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록문화유산(25) 호남광역지방지⓶
호남기록문화유산(25) 호남광역지방지⓶
  • 서성우 호남지방문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6.07.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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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지방지(地方誌)

호남의 기록문화유산 중 지방지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가장 세밀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지방지에 대한 관심이 지역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호남지방문헌연구소에서는 지방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여 지방지 관련 전시회를 개최하였고,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에 호남지방지 기초DB를 구축하고 있으며, 1,200여 종의 호남지방 지방지에 대한 기초정보와 간명해제를 담은 책 ‘호남지방지 기초목록’(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을 출간하기도 했다.

호남지방문헌연구소에서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호남의 지방지를 소개하는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본 호에서는 광주권 지방지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광주권 지방지는 당시의 광산군(현 광산구)을 포함한 광주권의 지방지를 말한다. 이에 해당되는 지방지로는 광주의 연혁・지리・인구・풍속・인물 등을 기록한 읍지에 속하는 ‘광주목지(光州牧誌)’를 포함하여, 예전에 있었던 경양역의 역지(驛誌), 광주권에서 결성된 시사(詩社)에서 간행한 시사지(詩社誌), 향교지(鄕校誌), 서원・사우지(書院・祠宇誌), 인물지에 해당하는 ‘광주삼강록(光州三綱錄)’ ‘광주유도회안(光州儒道會案)’ ‘광주호보(光州號譜)’ 등이 있다.

다양한 정보가 수록된 광주목의 읍지, ‘광주목지’

1798년경에 간행한 광주목의 읍지인 ‘광주목지’가 있다. 필사본 2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 읍지에서 보이는 건치연혁, 호구(戶口)‚ 성지(城池)‚ 형승‚ 풍속‚ 산천‚ 고적(古蹟)‚ 교원(校院)‚ 단묘(壇廟)‚ 관역(館驛)‚ 누정‚ 사찰‚ 교량(橋梁)‚ 장시(場市)‚ 군액(軍額)등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며, 광주목의 인물과 시문(詩文)이 다량 수록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건치연혁에서는 과거 광주가 백제에는 무진주(武珍州), 신라 경덕왕 때는 무주(武州)였고, 고려 태조 때에 처음 광주라고 칭한 내용이 있다. 또한 광주에는 해양현(海陽縣), 광산현(光山縣) 등으로 바뀐 사실 등도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광주는 전주와 나주와 함께 전라도의 요충지임을 명시한 내용도 있고, 광주의 무등산에 대한 이명(異名), 유래, 특징을 기록해 놓기도 하며, 당시에 있었던 누정과 사찰의 위치와 관계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책에는 명사들이 지은 많은 시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1796년 정조가 의병장인 김덕령에게 ‘충장(忠壯)’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그의 유사를 편찬하여 호남 감영에 보내 간행하도록 하게 한 전말을 기록한 ‘어제김충장유사서(御製金忠壯遺事序)’와 고봉 기대승의 ‘흥학비기(興學碑記)’, 정홍명의 ‘서석산부(瑞石山賦)’, 김상헌(金尙憲)의 ‘포충사가인(褒忠祠歌引)’ 등이 있으며, 당시 누정 등에 걸린 이황, 송순, 유희춘, 이덕형, 정철, 고경명 등의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광주목지’는 광주의 역사와 지리는 물론, 경제, 문화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을 풍부하게 수록해 놓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기초자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후에 1926년에 나도우(羅燾佑)가 간행한 목활자본인 9권 9책의 ‘전라남도지’도 있는데, 이는 위에서 말한 ‘광주목지’와 전국 313개 관부의 읍지를 수합하여 만든 18세기 중엽의 대표적 지리지인 ‘여지도서’를 참고하여 간행된 지방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당시의 읍지들은 후대의 읍지편찬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광주와 관련 인물이 총 망라된 인물지들은?

▲ 광주삼강록

광주권 지방지 중에 인물지에 속하는 것으로는 ‘광주삼강록(光州三綱錄)’이 있다. 이 책은 1966년에 간행된 것으로 다소 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기근섭(奇近燮)의 서문과, 김호영(金鎬永)의 편찬취지문과 발문이 있다. 여기에는 충의(忠義), 효행(孝行), 열행(烈行)에 해당하는 인물을 신라, 고려, 조선, 대한 제국기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먼저 ‘충의편’에는 350여명의 인물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선조 때(임진왜란/정유재란)의 인물이 97명을 차지하고 있다. ‘효행편’의 대부분은 효자 880여명과 효녀 3명, 그리고 효부 81명이 실려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열행편’에는 400여명이 수록되어 있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설명은 본관, 호, 생년, 약력들을 간략하게 서술해 놓고 있는데, 광주의 충·효·열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며, 이는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는 만큼, 광주의 인물을 검색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 광주유도회안

지방지 중에는 ‘광주삼강록’이외에도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기록해 둔 지방지들이 많다. 그 중에는 1968년 광주 지역 유림들의 인명록인 ‘광주유도회안光州儒道會案’이 있다. 광주 유도회는 광주향교에 설치되어 정해진 규약에 의해 활동을 한 유림단체로, 여기에는 광주지역을 세분화하여 각각의 유림들의 성명, 호, 생년, 본관은 물론 선조에 대한 기록까지 각각 기록되어 있다. 이 때문에 당시 광주지역에는 어떠한 인물들이 유림에 속해 있었는지 자세히 살필 수 있다.

또한 1959년경에 간행한 ‘광주호보光州號譜’라는 것이 있다. 이는 기근섭(奇近燮)이 주축으로 광주지역의 인사들을 모와 각각의 호(號)와 이력을 기록해 놓은 것은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 기록된 서문에 의하면, 위의 호보에 대한 기록은 이전의 읍지와 각 가정의 첩(牒)을 참조하여 이 책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광주 지역의 인사 2000여 명의 호와 이력이 수록되어 있어 광주지역 당시의 주요 인물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 광주호보

이와 같은 인물지는 광주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공통적으로 간행된 지방지들인데, 이러한 인물지는 과거 인물정보 검색에 1차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이에 저희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각 지역의 인물지를 기초로 해서 ‘호남인물검색시스템’이라는 검색 사이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호남의 역사인물을 가장 손쉽게 많은 인물을 찾아볼 수 있는 검색시스템으로 구축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다소 생소한 ‘경양지(景陽誌)’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경양역의 역지(驛誌)로, 1686년 경양도찰방 이세구(李世龜)가 편찬한 것으로, 1895년에 호남 지역 6개 찰방역(察訪驛)의 역지(驛誌)를 필사하여 함께 묶은 책인 ‘호남역지’에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광주지역의 경양역지 이외에도 삼례(參禮,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제원(濟原,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청암(靑嚴, 전라남도 장성군 장성읍), 오수(獒樹, 전라북도 임실 오수면), 벽사(碧沙,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의 역지가 함께 실려 있다. 참고로 찰방역은 종6품 찰방(察訪)이 파견된 역으로, 그 역을 중심으로 한 역도(驛道)에 속한 여러 속역(屬驛)을 관할하고 있었다.

경양역(景陽驛)은 현재 광주 북구 우산동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경양역을 비롯한 역(驛)들은 갑오개혁이후 1895년 우체사(郵遞司)의 설치와 함께 모두 역사속으로 사라져 지금은 볼 수 없다.

▲ 금북시집

광주의 지방지는 위에서 소개한 것 이외에도 여러 읍지는 물론, 서원·사우지에 해당하는 ‘포충사지(褒忠祠誌)’ ‘학산사지(鶴山祠誌)’ ‘화담사지(花潭祠誌)’ ‘봉산사지(鳳山祠誌)’ 등이 있으며, 지역의 유림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을 위주로 하여 결성한 시사(詩社)에서 간행한 시집인 ‘금북시집(錦北詩集)’ ‘무진음사시고(武珍吟社詩稿)’ ‘서림음사시고(瑞林吟社詩稿)’ ‘운림당시문집(雲林堂詩文集)’ 등이 있다. 특히 시사에서 간행한 시집은 당시의 주요 인사들이 작품을 통해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작품 속에 투영하기도 하여 과거 전통 사회의 한시작품 못지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희 연구소에서 간행한 ‘호남지방지 기초목록’에는 약 50여 종의 광주권 지방지들이 간략한 설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내용은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www.memoryhonam.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많은 지방지들이 산재되어 있어서 광주지역을 포함한 호남지역의 각 지방지들을 계속해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여여 각 지역의 지방지들을 추가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꽃 피우게 하는 소중한 유산인 만큼, 많은 학자와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서림음사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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