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록문화유산(30) 순천 지방지
호남기록문화유산(30) 순천 지방지
  • 김순영 호남지방문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6.08.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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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최초의 관찬읍지(官撰邑誌)는 순천의 '승평지(昇平誌)'
▲ 승평지1

호남지방문헌연구소에서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호남의 기록문화유산 중에서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호남의 지방지를 소개하는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보성, 나주, 장흥, 화순에 이어서 순천(順天)의 지방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방지(地方誌)는 전통적인 읍지(邑誌)를 비롯하여 서원지(書院誌), 향교지(鄕校誌), 사찰지(寺刹誌), 누정지(樓亭誌), 시사지(詩社誌) 등 지역 문화에 대한 기록 자료들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이 중 각 시․군․읍지에는 해당 지역의 역사, 지리, 인물, 문화 등이 분야별로 아주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어 지역학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본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지방지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지난 2014년 1,000여 종의 선장본 지방지 자료들을 조사․정리하여 『호남지방지 기초목록』을 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호남 최초로 호남의 선장본 지방지들을 조사하여 목록화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순천은 1995년 순천시와 승주군이 통합되어 새로운󰡐순천시󰡑가 되었으며, 강남(江南), 승평(昇平), 승주(昇州), 평양(平陽), 승화(昇化), 무평(武平), 충해(充海) 등의 옛 지명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분사(分沙), 부사(浮槎), 분령(分嶺), 낙주(洛州), 양악(陽岳) 등의 고명(古名)을 가지고 있는 낙안(樂安)도 행정구역상 순천시에 해당된다. 순천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담고 있는 선장본 지방지들을 대략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강남악부(江南樂府)

‘강남악부’는 석인본 1책으로, 1784년에 조현범이 전라도 순천의 읍지인 ‘승평지(昇平志)’의 미비함을 보완하여 엮은 것이다. 고려시대부터 조선 영조대까지 강남(전라남도 순천읍)을 중심으로 충·효·의·열의 경모할 만한 인물 및 행적, 고사와 풍토속상의 영가할 만한 일, 기사이적으로 전송할 만한 일 등을 약 153수의 악부시로 편찬하였다.

낙안군읍지(樂安郡邑誌)

‘낙안군읍지’는 필사본 1책으로 저술연대와 편찬자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맨 앞에 ‘광무3년 6월일(光武三年 六月 日)’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광무 3년은 1899년이다. 읍지 맨 뒤쪽에 편찬자가 보성군수 서옥순임을 밝히고 있다. 공해·사우누정·물산 등의 항목이 자세하며 장시 항목이 추가되어 있다. 읍지의 항목 구성과 내용이 이전의 읍지와 다르게 되어 있다. 앞쪽 지도는 1872년에 제작된 지도 중 지방 관아에 보관되던 것을 그대로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낙안읍지(樂安邑誌)

‘낙안읍지’는 필사본 1책이다. ‘호남읍지’ 8책에 수록된 낙안읍지로 기존의 읍지와 항목과 구성이 동일하다. 읍지의 앞쪽에 지도가 삽입되어 있다. 지도에는 낙안읍성도 보이며 읍성 주위에 지방수령이 직접 제사를 올리는 3단 1묘인 여단, 성황단, 사직단, 향교가 그려져 있다.

낙안향교지(樂安鄕校誌)

‘낙안향교지’는 석인본 2권 1책으로 1958에 낙안향교에서 간행하였다. 낙안향교는 건치년도 미상이나 조선 전기에 창건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되며, 1658년에 현 위치로 이전하였다. 그 후 수차례에 걸쳐 중수하였는데, 1927년에 문묘를 중수하였다. 문묘중봉실기의 서문이 권두에 수록되어 있다. 1권에는 향교의 건치·향교의 건물·배향하는 방법·유사들의 명단·시문 등이 실려 있고, 2권에는 인물·과거급제자·효자·효부·열녀 등의 정보가 들어 있다.

부유시회고(富有詩會稿)

‘부유시회고’는 부유시회에서 석인본 1책으로 1956년에 간행하였다. 부유현(富有縣)은 지금의 순천시 승주읍 주암면 일대의 옛 명칭이다. ‘부유시회고’는 이 지역의 한시(漢詩) 동호인들이 매년 봄, 가을에 모여 읊은 시를 시집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서문 2편, 범례(凡例), 부유약도(富有略圖), 목록(目錄), 시(詩), 부록(附錄), 발문 3편, 임원록(任員錄) 등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천부읍지(順天府邑誌)

‘순천부읍지’는 필사본 1책이다. ‘호남읍지’ 8책에 수록된 순천부 읍지로, 1729년경 편찬된 ‘신증승평지’의 내용을 그대로 실고 있다. 특이점은 읍지 뒤쪽에 첨부된 순천부읍사례의 통계가 다른 읍지와 다르다는 것이다. 1629년 이후의 순천부 통계가 잘 기록되어 있어 가치가 있다.

순천속지(順天續誌) 

‘순천속지’는 목활자본 2권 1책으로 1881년에 간행되었다. 표제에 ‘속지(續志)’라고 붙인 이유는 범례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구지(舊誌)를 보충하여 다시 간행했기 때문이다. 1권 첫 부분에 1881년에 김윤식(金允植)이 쓴 ‘순천속지서(順天續志序)’가 있고, 2권 말미에는 도유사(都有司) 허근(許墐) 이하 편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이 수록되었으며‚ ‘신사맹추양사재중간(辛巳孟秋養士齋重刊)’이라는 간기가 있다. 그리고 범례에는 이 읍지의 간행 이유와 구성 체계, 그리고 각 항목에 대한 내용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순천읍지(順天邑誌) 

‘순천읍지’는 필사본 1책으로, 1871년에 편찬된 ‘호남읍지’ 8책에 수록된 순천부 읍지이다. 210쪽 분량이지만 154쪽은 ‘신증승평지’를 그대로 실었다. 45쪽은 순천부 사례, 좌수영, 전영진, 곡화목의 지지와 사례가 추가되었다. 본지에 첨부된 좌수영지 및 사례는 어느 읍지에서도 볼 수 없는 수영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지료이다.

승평지(昇平誌) 

‘승평지’는 목판본 2권 1책으로 1618년에 간행되었다. 조선시대 순천부(현재의 순천지방)의 읍지인데, 당시 순천부사였던 이수광이 편찬하였다. 승평은 순천의 옛 지명이다. 전라도 최초의 관찬읍지(官撰邑誌)이다. 순천부사 이수광은 서문에서 ‘여지승람’이 소략하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 편찬했다는 편찬의도를 밝히고 있다. 편제는 ‘동국여지승람’을 따랐지만 내용면은 훨씬 자세하다. 17세기 전라도 순천지방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신증승평지(新增昇平誌) 

‘신증승평지’는 필사본 2책으로, 1729년 당시 부사였던 이수광(李睟光)이 편찬한 순천부 읍지를 홍중징이 증편한 것으로 보인다. 읍지의 표제에는 ‘신증승평지 전(新增昇平誌 全)’이라고 적혀 있고, 1권의 내제는 ‘신증승평지상(新增昇平誌上)’으로 2권(상하) 1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은 없으며, 2권 말미에 1816년에 이수광이 쓴 글과 함께 1729년 홍중징이 쓴 ‘중간신증승평지발(重刊新增昇平誌跋)’이라는 발문이 포함되어 있다. 상권의 첫 페이지에는 내제 아래쪽에 ‘부사 이수광찬(府使 李睟光撰)’이라고 적혀 있다.

신증승평지(新增昇平誌) 

이 ‘신증승평지’는 목판본 2권 2책으로 1881년에 양사재에서 발행된 순천부 읍지이다. 표제는 ‘승평지’라고 쓰여 있고, 판심제는 ‘승평지, 순천속지’라고 되어 있다. 간기는 신사(1881) 맹추 순천 양사재에서 중간하였다고 하였다. 속지 서문은 1881년에 김윤식(金允植)이 썼다.

여지도서: 낙안(輿地圖書: 樂安) 

‘여지도서’는 필사본 1책으로 1765년에 편찬되었다. 낙안군은 순천진관(順天鎭管) 소속이다. 성지, 목장, 봉수 항목이 추가되었다. 성지는 읍성에 대한 설명이 있고, 목장은 장도목장(獐島牧場)에 대한 설명이 있다. 봉수 항목에는 ‘개운산봉수(開雲山烽燧) 금폐’라고 쓰여 있다.

여지도서: 순천(輿地圖書: 順天) 

‘여지도서’는 필사본 1책으로 1765년에 편찬되었다. 성지·목장·봉수·진보 항목이 추가되었다. 성지는 부성에 대한 설명이 있고, 목장은 목장 관원과 백야곶, 돌산도, 백야도, 낭도, 묘도의 말과 곡초에 대한 보유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봉수는 돌산도봉수, 진례산봉수, 성황당산봉수 등에 대해 설명하였고, 진보 항목에서는 전연장 및 토포사에 대한 설명과 그 외 관원에 대한 설명과 방답진(防踏鎭), 고돌산진(古突山鎭)에 대한 설명이 있다.

연자루시집(燕子樓詩集) 

‘연자루시집’은 석인본 1책으로 1977년에 순천향교에서 간행하였다. 연자루(燕子樓)는 현재 전남 순천 죽도봉(竹島峰) 머리에 위치해 있다. 연자루는 원래 남문 옥천교 가에 위치했었는데, 일제강점기 시가확장으로 철거된 뒤 재일교포 김계선(金桂善)의 기부금 등으로 1976년 지금의 죽도봉 머리로 이전하여 중수(重修)되었다. ‘연자루시집’은 연자루 중건을 축하하는 이들의 시 700여 수를 모아 1권의 시집으로 엮은 것이다. 서문은 고선(考選)을 한 성균관장 박성수(朴性洙), 발문은 편집인 양임승(梁壬承)이 썼다.

전라남도지: 낙안군(全羅南道誌: 樂安郡)

‘전라남도지’는 목활자본 9권 9책으로 1926년에 간행되었고, 낙안군편은 ‘전라남도지’ 3권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다. 건치연혁, 지세산천으로 시작하여, 행정기관·향교·학교·불우·도로·면명 등의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적 부분 또한 군명·부곡(部曲)·성곽·창고·누정 등이 기록되어 있는데, 낙안읍성의 석구(石狗), 금전산의 석굴, 선암사 철불 등이 기록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전라남도지: 순천군(全羅南道誌: 順天郡) 

‘전라남도지’는 목활자본 9권 9책으로 1926년에 간행되었고, 순천군편은 ‘전라남도지’ 8권 첫 번째에 실려 있다. 다른 군과 항목은 거의 동일하다. 건치연혁·지세산천·경성(境城)·소재 행정기관·향교·학교·불우·도로·면명·호구·경지면적·삼림면적·형승·산천·제언·교량·부속지·토거성씨·시장 순의 항목으로 되어 있으며, 고적 부분은 군명·관원·진관·공해·성곽·폐현(廢縣)·역원·창고·사창·봉수·진공·단묘·부조묘·유일·행의·문학·선행·증직·가자·효행·효부·열행 등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순천에 대한 내용을 담은 지방지들은 많이 있다. 지면이 부족하여 순천의 선장본 지방지들을 여기에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위의 내용들만으로도 순천 지방지에 대한 대략의 내용과 형태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중 1618년에 편찬된 ‘승평지(昇平誌)’는 전라도 최초의 관찬읍지(官撰邑誌)라는 데서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순천 지역의 변화와 발전 양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 승평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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