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의 단식쇼
이정현 대표의 단식쇼
  •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
  • 승인 2016.10.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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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쇼로 1주일 넘도록 온 나라가 시끄럽다 못해 정치가 마비상태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국정감사가 1주간 마비되었으니 ‘국회’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중대 사태이다.

원래 단식(斷食)투쟁이란 정치사회적으로 약자가 자신의 양심과 정치적 신념을 위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생명을 걸고 저항하는 매우 숭고한 저항 수단이다.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단식은 절식(絶食)이라 하고, 종교적 목적으로 하는 걸 금식(禁食)이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건강을 위해서거나 질병치료를 위해서 하는 것도 단식으로 통칭해서 쓰고 있다. 그 단식을 이정현 대표가 7일간 했다 한다. 단식투쟁을 희화화하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쇼를 거행한 것이다.

그래서 단식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한다. 필자는 20대부터 60이 넘도록 매년 1~3회, 5~7일, 많게는 10일 이상씩 단식을 해 왔고, 여러 질병을 앓고 있거나 건강한 이들을 상대로 수 없이 많이 단식 지도를 해봤다. 또 단식 중에도 대부분 무리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상생활을 그대로 실천하는 속에서 해왔다. 필자의 집사람도 수십 번의 단식을 똑같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왔다. 나의 권유와 지도로 내 모친은 72세 때 5일간 물단식을 하셨고, 매우 흡족해 하시기도 했다.

그런 단식을 7일 하고 이 대표가 들것에 실려 가는 걸 보고 끝까지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어 이글을 써 본다.

대체적으로 중증의 질환이 아니라면 단식 1주쯤에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일어날 때만 힘들지, 그 다음부터는 몸이 새털처럼 가볍다. 이는 장을 비우고 몸에서 독소가 빠져 나가므로 몸이 가벼운 것이다. 보통 3-4일 쯤으로 심한 두통이나 구토가 일어날 수 있고 몸에서 극심한 악취가 난다. 이는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굶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4일 정도를 권한다. 그 기간이 가장 고통스러운 고비이기 때문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그 때 슬그머니 “더하라”고 권하면 대부분 더 하게 된다. 왜냐면 그 고비를 넘기면 스스로 몸이 좋아지고 가벼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단식을 7일 하고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꼴사나운 짓을 보면 단식을 잘 아는 이들이 보기에는 구역질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단식을 잘 모르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정세균 의장이 (의장직을) 그만 두던지, 내가 굶어 죽던지 결단을 내겠다”고 한 단식이다. 그걸 7일 만에 끝내면서 온 국민의 에너지를 거기에 쏟게 하는 그런 원맨쇼를 연출하고, 많은 언론들이 연일 이에 대해 시선을 집중하는 일이 벌어지는 이런 한심한 나라에서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가 단식을 그만 둔 이유도 웃기는 짓이 아닌가? 대통령이 그만 두라하니 그만 두었다 한다. 한 나라의 집권 여당의 대표가 뚜렷한 명분도 없이 단식투쟁(?)을 선언하고 온 나라를 요란스럽게 휘젓더니 “국민과 나라를 위해 조건 없이 단식을 끝낸다”는 성명과 함께 구급차에 실려 가는 꼴을 보자니 이는 국가의 수준이 고작 이정도인가 한심하다 못해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특별한 질환이 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했던 이가 단식에 들어가면 생수만 열심히 마시면 30일 정도는 굶어서 죽을 이는 거의 없다. 즉 단식 중에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것이 단식 전문가의 주장이요 판단이다. 거기에다 사람이 단식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를 발령해서 몸 안의 백혈구 수가 평소의 3배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그리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식 중에는 감기 같은 바이러스나, 세균성 질환에 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온 고을이 콜레라에 감염되어도 단식 중이면 그 사람은 감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단식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단식을 했던 지율스님이나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수십 일씩 했지 않았는가?

또 음식을 끊으면 우리 몸은 그동안 주로 과식으로 인한 피로와 과로에서 해방되므로 그 때에 질병치료에 전력을 쏟게 된다. 그래서 단식으로 꽤 많은 질병을 치유하는 것이며, 흔히 말하는 자연치유의 본질, 즉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은 단식이 최종적 수단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야생동물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이를 단식으로 치료한다. 지금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개가 단식 중이다. 며칠 전부터 행동이 이상해 보이더니 여지없이 음식을 끊었다. 여섯 살 내기 개인데 그동안 몇 차례 아파서 단식을 했고, 지금도 분명 어딘가 아픈 것이다. 우리 집 개의 단식은 생명 본능에 의한 매우 순수한 자기치유 행위이다. 이 나라 정치는 우리 집 개만도 못한 것인가?

‘미르’니 ‘k’니 하는 ‘최순실’관련 의혹의 재단사태. 우병우 수석,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의 문제들을 덮으려는 상식 이하의 저질 코미디가 이 대표의 단식사건 아닌가? 과거 독재정권들은 언제나 사건으로 사건을 덮는 악순환을 거듭하였고, 그 결과는 언제나 완전한 몰락이었음을 우리의 멀지 않은 역사가 보여 주었음을 잊지 않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 국민이 치루어야 할 대가가 언제나 너무 극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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