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1주년, 무심한 광주시
U대회 1주년, 무심한 광주시
  •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07.20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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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시민참여자 제외한 1주년 기념행사 치뤄
광주경실련, 소모적인 일회성 행사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 필요

지난 14일 저녁 7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광주하계U대회 성공개최 1주년 기념행사’에 U대회 동안 자발적인 참여를 했던 시민들은 초청되지 않아 주위의 안타까운 시선을 받고 있다.

2011년부터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들고 광주시민 2천명의 U대회 성공 염원을 담아낸 김을현씨와 시민응원가를 만들어 앨범으로 낸 김철수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댓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비를 들여 U대회 성공을 위해 광주시민으로서 활동했으나 U대회조직위나 광주시로부터 어떠한 감사의 표시를 받지도 못했다. 심지어 1주년 행사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김을현씨는 U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사회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응원메세지를 써 준 스케치북을 보여주면서 “댓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지만 1주년 행사가 있었다면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2천명의 응원메세지를 전시라도 해주었으면 했다”며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을 등한시 한다면 누가 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려고 하겠냐”고 말했다.

김철수씨는 “작년 U대회가 아무탈 없이 끝나 환호하고 기뻐하면서 시민응원가를 불렀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되어 기념행사를 한다는 것도 행사 며칠전에 알고 시에 항의 섞인 말을 하자 초청장이 하루전에 왔었다”면서 “1주년 기념행사도 광주시민들의 공을 치하하고 위로하는 성격이었다면 조촐하게 치루더라도 광주시민들이 참여하고 그날의 감동을 다시한 번 상기시키는 행사로 치뤘어야지 외부인들 불러다가 공연만하고 끝나는 행사가 무슨 기념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광주경실련)은 17일 ‘광주시 U대회 성공개최 1주년 기념행사’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소모적인 일회성 행사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경실련은 “광주시는 이 행사를 위해 U대회 조직위 출연금 4억9천만원과 별도의 비용을 추가로 집행했다”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일회성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지, 현 시점에 이러한 기념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현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지방재정법을 피해가려는 꼼수를 부리며 예산을 집행하였다”며 “지방재정법상 5억원이 넘는 공연, 축제 등 행사성 사업은 투자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시는 마치 U대회조직위 출연금 예산 4억 9천만원만 사용하는 것처럼 계획하고 일부는 타 부서 예산을 별도로 집행함으로서 투자심사를 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자치단체의 소모성 행사를 예방하기 위해 6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3억원이상의 행사성 사업은 투자심사를 받도록 규정을 강화한 바 있다.

또한 “이번 행사는 인원을 동원한 정황도 있다. 인원 동원을 위한 버스 운행비 등 예산은 어떻게 집행된 것인지도 궁금하다”며 심지어 “행사를 위해 제작한 초대장과 현수막 비용도 행사비에 반영하지 않고 집중관리예산(POOL)을 사용하였고 언론사 홍보비도 별도의 예산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했다.

광주경실련은 “U대회 선수촌 아파트와의 임대료 민사소송도 마무리 되지 않아 조직위원회 해산도 연기한 가운데 U대회조직위원회 출연금을 사용해 이런 행사를 치루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광주시에 예산이 부족해 하지 못하는 사업도 많을 것이다. 이미 끝난 스포츠 대회를 기념하기 위한 일회성 행사에 법을 피하려는 꼼수를 써가며 이리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을 광주시민 누구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앞으로 투자심사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정규모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는 일회성 행사는 시의회 사전보고 등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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