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만난 호치민(11)
베트남에서 만난 호치민(11)
  •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승인 2016.10.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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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1. 1975년 4월30일 오전 10시45분, 사이공이 함락되었다. 남베트남 공화국 임시혁명정부의 탱크가 남베트남 대통령궁의 철문을 밀어붙였다. 이로써 베트남은 프랑스와 70년, 미국과 15년간 치른 전쟁의 대단원을 승리로 장식하였다. 주1)

1966년 7월17일 호치민이 라디오 연설에서 한 말 ‘독립과 자유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가 호치민 사후 6년 만에 실현되었다.

북베트남이 베트남을 통일한 날, 혁명세력은 미국에 승리한 감격에 겨워 ‘박호(Bac Ho: ‘호아저씨’란 뜻의 베트남 말)’ 노래를 불렀다. 주2)

대승리의 기쁜 날 호아저씨가 계신 것처럼

대승리의 기쁜 날 호아저씨와 함께 한 것처럼

호아저씨 말씀대로 휘황하게 승리했네.

자유와 독립을 위해 우리가 치른 30년 투쟁

민주공화국의 30년 항쟁 기어이 성공했네.

베트남, 호치민, 만세, 만세, 만세

베트남, 호치민, 만세, 만세, 만세

베트남, 호치민, 만세, 만세, 만세

1975년에 통일 베트남 정부는 '사이공'시 이름을 평생을 조국의 독립과 통일운동에 바친 국부(國父) 호치민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호치민'시로 바꿨고. 1976년 7월 2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수립했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청사 앞에는 호치민 동상이 세워졌다. 

▲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청사 앞의 호치민 동상

#2. 하노이 주석궁의 호치민 유적지 출구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거기에는 호치민이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정원을 가꾸는 사진 액자가 있고, 호치민 흉상도 있다.  주3)

▲ 하노이 주석궁의 호치민 기념품 점

출구를 지나 베트남 국보1호 한 기둥 사원 옆에는 호치민 기념관이 있다. 베트남은 호치민 탄생 100년을 기념하여 1990년에 호치민 기념관을 개관했다. 

▲ 하노이에 있는 호치민 기념관

#3. 1975년 4월 29일 사이공의 미국 대사관 옥상. 11명의 미국 해병대원들이 마지막 미군으로 대사관의 성조기를 접어들고 헬리콥터를 탔다.

그로부터 14년 후인 1989년에 영국 웨스트 앤드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초연되었다. 이 뮤지컬에 1975년 사이공 함락 때 미 대사관에서 철수한 실물 크기의 헬리콥터가 등장했다.

#4. 2016년 5월23일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한 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 미국과 베트남 정상회담 – 하노이 주석궁

어제의 적이 오늘은 우방이 된다. 미국과 베트남은 중국과 긴장이 고조되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악화 방지와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

이제 연재를 마친다. 글을 끝맺으면서 이런 질문이 맴돈다.

"왜 우리에게는 호치민 같은 지도자가 없을까?” -연재 끝-

주1) 1975년 4월21일 사이공에게 70km 떨어진 수안록이 함락되자 티우 대통령이 사임하고 쩐반흥엉이 권력을 승계하였다. 사이공으로 진입하던 북베트남의 탱크에는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 당신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호 아저씨."

4월27일에 쩐반흥엉이 사임하고 즈엉반민이 승계하였다. 티우는 대만을 거쳐 영국으로 망명하였고, 키 수상 등 다른 지도자들도 도주했다.

4월29일에 미국 정부는 사이공 소재 미국대사관의 철수를 명령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반 마틴 미 대사를 태운 헬리콥터가 사이공에서 철수했다. (임홍재 지음, 베트남 견문록, 김영사, 2010. p 190)

주2) Bac은 집안의 큰 아버지란 뜻의 아저씨, Ho는 호치민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호치민을 ‘박호’란 친근한 애칭으로 부른다.

주3) 베트남 화폐는 모든 권종이 호치민 초상화이다. 공공건물과 학교, 심지어 사원에까지 호치민의 사진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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