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의 비상
이카로스의 비상
  •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승인 2016.08.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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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 문학평론가

이카로스는 그리스 최고의 공장인인 다이달로스의 아들이다. 다이달로스는 기술은 뛰어났지만 교만하고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다이달로스에겐 탈로스라는 조카가 있었는데 다이달로스보다 손재주가 뛰어났다. 그는 이 재주 많은 조카를 가르쳤다. 다이달로스는 조카이자 제자인 탈로스의 명성이 자기를 능가할까봐 성위에서 밀어 떨어뜨려 죽여서 땅에 묻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들켜 법정에 고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렇지만 다이달로스는 고향 아테나이에서 도망쳐 크레테 섬의 미노스왕에게 망명을 요청했다. 그는 미노스 왕의 보호를 받으며 그리스 제일의 기술자로 대접받았다. 미노스왕은 파시파에 왕비가 낳은 반인반우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둬 놓을 미궁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어찌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던지 만든 장본인인 다이달로스마져 시험삼아 들어갔다가 간신히 빠져 나올 정도였다.

다이달로스는 왕비 파시파에가 제우스가 보낸 흰소에게 반하여 정을 통하고 싶어해 그 욕정을 채우도록 나무로 소를 만들고 소가죽을 둘러 씌워 정을 통하게 하여 그 결과 괴물 미노타오로스를 낳았다는 사실을 미노스 왕이 알고나서 대노하여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미로에다 가두어 놓았다. 그러나 그리스 최고의 공장인인 다이달로스는 깃털을 밀납으로 붙인 날개를 만들어 그의 어린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라 크레테섬을 탈출했다. 다이달로스는 아들에게 너무 높이 날면 밀랍으로 붙인 날개가 녹아 떨어지니 높이 날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으나 어린 이카로스는 새처럼 훨훨 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신이나서 높이 높이 날아 올랐다. 아뿔사 그는 날개를 붙인 밀랍이 태양에 녹아 바다로 떨어져 죽었다. 다이달로스는 해변에서 아들의 시신을 찾았는데 파도에 떠밀려온 아들의 시신을 안고서 통곡을 했다. 사람들은 다이달로스가 그의 조카 탈로스를 죽인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다이달로스는 절망속에서 아들을 매장하였다. 그는 이카로스의 시신이 떠밀려온 그 섬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하여 ‘이카리아’라고 명명했다.

아들을 장사지내 주고나서 여행을 계속하여 코칼로스 왕이 다스리는 시켈리아 섬으로 갔다. 그는 그를 받아준 코칼리스 왕을 도와 많은 일을 해 주었고 유명한 기술자도 여러 명 양성해서 시켈리아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아들이 추락한 이후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다가 노년을 슬픔과 여러가지 고민으로 보냈다.다이달로스는 온갖 기술을 다 가졌지만 재승박덕한 사람이었다.

우리 사회는 자식을 이카로스처럼 키우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 결과 수많은 자식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죽는다.그저 천방지축 모르게 놓아 먹인다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다. 이카로스 이야기는 비상과 추락, 비상의 한계를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우리의 현실이 이카로스의 비상과 흡사하지 않은가? 물정모르고 날뛰는 것이 꼭 하루살이와 같다. 하루살이에겐 이틀이란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먼 나라 그리스의 신화가 오늘 날 우리에게 경고음을 보내는 것을 감지해야 한다.이제 좀 살게 되었다고 흥청망청 돈을 쓰는 걸 보면 딱하기 그지없다. 쌀에서 비롯되었던 우리 민족이 쌀을 멀리 하는 것을 보면 벌을 받아도 여러 번 받아야 한다. 날개가 달렸다고 다 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날 줄 알 때 그 날개가 소중한 것이다. ‘날자, 날자꾸나’라고 외쳐대며 마음대로 난다면 그것은 메뚜기떼의 무질서한 비상에 지나지 않는다. 꼭 우리의 현실이 메뚜기떼의 방향감각을 상실한 비상과도 같다. 오늘을 사는 이카로스여, 제발 분수를 알고 비상하라. 그래야 그대들은 추락하지 않고 창공을 계속 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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