, 정보통신(IT), 자동차, 의학 등의 산업이 스웨덴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산업이다.

특히 스웨덴의 IT산업의 수출액은 국가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국가경쟁력의 주요 원천으로 성장했다.

스웨덴은 1970년대 말부터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의 연계관계를 강화하여 기술혁신체제를 구축해 왔다.

스웨덴은 과도한 복지비용 지출로 인해 1990년대 초에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70년대부터 구축한 기술혁신체제 덕분이었다.

스웨덴은 분야별 산업들이 밸리를 이루어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룬드 의학밸리, 스톡홀름 생명과학 클러스터, 약학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기업 창업 클러스터밸리인 웁살라, 말뫼의 신재생에너지 산업클러스터, 예테보리의 린돌먼과학단지 등이 유명하다.

스웨덴의 기술혁신체제의 실질적 주체는 지역의 기업과 대학이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행정 및 재정지원을 통해 지역혁신체제를 강화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북유럽의 실리콘 밸리’로 꼽히는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파크는 산업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산․학·정의 협력과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점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도 성공한 과학단지로 평가받는다.

▲ 시스타에 입주한 세계적인 통신기업들의 모습이다.

세계의 정보통신 산업을 선도하는 스웨덴의 역동적인 IT 클러스터

스웨덴의 성공적인 혁신도시인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는 우리나라 혁신도시건설의 모델이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함께 현재 한전이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조성하려는 에너지벨리의 대표적인 롤모델이다.

시스타는 스웨덴의 국민기업인 에릭슨이 주도하는 대기업형 모바일 밸리로 기업도시형 클러스터로 에너지 대기업인 한전이 주도해 추진하는 빛기람 에너지밸리 조성의 표준 모델이다.

시스타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북서쪽 20km에 위치하며 아란다 국제공항과는 20분 거리에 소재한다.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1/4 정도인 66만평 규모에 조성된 과학도시로 7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생산 활동 중이며, 이중에 IT 기업 250개, 중소기업 175개 등의 기업에서 28,000명(Ericsson사 종사자수 8,000)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시스타는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 롱텀에볼루션(LTE) 등 굵직굵직한 정보통신기술(ICT)을 배출하는 등 이곳 기업이 보유한 첨단기술 특허가 350여 종에 달해 세계 정상급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모바일 밸리로 통한다.

1970년대 중반까지 군사 훈련장으로 사용되던 시스타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세계 2위의 과학단지로 발전해 IT클러스터의 메카로 성장했다.

한전이 추진하는 글로벌 ICT·전력산업의 중심의 빛가람 에너지 밸리가 한국판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로 보면 무방할 것 같다.

▲ 시스타사이언스 파크 중앙에 위치한 중앙 센터모습이다, 시스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시스타 전체를 컨트롤하는 일랙트룸이 자리한 건물로 아래 층에는 쇼핑센터인 갤러리아가 조성되어있다.

시스타 성공요인

시스타는 1976년 민간기업인 에릭슨에 의해 형성된 후 IBM이 추가로 진출함으로써 시스타지역은 정보통신산업의 메카로 발전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클러스터는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연구소도 대학이 주도한다.

성공요인은 통신기술 국제표준화와 연구개발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초기 기업가적인 마인드에 의한 기업유치, 스톡홀름대학 및 스웨덴 왕립공대의 활발한 산학협동, 유리한 입지적 선택과 혁신여건 조성에 있다. 이러한 우수한 스웨덴의 인력과 안정된 노사관계가 높은 인건비와 세금에도 불구하고 세계 유력 IT기업들이 스웨덴을 선택한 주요인이다고 분석한다.

시스타는 스톡홀름의 HSM(스웨덴 공공주택부문 대기업)이 주도해 개발했으며, 현재는 일렉투룸(사회: 정부, 기업, 대학 협력체)이 운영하고 자회사 Kista Science City AB(일렉투룸 자회사)가 관리하고 있다.

시스타 사이어슨파크의 탄생 배경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가 입지한 지역은 1905년에 군사훈련장으로 조성된 지역으로 1976년 에릭슨이 스톡홀름 시에서 땅을 분양받아 HSM이 건설하면서 조성됐다. 당시 스톡홀름시의 수도 팽창에 대한 고민과 에릭슨의 무선 사업부문과 연구소 통합을 위한 지역으로 낙점 받은 지역이었다.

시스타에는 1980년까지 에릭슨과 IBM 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톡홀름시가 인프라 개발에 적극성을 보여 입주기업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단지조성 후 10년이 경과한 1985년에는 핀란드의 노키아가 단지에 입주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시스타는 강력한 산학연의 협력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IT 클러스터가 도시이미지를 상징한다.

1980년대 후반 스웨덴왕립공대와 스톡홀름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던 정보통신 관련 프로그램이 2001년 4월 IT대학으로 공식 출범하고 정부가 출자한 연구소들도 1999년부터 아크레오(ACREO)를 시작으로 지역 내에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산학협력 클러스터 조성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시스타 클러스터의 핵심인 IT대학은 기업에 연구 인력을 제공하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IT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100%이다. 대학이 제역할을 다한다는 것이다.

▲ 스톡홀름대학 및 스웨덴 왕립공대가 시스타에 공동으로 설립한 IT 대학 R&D센터 모습이다.

연구는 대학이 주도한다.

IT대학의 특징은 토론문화다. 식당이나 카페 등 어디를 가도 토론하면서 식사하는 모습이 일상적으로 관측된다. 대학 1층에 있는 식당에서 교수와 기업체 임원이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학생과 기업체 연구원들이 자연스럽게 연구를 주제로 대화한다.

산학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기업체 직원처럼 연구소로 출근한다. 기업체의 컴퓨터와 연구기자재를 소속 연구원처럼 사용한다. 산학협력의 정신은 대학교육과정에도 배어 있어 모든 교육은 현장 위주로 진행된다. 학위 마지막단계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는 민간기업에서 평가받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스웨덴의 강력한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이런 교육환경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정부는 대학 유치 및 기반 인프라를 조성하고 선도 기업은 연구소를 개설해 기업 활동과 연구 개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면서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스웨덴이 오늘날 IT 선진국이 되는 절대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족형 과학도시

시스타는 'ABC (Arbeteㆍ일자리, Bostadㆍ주거지, Centerㆍ소도심) 원칙'을 적용해 주변 환경을 살리면서 체계적으로 개발된 자족형 과학도시다. 계획초기부터 시스타에서 의식주뿐만 아니라 여가생활까지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게 설계된 계획도시다. 

시스타의 특징은 입주한 기업은 대부분 에릭슨과의 비즈니스 관계 때문에 입주했거나 혹은 이곳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높이 평가해 입주했다. 현재 입주기업은 700여개에 달한다.

도시 내의 빌딩은 시스타 사이언스 타워(32층)를 빼곤 대부분 10층을 넘지 않아 시야가 탁 트여 있으며 에릭슨을 비롯한 700여 개 기업, 스웨덴왕립공대와 스톡홀름 대학이 설립한 IT대학, 연구기관(ACREO, SICS, STFI/Packforsk) 등  산학연이 주변에 몰려 있어 도보로 10분이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교통조건을 갖췄다.

▲ 스톡홀름 시내버스들이 회차지에서 전기를 충전하는 모습이다. 스톡홀름 시에는 전기버스 및 전기차를 위한 전기충전 인프라가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다. 이제 태동해 출발하는 우리나라보다 매우 앞서가고 있다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광경이다.

혁신사례

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톡홀름 시와 에릭슨, 스웨덴 정부가 1988년에 설립한 일렉트룸(Electrum. 협력지원센터)으로 이는 산학협동의 매개체 역할을 하며 시스타는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렉트룸(Electrum)의 실체는 시스타 내에 있는 산학협력지원센터의 건물을 지칭하고 건물을 관리하는 기관이 일렉트룸(Electrum) 재단(4명이 관리)이며 자회사인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 AB(Kista Science City AB)가 일렉트룸(Electrum),  쇼핑센터, 시스타 사이언스 타워 본부(32층) 등 시스타 내 모든 공공시설을 관리·운영한다.

일렉트룸(Electrum)은 산학연 협력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서 개방적으로 운영되며 기업, 대학, 연구소의 협력 연구, 세미나, 교류회 등 모든 네트워크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효율적인 재단운영과 운영주체간의 이해관계 조정 및 중재담당을 위해 이사회는 에릭슨을 비롯해 스톡홀름 시, 스웨덴왕립공대 등 기업체와 정부기관, 학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직장과 주거의 불일치를 완화하고, 적극적으로는 기업에게 교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에 기존의 연면적 25,000㎡인 구 쇼핑센터를 재건축하여 55,000㎡로 확장하고 각종 서비스시설 및 편의시설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갤러리아 상층부에는 호텔과 학생용 아파트 및 5인가족 아파트도 건설했다.

▲ 시스타의 공원 모습. 시스타는 문자그대로 쾌적한 자연속 공원속에 존재하는 과학단지다.

시스타의 성공요인

- 중앙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 활동 보장

스웨덴 정부는 1970년대부터 통신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유럽국가로는 처음으로 1993년 통신사업의 독점체제를 철폐하고 자유경쟁체제를 도입해 통신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더불어 정부는 GDP의 3.7%를 R&D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국가예산의 2/3 가량을 Mobile Phone Standards 2.5세대 및 3세대 기술개발에 투자해 왔다.

직장과 주거 근접 형태의 도시개발과정에서 분양을 위한 기업적 마인드를 적용해 기업유치 성공의 단초도 제공했다. 스톡홀름 대학 및 스웨덴 왕립공대의 활발한 산학협력클러스터도 기업들의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 진출을 유도한 것으로 비춰진다.

세계적인 통신기업인 에릭슨의 GSM, GPRS, 3세대 CDMA 등의 개발은 스웨덴 왕립공대와의 기초연구와 산학협력에 기인한 결과물이었다.

- 유리한 입지적 선택과 혁신여건 조성 필요

스톡홀름 시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해 스톡홀름 대학, 스웨덴 왕립공대와 산학협력이 가능한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스톡홀름 중심가의 금융센터와 인접해 벤처기업의 탄생과 성장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알란다 국제공항의 인접성도 국제교류 활성화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녹지공간의 충분한 확보로 쾌적한 주거·연구 환경이 조성되고 문화여건이 마련된 점과 더불어 안정된 노사관계도 시스타 성공의 주요인으로 분석한다.

-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활동

스톡홀름 시의 적극적인 홍보 등 정부의 지원도 컸다. 스톡홀름시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IT관련회의 유치 및 국제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스타 지역에 대한 대외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IT 관련 프로젝트에서 노벨상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을 제정해 참여를 유도하는 홍보를 해 왔다.

에릭슨과 텔리아가 공동 개발한 스웨덴의 통신기술이 북유럽, 유럽 나아가 세계의 표준이 되도록 국제표준화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스톡홀름 시의 역할이었다.

▲ 스웨덴스톡홀름에 주재하는 KOTRA를 방문해 스웨덴의 실정과 산업구조, 특징에 대해 묻고 있는취재진의 모습이다. 스웨덴에 사는 우리교민들은 스웨덴을 조용하고 재미없는 천국으로 고국을 매우 즐거운 재미있는 지옥으로 표현 한다.

선도적 기업의 역할 필요

에릭슨과 같은 기술력을 가진 선도기업의 입지로 무선이동통신과 무선 인터넷 분야 세계적인 기업들이 잇달아 입주하는 선도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20여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들이 대규모 R&D센터를 운영하는 연쇄효과도 크게 작용했으며 미국기업들이 포괄하지 못하는 분야의 기업들을 시스타로 유치·육성시켜 미국기업이 점유하지 못한 수직적 시장, 특히 무선 하드웨어 부문에서 실리콘밸리와 같은 Blue-Ocean의 이익을 향유하는데 에릭슨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의 중심기업인 한전이 해야 할 역할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