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거리가게(노점상)의 상생방안(2)
광주지역 거리가게(노점상)의 상생방안(2)
  • 문상기,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09.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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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광주지역 거리가게 단속실태와 현재

광주 서구청은 상무금요시장을 폐쇄하고 이곳의 노점을 인근 상무공원으로 이전시킴으로서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하지만 거리가게(노점)의 존치여부에 관한 논의는 진행형이다. 거리가게는 광주뿐만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1980년대부터 도시정비라는 명목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단속을 시작했다. 단속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온 지금에도 단속을 중점으로 하는 지자체와 포용하려는 지자체로 나눠진다. 이는 거리가게를 불법으로 보고 단속해야 한다는 시각과 저소득층의 생계수단으로 보고 포용해야 한다는 시각차에서 나온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몇 곳의 지자체에서 행해지고 있는 거리가게의 정책적 접근을 살펴보고 광주지역 거리가게의 상생방안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광주공원 포장마차는 광주의 명소로소 자리잡고 있다.

거리가게는 공공공간을 일정하게 점유하며 장사를 한다. 특히 거리가게는 유동인구가 많은 교통관련 시설 근처나 상품구매행위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장 내 혹은 시장 주변, 고객이 집결하는 장소나 길목 등에 입지한다.

거리가게는 공공용지의 무단점유라는 점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동시에 도심의 주요 도로변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단속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공식 부문에서 생존권을 박탈당한 사람들이 비공식 부문으로 밀려나게 되면서 거리가게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던 이들에 대한 생계를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공공공간을 점유하는 거리가게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일정한 정당성을 부여받기 시작한다. 이는 생존권 보장이라는 점과 정부 및 지자체의 개발 정책과 충돌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런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정부의 거리가게에 대한 정책은 무조건 단속위주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있는 지역이나 부분 관리를 하는 정책으로 변화가 있게 된다.

거리가게의 사회문제化

거리가게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한 시기는 1980년대부터다. 그 이전의 거리가게는 근대적 유통체계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도시 저소득층의 주요 생계수단이었기 때문에 거의 단속을 하지 않았다. 간혹 단속은 상인들 간의 이권이 걸려 있거나 일시적 혹은 국지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이후 1980년대 각종 국제행사와 아시안게임, 올림픽이 개최 되면서 도시미관 정비와 관련 거리가게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이 시기에 거리가게를 근절하기 위해 수시로 일제단속을 실시하는 등 무차별적인 단속을 진행했다.

정부의 거리가게에 대한 인식은 교통흐름의 장해, 보건위생 저해, 도시미관 저해, 상행위 질서 문란 등의 도시문제를 야기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에 기초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도 주로 규제를 중심으로 행해져 왔다. 정부는 거리가게가 여러 가지 도시문제를 야기시키는 존재로 파악했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갖고 거리가게의 존재를 부정하는 정책을 펴 온 것이다.

거리가게의 영세성을 감안해 보호적 측면은 무시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은 거의 실현되지 않은 채 단속 등 규제 일변도로 정책을 전개했다. 거리가게의 단속규제는 제한적, 일시적, 선택적, 국지적으로 전개됐다. 정부의 편의나 정책입안자의 즉흥적 발상에 의하거나 외국인에 대한 체면치레를 위하여 집행되어 단속하다보니 거리가게 상인들의 반발과 일반 시민의 비난과 불신을 야기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철거된 거리가게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거리로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거리가게가 더 이상 노동능력이 없거나 교육수준이 낮은 도시 저소득층의 생계수단만은 아니라 상당한 수입이 보장되는 대안적 생계수단으로 인식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생계형 노점상과 기업형 노점상의 분류는 바로 여기에 근거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거리가게를 생계형과 기업형으로 나누는데 기본적으로 생계형은 절대적 빈곤에 처해 있어 거리가게를 생계 수단으로 가진 것이고, 기업형은 2개 이상의 노점, 대형 노점, 아르바이트를 고용한 노점을 지칭한다. 그러나 이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상인 당사자들의 입장과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 동계천 거리가게 밀집지역은 1998년 사라지고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해 있다.

과거 광주지역 거리가게 단속실태

광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속위주의 정책에서 몇 개의 거리가게를 대상으로 잠정 허용해주는 기간 동안 영업을 하도록 했다. 북구는 노점상인들의 생계를 위해 거리질서 문란에도 불구하고 1993년 11월부터 3년간 임동 무등경기장 앞 등 3곳의 108개 포장마차 영업을 잠정 허용해 준데 이어 다시 이들의 호소에 따라 1998년 10월말까지 이를 재연장시켜 주었다. 또 동구는 대인동 동계천 노점상 밀집지역이 1998년 5월 29일로 허용기간이 끝났으나 상인들의 구직활동을 위해 5개월간의 유예기간을 설정해 주는 등 유화정책을 펼쳤다.

그리고 1998년도 후반에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 앞에 있던 거리가게와 동구 대인동 동계천 거리가게 밀집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철거가 있었다. 도로교통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 단속이 이루어졌다.

대인시장 동문다리 입구 쪽은 동계천이 흐르는 길을 복개하여 시장의 통로로 이용되기도 하면서 길 건너편 복개도로에 장옥을 만들어 장사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5년간 사용토록 한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광주시내에서 장사하던 거리가게 상인들이 모였던 동계천 복개상가의 거리가게들은 다시 뿔뿔히 흩어지게 됐다.

무등경기장 포장마차거리 역시 철거의 대상이 됐다. 야구가 끝나면 옹기종기 모여 모르는 사람이라도 술한잔에 야구감독과 선수가 될 수 있었던 낭만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반면, 광주공원에 있는 포장마차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최장열 공원회포회장은 “지금은 남구청 관할이지만 그 때 당시 서구청에서 허가를 해줘서 지금까지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노태우 대통령 때 범죄와의 전쟁 시절 단속이 있었고, 그 뒤로는 단속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시기가 1990년 10월이다.

▲ 지난달 31일 상무금요시장 거리가게대표, 주민대표, 서구청은 상무시민공원으로 이전하겠다는 상생협약식을 맺음에 따라 20년간 지켜왔던 자리를 내주게 됐다.

현재 광주지역 거리가게 단속은?

광주시는 작년 2015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를 앞두고 거리가게 단속에 들어갔다. 광주시가 파악한 노점상 밀집 지역은 총 20여곳으로 동구는 옛 현대예식장 일대, 서구는 풍암동사무소 일대 근린공원 주변과 금호 사거리 등 8곳, 남구는 봉선시장 옆 금융기관 인근 등 2곳, 북구는 경신여고 사거리, 일곡동 사거리 등 5곳, 광산구는 송정 5일 시장 주변 등이다. 서구가 8곳으로 가장 많았다.

서구 공무원 20여명은 2015년 1월 26일 아파트가 밀집한 풍암지구 신암근린공원 일대 인도를 점령한 노점들을 강제 철거하려다 반발하는 상인들과 30여분간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거리가게 상인들은 “그동안 묵인해오다 갑자기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제행사 개최도 좋지만 힘없는 노점들을 골라 쫓아내는 건 억울하다”고 맞섰다.

서구 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저항에 부딪혔다.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6개월여 앞두고 기초질서 확립 차원과 인도를 오가는 주민들의 보행과 차량 통행의 불편, 환경오염 등이 단속 이유였다.

그리고 상무금요시장은 2016년 8월 31일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1996년 상무지구 택지조성 당시 직거래장터 형태로 생겨난 금요시장에는 240여개의 거리가게가 운영되어 왔었다. 그러나 2015년 10월부터 주민들의 보행 불편, 교통혼잡, 상권 침해 등의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자 폐쇄를 논의했다. 거리가게 상인들은 생존권 보호를 주장했고, 서구청은 대안으로 인근 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전 문제를 두고도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이 와중에 지역주민대표와 인근 상권대표들의 폐쇄요구는 더욱 심했다.

서구청은 금요시장이 서는 인도에 휀스를 치고 꽃가꾸기 위한 화단 조성이라는 방법으로 거리가게가 장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결국은 과태료의 부과와 불매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더 이상 거리가게가 존립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 갈등은 거리가게 상인, 주민대표와 서구청이 상무금요시장 이전 및 상생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상무금요시장 거리가게 상인들은 서구청이 대안으로 제시한 상무시민공원으로의 이전을 택하면서 이전시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시설을 요구했었다. 지난 7일 상무금요시장 이전 및 상생 협약 체결에 따른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상무금요시장 활성화 T/F팀 1차회의가 서구청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1차 회의에서는 분야별 해당부서에서 작성한 추진계획에 대한 주민, 거리가게 대표,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및 토론을 진행하고 상무금요시장 관리 및 운영기준 마련, 간이화장실 및 수도‧전기 등 시설 인프라 구축 방안 등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매주 금요일에 맞춰 상무시민공원 일원을 차없는 거리로 지정‧조성하고 사회적경제 장터 및 농산물직거래 장터 운영, 문화공연 실시 등 상무금요시장을 특성화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1차 회의에서 제안된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거쳐 다음 회의 개최 시에는 확정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추진방안에 대해 토의할 예정이다.

▲ 상무시민공원 양옆으로 거리가게가 들어설 예정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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