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중화장실 ‘안전 사각지대’
광주 공중화장실 ‘안전 사각지대’
  • 유현주 기자
  • 승인 2016.06.15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녀공용화장실, 낙후된 화장실 많아…화장실 범죄도 연이어
▲ 광주광역시청 입구에 위치한 공중화장실.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지난 달 17일 서울 강남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의 여파로 공중화장실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 시내의 공중화장실에서도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공중화장실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이니만큼 대부분 개방되어 있다. 게다가 남녀공용화장실의 경우 한 공간 안에 칸막이를 두고 남자와 여자 화장실이 연이어 있어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상태다.

또한 광주 시내 공용화장실의 경우 대부분 공원, 재래시장 등에 위치해 있어 낮에는 인적이 많지만 밤에는 인적이 끊겨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또한 인근에 CCTV가 없는 경우도 많아 더욱 더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 공용화장실의 경우, 볼일을 보고 나오는 여성이 소변을 보고 있는 남성과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 광주 남구에 위치한 상가건물의 공공화장실. 잠금장치가 고장나 문이 잠기지 않는다.

심지어 한 칸 안에 소변기랑 좌변기가 함께 있는 형태의 남녀공용 화장실도 있다. 또한 일부 노후 된 화장실은 조금만 문을 흔들면 문이 열리는 등 잠금장치도 허술하다. 심지어 문이 잠기지 않는 곳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에서도 화장실에서 잇따라 범죄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5월 1일에는 광주 서구 문화센터 여자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여성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로 고교생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같은 달 23일에는 만취상태로 광주 서구청 청사 내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화장실 칸막이 문을 마구 두드리며 소란을 피운 20대 남성이 광주서부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또한 26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공공기관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로 김모씨(48)를 붙잡아 조사했다. 김씨는 전날 오후 6시 40분께 광주 서구 문화센터 지하 1층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간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대학생 김 모 씨(25·여)는 “서구문화센터의 경우 자격증 공부를 하기 위해 자주 갔던 곳인데 범죄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는 가기가 꺼려진다”며 “최근 ‘강남역 사건’을 비롯해 화장실에서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 같은데 이를 막을 만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런 시민들의 우려를 줄이고자 광주 북구는 15일부터 관내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철거되고 새로 지어지고 있는 공중화장실 1곳을 제외한 13개소의 남녀공용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해 범죄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북구 관계자는 “현재 북구에 남녀공용화장실이 13개소가 있는데, 15일부터 비상벨을 설치하기 시작했다”며 “원래는 화장실을 신축해야하지만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범죄를 예방하고자 비상벨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남녀공용이었던 화장실 14곳 중 한 곳은 철거 후 공사를 시작했으며, 예산이 확보 되는대로 화장실을 하나씩 새로 지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