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9) 광주에 자동차박물관을 세우자
자동차의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9) 광주에 자동차박물관을 세우자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09.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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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

광주에 자동차박물관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국내외 자동차박물관을 돌아봤다. 이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자동차박물관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점이다. 특히 자동차회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박물관이 국내에 없다는 점에서 미리 선점한다면 그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자동차박물관이 총 3개가 있고, 한 곳이 곧 만들어질 예정이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과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은 개인소장 박물관이고,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화재에서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울산의 현대자동차 홍보관은 현대에서 단종된 차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연말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자동차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은 15만7000㎡의 전체 면적에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의 대표 차종 90여대가 시대와 브랜드별로 전시돼 있다. 특히 이 박물관은 천혜의 제주절경과 시너지를 내면서 연간 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고 있다.

울산의 주연자동차, 프라모델박물관은 40여대의 클래식카와 2천여 점의 프라모델 등을 전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홍보관에는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1, 2’를 비롯해 스텔라, 엑셀, 1세대 쏘나타, 스쿠프, 엘란트라, 갤로퍼, 액센트 등 각 시대를 대표했던 현대자동차의 생산차종들과 미래형 콘셉트카 4대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3D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한 울산공장의 모형도와 생산공정 모형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동차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공장견학을 미리 신청하면 아반떼와 i30 생산라인도 구경할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다른 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박물관에 비해 규모나 콘텐츠 면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규모나 콘텐츠 면에서 많이 떨어져

▲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

현대자동차와 주연자동차박물관이 머리를 맞대고 출발부터 함께 고민했다면 더 멋진 자동차박물관이 울산에 탄생했을 것이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 삼성화재교통박물관

마지막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2만여평의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3천평 규모의 전시장에 총 60여대의 자동차와 15대의 모터사이클, 선박, 기관차, 비행기 등 각종 교통수단의 실물과 모형, 관련 부품, 장식품 등 약 700여점 이상이 전시되어 있다. 연간 약 6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 자동차 콘텐츠나 관리 면에서 가장 돋보였고, 방문객수도 가장 많았다.

이상 4곳의 국내 자동차박물관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자동차의 발전사와 자동차를 보여주는데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답게 우리나라의 자동차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자동차박물관이 어디에든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대목이다. 세계의 옛 명차들도 볼 수 있고, 그동안 생산됐던 우리나라의 모든 자동차들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런 자동차박물관이 아쉬웠다.

이에 비해 독일의 자동차박물관들은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 박물관에서는 그들 회사의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엿볼 수 있었다.

자부심과 긍지를 엿볼 수 있어

▲ BMW박물관

독일 뮌헨에 가면 매년 2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가 하나 있다. 바로 BMW 본사와 ‘BMW박물관’, 그리고 길 건너에 있는 BMW벨트(Welt)다. BMW박물관에는 100여년에 걸쳐 발전을 거듭한 약 125대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당장이라도 도로를 질주할 수 있듯이 완벽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 아우디박물관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있는 인구 약 12만명의 작은 도시 잉골슈타트에 가면 연간 60만명 이상이 찾는 아우디 본사와 아우디 포럼(Audi Forum)이 있다. 아우디박물관은 포럼의 일부로 아우디에서 생산된 50대가 넘는 자동차와 30대가 넘는 오토바이 및 자전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도시의 규모와 투자 대비 파급효과면으로 볼 때 꽤 실속이 있어 보였다.

▲ 벤츠박물관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네카어 강 연변에 위치한 슈투트가르트에는 슈퍼카로 잘 알려진 포르쉐박물관과 벤츠박물관이 있다. 인구 약 60만의 소도시인 슈투트가르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벤츠와 포르쉐가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만 했다. 또 이들 자동차 회사가 운영하는 자동차박물관들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럽기만 했다.

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

▲ 포르쉐박물관

포르쉐박물관은 5600㎡의 전시 면적에 80대의 차와 200여 점의 전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연간 4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벤츠박물관은 9층 높이에 전시면적은 1만6500㎡의 규모다. 165대의 자동차와 1500여 개 전시물이 배치돼 있고 연간 약 130만명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이번 독일 취재를 통해 안 사실 중의 하나는 독일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본사와 자동차박물관, 신차인도장, 고객센터, 편의시설 등을 한 곳에 아우르는 포럼(forum)을 공통적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포럼은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의 문화공간으로서 기능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었으며, 나아가 수백만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독일의 자동차박물관은 광주와 기아자동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인다. 독일의 경우처럼 광주에도 포럼이 들어선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고 보이는 대목이다.

광주와 기아자동차에 시사하는 바 커

이에 대해 조영택 전 국회의원은 “선진국 도시를 방문했을 때 부러운 것 중의 하나가 도서관과 박물관이 많은 것이었다”면서 “자동차 도시로 손꼽히는 광주에 산업적 측면에서나 역사보전 측면에서 자동차박물관을 건립하자고 하는 것은 좋은 착상으로 보인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예전 프랑스 파리 외곽에 위치한 문화집적단지인 라빌레뜨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자동차의 발명과 작동원리, 자동차의 미래 등을 알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면서 “인간의 역사와 관련이 깊은 발명품들의 탄생과정과 구동원리,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산업관에 매일 수만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동차박물관이 광주에 들어서면 자동차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지역민들에게 있어서는 교육과 문화공간이 되고,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상걸 전 광주경제고용진흥원장은 “2007년에 나고야에 갔다가 도요타사가 건립한 자동차박물관을 방문해 도요다 자동차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면서 “광주도 자동차 도시인데 자동차에 대한 이렇다 할 전시공간이 없다는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꺼냈다.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에 자동차박물관은 잘 부합

이어 그는 “1965년에 설립된 아시아자동차공장과 이후 기아차로의 합병, 부도위기 이후 현대자동차로 소유권자가 바뀌는 과정 등을 보며 광주시민은 기아자동차공장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면서 “그래서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에 자동차박물관은 잘 부합한다고 본다. 이는 광주의 주요한 볼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주시와 기아차가 공동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여기에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가 함께 하면 더 좋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는 “광주시가 추진하는 자동차 100만대 도시와 맞물려 기아차와 논의해 공장 견학코스를 마련하고 인근에 체험형 자동차박물관을 운영한다면 문화관광도시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현재 도심에 운행 중인 아트버스에 이어 내년에는 아트택시를 준비하고 자동차박물관에서 관람객이 디지털을 이용한 아트디자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흥미와 감동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박물관이 단순히 보고 듣는 수준만이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거나 가상현실을 이용한 실제와 같은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아차가 체험형 자동차박물관을 지역공헌사업의 하나로 펼친다면 독일 뮌헨의 BMW박물관처럼 기업이미지는 물론 관광객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에 관한 과거, 현재, 미래 조망할 수 있는 자동차박물관 설립 필요

손경종 광주시 자동차산업과장 역시 자동차박물관 건립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손 과장은 “1965년 국내 최초 완성차 양산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자동차 공장이 광주에 설립되어 출발로 보면 현대자동차보다 2년 앞서 아시아자동차가 설립되었다”면서 “광주는 현재 연간 62만대 생산 규모로 울산에 이어 국내 제 2의 자동차 도시로서 기반을 갖춘 명실상부한 자동차도시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므로 광주에 자동차부품, 완성차 디자인 등 전반적인 자동차산업의 역사와 문화 등 자동차에 관한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자동차박물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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