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사택 철거’ 위기모면 남구, 대책은?”
“‘선교사 사택 철거’ 위기모면 남구, 대책은?”
  • 유현주 수습기자
  • 승인 2016.06.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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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책회의 이후 철거 잠시 중단 상태
남구, "문화재 등록 되어 있지 않아 행정적으로 철거 막을 방법 없어"

광주 기독병원이 인근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 앞 선교사 사택’ 철거 문제를 두고  이를 반대하는 양림동 주민들과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구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해 '늦장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양림동의 문화유산 중 하나인 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할 방법을 찾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독병원은 리모델링을 검토하긴 했으나 건물이 노후돼 어린이집으로써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받았다다른 부지를 알아보려 했지만 어린이집을 설치하기엔 면적이 너무 작다고 답변했다.
 
기독병원과 주민 사이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 7일 남구와 기독병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양림동 선교사 사택 철거 대책회의가 열렸고, 그 결과 철거 공사를 잠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을 잃을 뻔 한 위기를 잠깐 동안 모면한 것이다.
 
한 차례 선교사 사택 철거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그 동안 근대역사문화마을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왔던 양림동이 마을 곳곳에 있는 근대문화유산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허울 좋은 근대역사문화마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관광객 유치에만 바빴지 실상 지역의 문화유산에는 관심이 부족했단 비판이다.
 
1905년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자리를 잡고 학교와 병원 등을 설립하며 형성된 남구 양림동은 서양촌이라고도 불리며 우일선 선교사 사택’, ‘오웬 기념각’, ‘선교사 묘지등 많은 문화유산을 남겼다. 특히 양림동은 서양인 선교사들이 지은 서양식 건물들이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은 물론 웨딩촬영지 등으로도 각광 받아왔다.
 
하지만 양림동의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인 선교사 사택들의 관리 실태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만 시 기념물 15호로 지정되었고, 인근의 나머지 가옥은 개인 소유주의 재량에 의해 카페나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대부분 개인 소유 문화유산이라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으며 이번 논란의 중심이었던 선교사 사택건물처럼 무허가 건축물인 경우도 있어 토지 주인이 철거를 원할 경우 시에서 법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에 대해 남구의회는 성명을 통해 관리감독 및 인·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남구청이 광주기독병원 어린이집 신축을 위한 근대역사유적 철거를 둘러 싼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한 번 사라지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문화 자원 훼손의 방관자가 되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최선의 해결방안을 합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구청 관계자는 건축법이 제정되기 이전의 건축물이라 사실상 무허가 건물에 가깝다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소유주인 기독병원 측에서 철거를 강행한다면 현재로썬 막을 방안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구청 건축과에서도 기독병원 측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남구는 이번 호랑가시나무 선교사 사택 철거문제를 통해 근대문화유산이라는 귀중한 소를 잃을 뻔 했다. 철거 문제와 관련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더 늦기 전에 남구는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도록 신속히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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