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견(7)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견(7)
  •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승인 2016.06.0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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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죄의 증거들전시관

이제 제4블록(절멸의 블록)을 나와서 제5블록을 관람한다. 5블록은 범죄의 증거들(Material proofs of crimes)’ 전시관이다. 이곳에는 학살된 유대인들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945127일에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점령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점령되기 이전에 나치는 학살 흔적을 철저히 지웠다. 가스실과 소각장이 있는 건물을 폭파했고, 심지어 27일 새벽까지도 시체를 처리하던 제2수용소의 IV소각장을 파괴했다. 수용소 창고도 35개 중에서 29개를 파괴했다.
 
소련군은 파괴되지 않은 창고 6개에서 수감자의 유품을 발견했다. 남성정장 368820, 여성코트와 치마 838255, 카펫 13964, · 그릇 · 냄비 등 주방용품 12,000, 산더미 같은 안경, 여성용 신발 5,525짝과 남성용 구두, 칫솔과 틀니, 의족과 의수 등등이었다. 또한 포대에 담긴 머리카락도 7.7톤이나 발견했다. (라울 힐베르트 저 · 김학이 역,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 2, 개마고원, 2008, p1341)
 
#2. ‘유대인 기도자 숄
 
먼저 유대인 기도자 숄(JEWISH PRAYER SHAWLS)’ 방부터 들어갔다. 여기에는 유대인들이 기도할 때 둘러쓰는 숄이 전시되어 있다.
이 숄은 유대인들이 기도할 때에 하나님의 두려움을 제대로 알게 해 주고, 경외하는 마음을 제대로 가지게 해 주는 특수한 의복이다.
 
유대인 남자들은 거의 모든 평일 아침 예배와 안식일, 그리고 명절에 기도 숄을 몸에 두른다.
 
#3. · 그릇 · 냄비 등 주방용품
 
다른 방에서 컵 · 주전자 · 그릇 · 냄비 · 접시 · 커피포트 등 주방용품이 가득히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종류도 많고 모양도 다양하고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이것들은 유대인들이 죽기 직전까지 애지중지 하면서 사용했던 일상용품이리라.
 
한편 지난 518일에 영국 BBC방송은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기념박물관에서 에나멜 소재 머그잔 가짜 바닥속에서 금반지와 목걸이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귀금속은 큐레이터가 전시품 부식을 막기 위해 보존 작업을 하던 중 발견됐다. 에나멜 재질의 컵을 꺼내 들자 컵 바닥이 부식돼 떨어졌는데 기존 바닥 위에 한 겹이 더 있었다. 두 바닥 사이에 가짜 보석이 박힌 금반지와 천 조각에 싸여 돌돌 말린 목걸이가 있었다.
 
당시 수용소로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나 가방 검사를 받았고, 값비싼 귀중품은 빼앗겼다. 이들이 압수당하지 않으려고 소중한 물건을 숨겼다는 증언은 있지만 박물관 유품에서 귀중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견된 반지와 목걸이는 19211931년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4. 가방
 
다음으로 본 것은 가방이다. 전시실에는 모양이 비슷한 네모의 가죽 가방이 잔뜩 쌓여 있다. 그런데 어느 가방에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있는 가방도 있다.
 
나치는 유대인들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든 소지품을 그대로 놓아두라고 했다. ‘나중에 다시 모일 때 가져갈 것이라고 기만하였다. 어떤 유대인들은 가방에 나름대로 표시를 하였다. 나중에 빨리 찾기 위함이었다.
가방주인들이 가스실로 끌려가서 학살당했을 것을 생각하니 착잡하다.
 
#5. 신발과 구두
 
한 곳에는 수많은 신발이 쌓여 있다. 남자 구두, 여자 샌들, 자세히 보니 장화와 나막신도 있다. 나막신은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여행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6. 안경, 빗과 면도기
 
다른 방에서 안경더미를 보았다. 빗과 면도기도 쌓여 있다. 의수와 의족도 있다. 소쿠리도 보았다.
 
그리고 보니 아우슈비츠 박물관은 유품 관리가 정말 잘 되어 있다.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보여준다. 박물관이 산 교육장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가 보다.
 
(연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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