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록문화유산 (29) 화순지방지
호남기록문화유산 (29) 화순지방지
  • 양형란 호남지방문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6.08.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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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은 태곳적부터 전해져 온 문화유산의 보고(寶庫)

호남지방문헌연구소에서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호남의 기록문화유산 중에서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호남의 지방지를 소개하는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보성, 나주, 장흥에 이어서 본 호에서는 전남권 지방지 중에서도 화순지방지를 소개를 하고자 한다.

조선 시대에 능주목·화순현·동복현으로 구성되었던 화순은 1895년에 전라도 나주부 화순군·능주군·동복군으로 개편되었다가 이듬해 전라남도 화순군이 되었다.

고려때 김극기를 비롯하여 성임, 김종직, 박상, 송구, 조광조, 양팽손, 김인후, 김창협 등 화순 출신 또는 화순에 우거한 학자들이 화순 지역을 읊은 한시를 많이 남겼고, 그 밖에 동복으로 유배를 온 최산두가 김인후를 가르치는 등 유배를 온 문인들에 의하여 문학 활동이 전개되어 화순의 유배 문학을 남기기도 하였다.

산문으로 형극태, 송류, 배현규, 박장환 등 조선 후기에 이름을 남긴 문장가들이 있고, 근대에는 남면 출신 효당 김문옥이 이름을 남겼고, 조선 후기에 들어서서 당시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학이 대두되었는데 동복현과 이서면에서 각각 태어나고 자란 나경적과 하백원등이 대표적인 화순출신의 실학자이다.

시대상황과 이들의 행적과 업적들이 드러나 있는 화순지방지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보겠다.

능주목읍지(綾州牧邑誌)

능주목은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도곡면, 도암면, 춘양면, 청풍면, 이양면, 한천면에 해당되며, 읍치는 능주면 관영리에 있었다. 영애(嶺隘)·강계·책판·선생안 등의 항목이 추가된 점이 ‘여지도서’와 다르다. 선생안의 기록도 소략하다. 통계수치도 ‘여지도서’와는 다른데, 당시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1789년 이후 간행되어 필사본 1책으로 구성되었다.

1871년 제작된 필사본은 ‘호남읍지’ 3책에 수록된 ‘능주목읍지’이다. 기존 읍지가 16쪽인데 비하여 50쪽에 달하는 양이다. 읍사례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내용과 구성은 기존의 읍지를 그대로 전사하였다.

단묘 항목에 포충사가 새로 추가되어 있고 제영, 사찰 항목이 약간 줄었다. 읍지 뒤쪽에 첨부된 읍사례에는 방리가 14개인데 본 읍지에는 11개로 적혀 있으며 총 호수도 본 읍지에는 4990호가 적혀 있으나 사례에는 3535호가 기록되어 호구수가 줄었다. 읍지의 앞쪽에 지도가 삽입되어 있다.

▲ 능주읍지

능주읍지(綾州邑誌)

1923년 간행된 능주읍지의 서문은 양회규(梁會奎)·문재호(文在浩), 발문은 구익모(具翼謨)가 썼다. 서문에 따르면 1922년에 양회규가 동지들과 함께 편찬하였다고 하였으나, 말미의 간기에 따르면 최종적인 간행은 1925년에 구교승이 담당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항목의 구성은 기존 읍지의 내용과 1920년대의 상황이 혼재되어 있다. 방리호총은 1789년의 장적에 의거하여 10개 면의 편호수를 정리하였다.

호구는 능주·도곡·도암·춘양·청풍·도림·한천·송석 등 8개 면별로 호수와 일본인 호수를 나누어 정리하였다. 성씨는 능주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연대의 선후에 따라 나열하였고, 인물 항목들도 왕대별로 기재하였다. 목활자본, 4권 2책으로 구성되었다.

1965년에 중간(重刊)한 읍지는 능주향교에서 간행한 것으로 서문은 민홍기(閔弘基)·배석면(裵錫冕)·문태식(文泰植), 발문은 박도동(朴道東)·김종식(金鍾植)이 썼으며 석인본 4권 4책으로 구성되었다.

능주향교지(綾州鄕校誌)

1960년 능주향교에서 편찬한 ‘능주향교지’는 서문은 양회갑(梁會甲), 발문은 민홍기(閔弘基)가 썼다. 석인본 2권 2책으로 구성되었는데, 내용은 권수(卷首)에 향교 전도를 비롯하여 제기와 예복의 그림 등의 도표들, 1권에서 향교의 연혁·건물의 상량문·중수기·모성계안서문·사마안·교임록 등이 있다.

2권에는 인물을 원우단·과환(科宦)·학행·문장·문행·충절·효행·의휼·유안(儒案) 등으로 나뉘어 기록되어 있어 능주의 향교·서원·사당·유림들의 면면을 살펴 볼 수 있다.

▲ 동복군읍지

동복현읍지(同福縣邑誌)

동복현에서 간행한 것으로 각각 필사본 1책으로 구성 되었는데 1792년경 간행된 것은 1531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1760년에 편찬된 ‘여지도서’와 구성과 내용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인접거리를 새로 측정하여 삽입하였고 변화된 내용도 추가하였다.

또한 인물 항목을 많이 추가하였으며, 과환(科宦) 항목의 문과, 무과, 음관, 생원 등이 영조대까지의 내용을 상세하게 기재하였다.

1872년에 간행된 것은 ‘호남읍지’ 2책에 수록된 ‘동복현읍지’로 1792년경 편찬된 읍지와 내용과 형식이 유사하다. 하지만 서원 항목에서 훼철된 서원을 알려주고 있으며 인물 항목에서도 몇 명의 인물이 추가되었다. 가장 특이한 사실은 선생안인데 1870년까지 부임한 지방관의 이름, 부임과 퇴임년도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맨 앞쪽에 지도를 수록하였다.

여지도서: 능주(輿地圖書: 綾州)

능주목은 순천진관(順天鎭管) 소속이라고 쓰여 있고 충신 항목에 최경회(崔慶會)·조현(曺顯)·문홍헌(文弘獻)·구희(具喜)·정림(丁霖)·정충훈(丁忠訓)이 소개되어 있다. 인물 항목에는 조선에 구치관(具致寬)·양팽손(梁彭孫)·양응정(梁應鼎)·안방준(安邦俊)이 소개되어 있다. 필사본 1책으로 1765년 간행되었다.

여지도서: 동복(輿地圖書: 同福)

특별히 추가된 항목은 없으나, 산천 항목이 비교적 자세하다. 모후산· 백아산· 옹성산· 안양산· 경산· 구봉산· 천운산· 대원산과 선세치· 운월치험애· 말거리치· 침현· 준방령· 주로치· 저점· 적벽· 배존천· 이점천· 물염연과 완촌천· 지천· 창랑연· 영신천· 안심천· 이물천· 검천· 만경연· 용안연· 주연· 성암연에 관한 내용이 있다. 또한 인물 항목 중 적거(謫居)에는 최산두(崔山斗)가 소개되어 있다. 동복현이 1765년 필사본 1책으로 간행했다.

여지도서: 화순(輿地圖書: 和順)

다른 현에 보이는 형승, 교량, 누정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인물 항목에 최경회(崔慶會)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놓았는데 “촉석루의 삼장사는 술잔에 웃음지어 강물을 가리키네. 강물은 만고에 도도히 흘러가고 출렁이는 물결에 님의 넋은 푸르리라.(矗城樓中三壯士 一盃笑指長江水 長江之水流滔滔 波不渴兮魂不死)”라는 시를 남기고 김천일과 고종후가 함께 자결하였다는 내용 등과 최경회에 대한 행적을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 1765년 화순현이 필사본 1책으로 간행했다.

▲ 전라남도화순군여지승람

전라남도화순군: 여지승람(全羅南道和順郡: 輿地勝覽)

1905년 화순군에서 편찬한 전라남도화순군: 여지승람(全羅南道和順郡: 輿地勝覽)은 필사본 1책으로 구성 되었고 체제와 내용은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또한 1791년경에 편찬된 ‘해남읍지’에 ‘화순군읍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본 읍지와 체제가 흡사한 것으로 보아, 화순의 읍지는 ‘여지도서’를 준행하는 방향으로 편찬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타 읍지에서는 상당 분량을 차지하는 과환(科宦), 효자, 열녀 등의 항목이 인물 속에 통합되어 있어 지역의 연혁과 전통의 계승이라는 목적보다는 치자(治者) 입장에서 편찬된 읍지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환여승람: 화순(朝鮮寰輿勝覽: 和順)

이병연이 편찬한 지리서이다. 책은 서문, 본문, 발문 순으로 되어 있다. 서문은 윤용구(尹用求)·민경호(閔京鎬), 발문은 이병연이 썼다. 서문을 통해 지리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간행했음을 알 수 있다. 편제는 지리부, 인물부 순이다.

선정(先正) 항목에 조광조가 있으며, 유현(儒賢) 항목에 정구(鄭逑)가 있다. 또한 항목의 내용에는 누정(樓亭)·유행(儒行)·문행(文行)·명신(名臣)·명관(名官)·행의(行誼)에 해당하는 인물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목판본 1책으로 1939년에 간행되었다.

▲ 죽수문원

죽수문원(竹樹文苑)

능주향교의 전교(典敎)인 양규승이 편찬하여 간행한 능주 유림들의 문집이다. 각 가정과 각처에 소장하고 있는 죽수(능주의 옛 지명) 출신 유림들의 글을 문종(文種)별로 분류하여 편집하였다. 석인본 2권 2책 중 1권에는 시·소·서·잡저·축문·격문 등을, 2권에는 인물들의 행장·효열행록·유사·묘갈명 등을 수록하였다. 1982년에 간행되었다.

죽수사례(竹樹事例)

전라도 능주목의 재정운영을 보여주는 사례책이다. 정확한 편찬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자료의 전총(田摠) 항목을 통해 미루어 보았을 때 1869년 이후에 편찬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된 원장(元帳) 항목이 1895년경 편찬된 ‘호남읍지’의 능주 읍사례 자료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1869년에서 1895년 사이에 편찬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석인본 1권 1책으로 구성되었고 죽수시사에서 간행했다.

죽수시집(竹樹詩集)

죽수(능주의 옛지명) 지역의 시인묵객들이 편제한 시집으로, 시서예악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하여 사시의 그것처럼 봄이면 꽃을, 여름이면 신록의 풍성함을, 가을이면 맑은 정취를, 겨울이면 만물의 쇠잔함을 읊으면서 그 만물에 흥취를 싣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 세속을 한탄하기도 하는 시를 차례대로 기재하였다. 1972년 서문은 양재술(梁在述), 발문은 김윤정(金潤貞)이 지었다. 민홍기 등이 석인본 1권 1책으로 1972년경 간행했다.

인사음초(仁社吟草)

화순 절산 영모재(永思齋)에서 1963년에 간행된 보인계의 시집이다. 김규태(金奎泰)의 서문이 실려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주도한 계이며, 이시영·장성환·서광전·김지현·조두환 등 27인의 작품들이 수록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석인본 1책으로 구성되었다.

적벽음사시고(赤壁吟社詩稿)

화순 적벽의 시회인 적벽음사의 시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1950년 정만용 등이 석인본 1책으로 편찬 되어 있다. 정태중(丁泰重)의 서문을 붙여 간행했는데, 그 내용은 적벽음사계안(赤壁吟社褉案)과 시고(詩稿)로 되어 있다.

문우사시고(文友社詩稿)

문우사는 효당 김문옥이 화순에 은거하여 후학을 양성할 때 그를 찾아온 사람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 단체이다. 매년 봄이 되면 함께 모여 시를 짓고, 술을 마시며 하루를 보냈다. 문우사는 1975년 ‘문우사시고’ 제1집을 간행하였고, 1990년에 제2집을 간행하였다. 제2집은 2권의 활자본으로 광주 낭주인쇄소(朗洲印刷所)에서 간행하였고, 서문은 위계도(魏啓道), 발문은 김영창(金永昌)이 썼다. 활자본 2권 1책으로 구성되었다.

화순군읍지(和順郡邑誌)

1899년 전국 읍지 상송령에 따라 화순군에서 작성한 읍지이다. 표제는 ‘전라남도화순군여지승람’, 내제는 ‘전라남도화순군읍지’이다. 1899년에 편찬된 읍지이나 체제는 ‘여지도서’를 따랐고‚ 내용도 대부분 이를 전사하였다.

단지 방리 항목에 기재된 호구수가 1899년의 내용과 전결·답결·조적·전세 등의 액수가 상이하다. 또 관직 항목에 군관·아전·지인(知印)·사령·관노·관비 등 관속의 숫자 변동이 있으나 1894년 이후의 변동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화순시총(和順詩叢)

‘화순시총(和順詩叢)’은 춘곡 강동원(姜東元)에 의하여 편찬된 것으로 화순의 한문학 정리는 호남의 한문학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강동원은 화순군 출신의 인물을 위주로 고려 명종 때부터 한말 고종 때까지의 저명인사들의 시를 뽑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 1982년 석인본 1책을 간행했다. 이 시집에는 화순군 출신 이외에도 이 지역을 지나던 명인운사(名人韻士)들이 남긴 누정 제영시가 실려 있고, 시를 쓴 인사(人士)는 알 수 없으나 이곳의 이름난 누정을 읊은 시도 수록되어 있다. 시는 연대순으로 277수가 실려 있다. 서문은 나승포(羅承布)·최영학(崔泳鶴)·양규승(梁圭承)·하응철(河應喆)·정해규(鄭海圭), 발문은 강동원이 썼다.

그 밖에 능주군읍지(綾州郡邑誌), 능주목사례(綾州牧事例), 동복지(同福誌), 동복군읍지(同福郡邑誌), 동복현읍지부사례(同福縣邑誌附事例), 능주지: 전라남도(綾州誌: 全羅南道), 동복향교모성계안(同福鄕校慕聖契案), 복천문헌록(福川文獻錄), 삼계처사실록(三溪處士實錄), 전라남도지: 능주군 (全羅南道誌: 綾州郡), 전라남도지: 화순군(全羅南道誌: 和順郡), 전라남도지: 동복군 (全羅南道誌: 同福郡), 서남가장(瑞南家藏), 전춘시집(錢春詩集), 죽산사지(竹山詞誌), 충효사지(忠孝祠誌), 취월정지(醉月亭誌), 능주호보(綾州號譜), 화순현읍지(和順縣邑誌), 화순읍지(和順邑誌), 금곡음사시고(琴谷吟社詩稿), 금곡음사시고(琴谷吟社詩稿), 해망사지(海望祠誌) 등 수많은 화순지방지가 있다.

화순은 태곳적부터 전해져 온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다. 역사와 문화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방랑시인 김삿갓의 방랑도 멈추게 하고, 육당 최남선이 조선의 10경 가운데 하나로 꼽은 천하제일경 화순적벽.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화순의 정자들. 이런 모든 것을 즐긴 옛 선조들의 멋과 풍류 등 문화예술에까지 눈 돌려 어느 곳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화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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