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통해 보는 세상
알파고를 통해 보는 세상
  • 이재열 S&Lee 컨설팅 대표
  • 승인 2016.03.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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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인공지능(AI)은 아직도 많은 언론매체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라는 놀라움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인공지능이 그려갈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으로 확장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는 인간을 지속적으로 대체해 왔으며, 인공지능도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페이스북의 얼굴 인식과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 구글의 검색 엔진, 스팸 메일 걸러내기, 실시간 통번역, 개인 맞춤형 영화 추천 등은 모두 우리가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는 인공지능들이다.

LA타임스는 지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퀘이크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진 기사를 작성한다. 로이터 등 뉴스통신사도 스포츠·금융 관련 속보와 단신 기사를 제작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또, IBM이 인공지능 '왓슨'을 탑재해 선보인 로봇 변호사 '로스'는 음성 명령을 받으면 판례 등 법률 정보와 승소 확률 등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500만개 넘는 일자리가 로봇, 인공지능, 유전공학 등의 발전으로 없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나온 보고서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앞으로 20년 안에 미국 702개 직업 중 47%가 사라질 거라고 전망했다. 즉, 기존에 있던 직업의 상당수가 사라지는 변화가 짧게는 20년, 길어도 50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중대한 변화가 예정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에서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다움’, 즉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알파고는 어떤 정보를 받아서 최상의 결정을 내리는 일이 더 이상 인간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준다.

오준호 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센터장은 "추론은 인공지능이 더 잘한다. 다만, 이것으로 창조를 하는 건 사람“이라며, ”창의적인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보스 전문가들은 남을 이해하고 설득하며 남과 협력하고 남의 아이디어를 융합할 수 있는 ‘감성적 지능’ 혹은 사회적 기능(social skills)이 모든 직종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중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을 해 인간을 넘어서는 경지를 보여준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시험 기계가 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이 지식을 암기하고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으로 서열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익힌 지식과 학습방법은 향후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들이 성장해 있을 시점에는 지금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더 발전해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직업의 구조도 크게 변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 잘 보는 기계’로 길러진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인공지능과 경쟁을 한다고 해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물론이며 타 분야의 전문지식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제도와 방법에 대한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관할하지 못할 인간만의 영역은 무엇일까. 기계가 인간의 몸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세상의 모든 사물이 인간의 몸과 연결된다는 등의 미래학자들의 예측이 이전까진 막연하게 그려졌지만, 알파고의 승리 이후 비로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어떻든 '알파고'는 우리를 근본부터 돌아보고 미래 세계에 대해 우리 스스로 대비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를 제공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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