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거리가게(노점상)의 상생방안(5)
광주지역 거리가게(노점상)의 상생방안(5)
  • 박용구,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10.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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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명동, 거리가게 실명제...1년 단위로 연장
동작구 노량진, 특화거리 조성으로 전기와 수도 공급
광주 서구청은 상무금요시장을 폐쇄하고 이곳의 노점을 인근 상무공원으로 이전시킴으로서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하지만 거리가게(노점)의 존치여부에 관한 논의는 진행형이다. 거리가게는 광주뿐만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1980년대부터 도시정비라는 명목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단속을 시작했다. 단속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온 지금에도 단속을 중점으로 하는 지자체와 포용하려는 지자체로 나눠진다. 이는 거리가게를 불법으로 보고 단속해야 한다는 시각과 저소득층의 생계수단으로 보고 포용해야 한다는 시각차에서 나온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몇 곳의 지자체에서 행해지고 있는 거리가게의 정책적 접근을 살펴보고 광주지역 거리가게의 상생방안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거리가게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불법적인 것이니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도를 불법 점유하고 있고, 비위생적인 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으니 마땅히 단속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단속을 위해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 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과 감정적인 대립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무리 단속을 해도 거리가게는 사라지지 않는다.

또 다른 시각을 보면 거리가게의 불가피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로서 생계수단이고 자구적 실업대책이다보니 거리가게의 존재를 인정해주거나 묵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리가게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에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거리가게가 늘거나 줄기도 한다. 유럽은 이민자들의 거리가게가 넘쳐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거리가게에 대한 국가나 도시의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의 노점정책도 변화를 거듭해왔다. 2013년 말부터 서울시는 ‘거리가게 상생정책자문단’을 출범시켰다. 노점을 부르는 명칭도 예쁜 우리말 ‘거리가게’로 바뀌었다. 상생정책자문단에는 전노련(전국노점상총연합)과 민노련(민주노점상전국연합) 등 거리가게단체 대표를 비롯해 상인단체 대표, 소비자단체 대표, 갈등해결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노원구와 종로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서울시의 거리가게 정책은 말 그대로 ‘상생’을 지향하고 있다. 거리도 살고 가게(노점)도 살리는 상생협력방안을 찾고 있다. 상생의 원칙과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 있고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거리가게가 갖는 부정적 영향은 줄이면서 거리가게의 긍정적 측면들은 살리면서 상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서울시에서 거리가게와의 상생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구와 동작구의 상생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 명동거리는 이른 아침 시간부터 관광객들로 부쩍였다.

서울 중구 거리가게(노점)실명제

서울 중구는 거리가게(노점)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거리가게(노점)실명제는 거리가게에게 일시 도로점용을 허용하는 등 거리가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제도다. 거리가게의 무질서한 난립을 막고, 거리가게의 임대·매매를 근절해 저소득층이 자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대상은 명동에서 노점을 운영해 온 상인들로 366명이다. 이들은 올해 6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도로점용허가를 받게 되고 1년 단위로 허가가 연장되게 된다. 허가 요건을 3회 이상 위반하면 허가가 취소된다. 한번 허가가 취소된 거리가게는 재허가를 받을 수 없다.

거리가게 영업 가능 구간은 5개 구간으로 나누어 현 상권과 겹치지 않게 했다. 도로점용료는 1년에 약 130만원으로 점유면적, 토지가격(개별공시지가), 법정요율 등을 산정해 부과된다. 또한 실명제 이후 거리가게 매대에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도로점용허가증을 붙여야 한다.

▲ 거리가게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명동거리는 기존 상권과 겹치지 않게 거리가게가 들어서 있다.

거리가게(노점)실명제 참여 거리가게 상인들에게는 1인 1거리가게만 허용하며, 본인이 직접 운영해야 한다.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임대, 위탁운영 등은 금지된다. 허가된 점용장소나 면적 외 도로상에 물건을 적치하거나 점유하는 것, 매대를 개조하거나 무단확장하는 것 등도 금지된다.

거리가게 상인들은 업종을 전환하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주변 상인들과 중복되는 물품을 판매해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음식노점의 경우 위생모나 위생복, 마스크, 보건증까지 구비하여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동안 '노점 1일 총량제'를 시행해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3부제 방식으로 영업하던 것은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방식의 2부제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사항들이 잘 지켜지는지 중구는 명동 거리가게를 관리하는 전담 공무원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

명동 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로 거리가 꽉 차 있다. 근처 지하상가는 한산한 반면 지상의 거리에는 이른 시각이지만 외국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잘 단장된 규격에 맞는 매대가 거리에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고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 이용을 하고 있었다.

▲ 명동거리에 듬성듬성 거리가게가 설치되어 있다.

 

▲ 노량진 컵밥거리가 이전되면서 알릴 수 있는 조형물 제작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예산 부족등의 이유로 답보 상태다. 컵밥거리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동작구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컵밥거리

지하철 1호선과 9호선 노량진역 3번 출구 앞은 공무원 학원 등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곳에서 이른바 '컵밥거리'가 시작됐다. 거리가게가 들어서면서 좁은 인도는 수험생들로 꽉 차 일반인들의 통행 불편도 컸다. 이에 구는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방안으로 노점 이전을 추진했다. 지금은 지난해 10월 35년만에 육교철거와 함께 '거리가게 특화거리'를 조성하여 이전한 상태이다.

기존의 거리가게 중 32곳만 이전에 합의하여 만양로 입구에서부터 사육신 공원 앞 보도육교까지 300여m 구간으로 옮겨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조성했다. 이런 변화를 갖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거리가게 상인들과의 갈등 내지 충돌없이 추진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4년 10월 처음으로 거리가게 대표와 구청장 등이 함께 ‘거리가게(노점)정책 노론회’를 개최했다. 여기서 주민과 거리가게의 상생이라는 큰 틀을 정했다.

구는 2015년 2월 거리가게 상인 및 인근 상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3월에는 거리가게 상인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같은 해 4월에는 인근 학원생과 거리가게 이용객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했다. 거리가게 상인들은 5월 자체 투표 등을 거쳐 이전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구에 알려왔다. 이후 7월 ‘거리가게 특화거리 디자인 용역’을 실시하고, 거리가게 대표, 주민, 공무원 등을 중심으로 ‘거리가게 개선 자율위원회’를 꾸렸다. 또 같은 달에 거리가게 상인들을 대상으로 ‘거리가게 디자인 설명회’를 열고, 이어 9월 착공에 들어갔다. 마침내 지난 9월 11일에는 거리가게 영업주들이 매월 일정금액을 지역 발전기금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노량진 거리가게 자율위원회가 노량진1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 발전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2015년 10월 23일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거리가게 점포는 규격화 됐고 전기, 수도, 하수 시설을 비롯해 개별 계량기도 설치됐다. 점포 전면과 측면에 가게 특성을 반영한 상호가 표기됐으며, 전체 점포 상단에는 LED 전등이 달린 차양막도 설치됐다. 기반시설은 구청에서 추진하되, 박스형 점포는 노점 영업주들이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제작했다.

▲ 컵밥거리를 이용하고 있는 수험생과 시민들

지역장인 현주네 사장은 “이곳으로 옮기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함께 옮겨오지 않은 분들은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다른 곳에서도 장사를 하지 못하고 아예 거리가게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주었다. 또한 매출부분에 있어서 예전 같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장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 고객은 학원가의 수강생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으로 옮기면서 학원가와 5분정도의 이동시간이 소요된다. 왕복 10분에 먹는 시간까지 합치면 30분 내외가 걸린다. 

여기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수험생은 “(학원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다고 생각되고 불편한 점은 없다”고 말해 주었다.

컵밥거리의 거리가게가 현재의 자리로 옮긴 이후 원래 자리에 있던 상가에 저렴한 식당들이 들어서게 된 것도 볼 수 있었다.

노량진역 앞의 거리가게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객관적인 상권분석은 연구를 통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거리가게가 지금의 컵밥거리로 옮기면서 학원가 주변 상가들이 장사가 잘 되고 거리가게가 장사가 잘 안된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인 듯하다.

▲ 컵밥거리 사이사이 쉴 수 있는 공간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서울시는 거리가게의 등록화를 통해 거리가게 상인들에게는 당당하게 장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등록에 거부한 거리가게 상인들은 영원히 서울시의 거리가게에서 퇴출되어 지방으로 가던지 아니면 다른 일에 종사하게 됐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등록제를 실시하여 관리한 후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측면에서는 바람직스러워 보인다. 불법이라는 불안에서 벗어나 장사를 통해 계속 거리가게 상인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버젓하게 건물의 점포를 내 장사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면 실업 해결책으로서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단속에서 등록으로 거리가게를 지향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단점들 또한 보안해 낼 수 있는 지혜도 모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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