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멋을 찾아서(12) 장신구의 현대적 재해석, 이오성·문성 대표
남도의 멋을 찾아서(12) 장신구의 현대적 재해석, 이오성·문성 대표
  •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07.13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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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면서도 섬세하고 아름다우면서 온기를 품고 있는 주얼리
▲ 장신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주얼리를 만드는 이오성(왼쪽)·문성(오른쪽) 대표

박물관을 찾으면 전시실에 전시된 유물들 중 꼭 빠지지 않는 유물이 장신구다. 장신구는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옛 선인들의 부장품에서 발견되듯 역사도 오래되고 그 시대를 반영하며 함께 해왔다.

이러한 장신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남도의 멋을 쫓는 사람들이 있다. 이오성·문성 대표가 그들이다.

이들은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금속공예는 모든 조형분야 중 가장 많은 가짓수의 도구와 기술을 다루는 분야로 금속재료가 갖는 물리적 성질과 금속공예품의 품목과 연관된다. 학문적인 가치와 수공예적인 매력을 가진 금속공예를 이들은 1996년께 동 제품이 유행을 타기 시작할 때 막연하게 귀금속공예나 보석디자인이라는 단어의 신비감과 인테리어 소품부터 금속조형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공부하게 됐다.

▲ 금속공예는 재료인 금속을 여러가지 기구로 두들기고 펴고 오그리고 늘리는 작업을 통해 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대학때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공모전에 다수 입상하게 되면서 선배들에게 실력을 인정받게 되어 자신감과 함께 더욱 금속공예를 애호하게 됐다.

젊은시절을 금속공예공방을 오가며 많은 디자인조형작업에 시간을 보내면서 노하우와 전통기법 등을 익히게 됐다.

이오성 대표는 “97년 IMF전까지 동으로 만든 조형물이 건물을 지을 때면 조경면적에 포함되도록 되어 있어 수요가 많았다”면서 “그 때 이후로 금과 동의 가격이 올라 금속공예로 만든 조형물을 찾지 않게 되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이러한 사회변화는 큰 조형물만 만들다가 조그마한 생활공예품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금속을 선호하는 매니아들이 있어 새롭고 특색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재료로 쓰던 동을 철로 대체하면서 동이 품고 있는 동질감을 철로 표현한 제품들이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 철재의 질감을 이용한 스탠드 등

 

장신구와 주얼리

장신구란 신체 일부에 직접 쓰거나 걸거나 또는 끼는 장식품과 의복의 장식을 위해 붙이거나 매거나 또는 늘어뜨리는 소품을 지칭하며, 그 외 모든 장식목적에 필요한 소구(小具)까지를 포함한다.

장신구의 시초는 인간이 미적 표현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다. 신체의 추한부분을 은폐 또는 보호하기 위하여 장신구를 다는 것에서부터라고 본다. 이 시기의 장신구는 대부분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조개껍질, 짐승의 이빨이나 뼈, 조약돌 등이 주 소재로 사용됐다.

장신구는 이러한 미적 욕구 뿐만 아니라 악령을 쫒고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호부(護符)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주술적인 부적의 재료로는 동물이 뼈나 조개, 보석류 등이 사용되었고 이것들이 장수와 건강, 부, 다산, 행운을 가져온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장신구는 공동생활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종족표시를 하기 위해서나 지배자들의 권력의 상징으로 이용됐다. 초기의 장신구는 인간의 원초적인 미적 의식과 함께 주술적인 측면, 그리고 지배자의 권력을 상징하는 사회적 측면 등 여러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후 시대가 변천하고 인간의 미의식과 인지가 발달함에 따라 장신구의 미적 가치를 보다 더 중시하게 됐다. 독자적인 기교성과 예술성이 가미됨으로써 장신구는 인간이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점차 인식하게 됐다.

귀금속공예에서 비교적 독립적 영역인 장신구는 금속세공의 대명사로 자율적이며 작가지향적인 표현영역으로 구분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금속공예가들은 장신구 작가라 불려 질 만큼 다른 공예분야에 비해 산업적 성격이 강하고 현대에 와서는 기능성 소재와 생산기술을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편, 귀금속이라는 재료의 성질은 금속공예품의 크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큰 진폭을 허용한다. 작게는 바늘처럼 미세하고 극소적인 장신구, 금속조형물부터 크게는 건축관련 각종 부속물, 옥외의 환경조형물, 조각상 등을 제작하기도 한다.

▲ 금속공예는 재료인 금속을 여러가지 기구로 두들기고 펴고 오그리고 늘리는 작업을 통해 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현대의 귀금속공예는 실처럼 가는 1차원적인 선에서부터 2차원적인 판재, 3차원적인 입체물, 이외에도 얇게 편 금속박, 금속망, 금속분말, 용해된 쇳물(鑄造) 등을 함께 다루어 다른 재료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형태적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주얼리(jewelry)는 값진 귀금속이나 보석으로 만들어진 장신구의 총칭으로 브로치, 반지,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과 같은 조그마한 장식품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주얼리를 우리말로 쉽게 설명하자면 귀금속과 보석을 이용한 장신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옷이 몸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났다면 주얼리의 탄생은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이나 권력 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얼리는 남자들의 치장문화에서 시작되었는데, 원시시대 부족의 추장이 사냥을 나가 잡은 호랑이나 곰의 이빨, 발톱 등으로 목걸이나 팔찌를 만들어 사용했다. 추장은 그 장신구를 사용함으로 인해 사냥의 힘을 부족들에게 드러내주는 증거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귀금속공예나 보석디자인을 공부하다보니 장신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디자인을 유출해 낼 때 박물관에 있는 옛 유물들을 주의깊게 관찰하거나 사물들을 토대로 단계별로 함축해서 디자인하게 됐다”고 말한다.

 

주얼리의 변신

주얼리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코스튬주얼리(Costume jewelry), 브릿지주얼리(Bridge jewelry), 파인주얼리(Fine jewelry) 등으로 나뉜다.

코스튬주얼리(Costume jewelry)를 패션주얼리라 하기도 하는데, 단어 그대로 패션과 유행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얼리이다. 금이나 값비싼 유색보석(루비,사파이어 등), 천연보석 등을 저렴한 재료로 대처해서 만들기 시작한 것이 코스튬주얼리이다.

동(Brass)이나 합금 등에 도금을 하기도 하고, 유색보석 대신 모조석이나 유리, 플라스틱, 혹은 비즈를 사용한다. 그 외에 가죽이나 신소재, PVC 등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하고 다양종류의 소재들이 모두 코스튬에 해당된다.

브릿지주얼리((Bridge jewelry)는 코스튬주얼리와 파인주얼리 중간쯤에 위치한 주얼리로 그 특성 또한 애매모하하게 중간적이다. 주로 실버주얼리나 합성석, 모조석 등으로 만든 주얼리이다.

파인주얼리(Fine jewelry)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값비싼 주얼리를 말한다. 골드나 다이아몬드, 진주, 사파이어, 루비 등 비싼 재료로 섬세하게 세공해서 만드는 장신구를 말한다. 여기서 실버는 거의 포함되지 않고 주로 골드소재와 비싼 보석을 사용해 만든 장신구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처럼 다양한 재료가 없었던 과거에는 주로 금이나 은 등의 금속과 비싼 유색보석으로 숙련된 장인에 의해 주얼리가 만들어 졌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고가의 주얼리는 주로 높은 계급층만 착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쓰이는 금속이나 장식물의 재료 외에 다른 특성이 있다면 ‘장인정신’과 오래도록 이어온 ‘전통과 역사’도 포함시킬 수 있다

▲ 금속 재료로 여러가지 생활도구도 만들 수 있다.부채.

문성 대표는 “축제나 거리에 금속공예를 체험하는 곳이 있어 몇 곳을 둘러 봤는데 금속공예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 곳들이었다. 심지어 안전조치도 없이 체험하는 곳도 있어 놀랐다”면서 “연인이 커플링을 만들면서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의미가 영원히 남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실제 체험장을 만들어 간단한 교육과 함께 퀄리티 높은 특별한 장신구를 만들 수 있는 체험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자신들이 만드는 주얼리에 남도의 멋을 어떻게 담고 있냐고 물었다. 이들은 주얼리를 많이 보급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하길 바란다. 남도는 농경문화라서 대장간에서 농기구를 많이 만들어 냈다. 이렇듯 사람들에게 많이 쓰일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 유기젓가락.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만들어 보급하고자 한다.

문 대표는 “남도의 멋은 우리의 생활 속에 이미 속해 있다고 보는데 소박하면서도 섬세하고 아름다우면서 온기를 품고 있는 주얼리를 만들고자 한다”며 “예를 들면 남도의 맛을 담아 낼 수 있는 유기제품이나 젊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와 관련된 용품을 만들어 그 쓰임새가 효율적이면서 질 좋은 공예품으로 남도의 멋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금속이라는 차가운 성질에 남도의 멋이 깃들여 따스한 주얼리로 변신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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