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 70. 푸른솔시민합창단
우리동네 재주꾼 70. 푸른솔시민합창단
  •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10.19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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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대 불태웠던 열정을 합창으로 승화시키다
▲ 11월 4일 있을 창단기념 공연 준비를 위해 연습중이다.

민중가요는 곡이 평이하고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어 그 시대상을 반영한 노래다. 민주화의 요구가 한창이던 1980년대에 민중가요도 꽃을 피웠다. 주로 집회때 불렸기 때문에 민중가요는 집회 때만 부르는 노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푸른솔시민합창단을 창단한 정유하 지휘자 및 창단멤버들은 사그러드는 민중가요를 광주정신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꼭 집회할 때만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부를 수 있는 합창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 푸른솔시민합창단 정유하 지휘자

전남대 5·18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민중음악을 연구하고 논문까지 작성한 정유하 지휘자는 서양음악을 전공했다. “민주화를 위한 동력으로 작용했던 민중음악이 점점 사글어드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푸른솔시민합창단 창단 계기를 세가지로 들었다. 그는 “첫째로, 민중음악을 수년간 연구 했는데 연구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민중음악은 실천을 하는 것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둘째로 광주정신계승이라는 말을 하는데 매년 오월만 되면 학술대회나 연구성과 발표로 끝나는 광주정신이 아니라 민중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셋째로 상록수처럼 늘 푸르게 광주시민들과 함께 활동을 하고자 했다”고 설명해주었다.

정 지휘자는 중흥동 안보회관 사거리에 빚을 내어 연습실을 만들 정도로 적극적이다. 한 층은 시민들이 합창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 층은 늦게나마 악기를 배우고 싶은 시민들에게 내어주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푸른솔시민합창단에는 성악을 전공하고 유학까지 다녀온 단원부터 아직 음악에 걸음마 수준인 단원까지 함께 하고 있다. 학창시절이후 처음 접해보는 악보를 보는 법부터 발성연습까지 꼼꼼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 지난 15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팝스콘서트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학창시절 합창부 활동을 했다는 이숭호 단원은 “선배의 소개로 다시 합창단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합창을 하는 모습이 좋다”면서 “지휘자님이 세심하고 꼼꼼하게 가르쳐 주셔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민정신을 민중가요로 표현할 수 있어 합창을 부를 때는 한마음이 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서정훈 대표는 “민중가요는 7~80년대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에게는 격동적 추억이 담겨져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광주정신을 담아 시민들이 함께 부르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시민합창단을 창단하게 됐다”면서 “열린 공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노래를 못 부르더라도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합창을 통해 표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공연후 푸른솔시민합창단 단체사진

전용호 단원은 “일본의 대표 문화운동단체라고 할 수 있는 ‘우타고에 합창단’과 같이 푸른솔시민합창단도 ‘노래부르기’를 확산시켜 전국적인 문화운동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해주었다.

우타고에(‘노랫소리’라는 뜻)합창단은 1945년 전쟁이 끝난 후 절망과 실의에 빠진 일본 국민들에게 ‘노래 부르기 운동’을 전 국민들에게 확산시켰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점차 활기를 되찾아 다시는 평화를 깨뜨리는 전쟁을 일으키지 말자고 다짐하는 문화운동으로 지속되어오고 있다.

나주에서는 시민문화예술 활동 지원사업으로 '시민문화 행복도시' 조성을 위한 시책 중 하나로 20개 읍면을 대상으로 마을합창단을 창단할 계획이다. 올 3월에 5개의 마을합창단이 창단되어 활동 중에 있다. 지난해부터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시민이 참여·주도하는 문화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한편, 푸른솔시민합창단은 창단기념 음악회를 다음달 4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 광주교육대학교 풍향관에서 개최한다. 지적장애인과 함께 공연하게 되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장애인 재활기금으로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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