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 승인 2016.09.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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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다나에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는 이 외손자의 손에 죽게 된다는 신탁 때문에 갓 태어난 아기와 자신의 딸인 다나에를 커다란 상자에 넣어 바다에 던져 버리게 명했다.

이 불쌍한 모자는 어부 딕티스에게 구조되었는데 그의 이복 형제인 폴리덱텍스는 다나에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첫눈에 반하였다. 그리하여 그 사이 장성한 페르세우스에게 괴물 메두사의 목을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페르세우스는 세명의 그라이아이(노파를 뜻함)에게 가는 길을 일러준 아테나 여신과 헤르메스 신의 도움으로 모험의 길을 계속 헤쳐나갈 수 있었다. 그는 세명의 그라이아이를 제압한 뒤 마법의 머리수건,마법의 자루, 날개 달린 신발 등을 가지고 있는 요정들의 거처를 알아냈다. 이 세가지 마법의 물건이 있으면 하늘도 마음대로 날 수 있었다. 그는 이들 세 마법의 물건을 얻었다. 

오케아노스에게 날아간 페르세우스는 잠자고 있는 메두사와 다른 두 자매를 발견한 뒤 쳐다보기만 해도 돌로 변한다는 괴물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는 자신의 반짝거리는 방패에 비친 메두사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관찰하면서 헤르메스 신이 준 낫 모양의 칼로 메두사의 목을 잘라냈다. 그런 다음 그 머리를 재빨리 마법의 자루에 넣고 마법의 머리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그 곳을 빠져 나왔다.

페르세우스는 임무를 완수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에 희생 제물로 바치기 위해 바위에 묶여 있던 에티오피아 공주 안드로메다를 발견한다. 공주의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페르세우스는 괴물을 물리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하여 그는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바다의 괴물을 물리치고 안드로메다를 구해낸다. 에티오피아 왕은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결혼을 승낙한다. 

결혼식 파티에서 안드로메다의 원래 약혼자였던 피네우스가 안드로메다를 빼앗으려 하자 그는 마법의 자루에 넣어두었던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어 보임으로써 피네우스와 그의 부하들을 모두 돌로 변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어서 자신의 어머니 다나에에게 끈질기게 구애를 하여 못살게 군 사악한 폴리덱테스 왕도 메두사의 머리로 돌로 변하게 만들어 징치하였다.

모든 적들을 물리친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아테나 여신에게 주어 여신의 방패 한가운데 박아 넣게 했고 헤르메스신에게는 요정들의 마법의 세 물건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외할아버지를 찾아가기로 했지만 그는 벌써 펠라스고인들의 나라로 도망해버렸다. 우연히 그 지방을 지나게 된 페르세우스는 마침 그 곳에서 벌어진 5종경기에 참가해 원반을 던졌는데 우연히 관람석에 있던 아크리시오스가 그 원반에 맞아 죽었다. 이로써 신탁이 맞아떨어졌고 페르세우스는 자신과 어머니를 죽이려 했던 외할아버지에게 복수하게 되었다.

우리는 페르세우스 신화를 통하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첫번째 난관부터 여러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페르세우스 모험은 우리가 처한 현 국제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하는 방향 설정에 많은 시사점을 보여 주고 있다. 바다의 괴물을 퇴치하고 안드로메다를 구해내는 모티프도 많은 동서양의 신화적 모티프에 공통된다. 또한 결혼에는 많은 혼사 장애가 있는데 영웅들은 그것을 과감하게 돌파해 나간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괴물의 실체를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신화에서 처럼 신탁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현재에도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 말 1894년에서 1910년 사이 긴박했던 그 시기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역사를 한낱 지나간 과거의 기록으로만 치부하기 일쑤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오늘의 동북아 국제정세는 한민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존망의 문제와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민족 존망의 문제를 국민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공론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처사를 볼 때 우리는 페르세우스처럼 난관을 헤쳐 나가는 영웅을 바라는 것은 헛된 미망인가? 하나의 민족의 운명이 달려 있는 국제문제를 가지고 도박하려들지 말라. 이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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