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78) 최기호 조직국장
100명과의 대화(78) 최기호 조직국장
  • 박창배 수습기자
  • 승인 2016.03.14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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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 재정적 문제 해결이 앞서야
비정규직도 노동조합 가입 가능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 최기호 조직국장
봄의 문턱을 시샘이라도 하듯 꽃샘추위가 한창이던 날 전남대학교 캠퍼스에서 최기호 조직국장을 만났다.

그는 민주노총 광주지역일반노동조합 조직국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면서도 하소연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노동자로서의 권익을 찾아주는 일을 5년째 하고 있다.

자신이 처음 이 길로 들어섰을 때 처음 본 장면은 캠퍼스의 따스한 봄볕이 아닌 전남대학교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에 있던 엄마와 같은 분들의 외침이었다.

직종별, 산업별, 기업별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아니다 보니 다양한 직군들이 가입할 수는 있으나 조직의 폭이 넓어 도움의 손길을 뻗지 못하는 곳이 있어 안타깝다는 최국장에게 노동전문가로서 노동정책에 대해서 들어봤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 제 분야인 만큼 노동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특히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광주시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해결을 할까 합니다. 하남에 비정규직지원센터가 있긴 합니다만 기관을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처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있는데 재정적인 지원이 미흡하다는 겁니다.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예로 들면 광주시가 대학기관에 재정적으로 교육지원금 형식으로 지원을 하고 그 지원금을 토대로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소노동자의 처후 개선에 사용하도록 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직접 고용과 같은 고용형태의 변화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현 정권에서의 대책이 공공부분 비정규직을 정부가 나서서 직접고용이나 무기계약직으로, 민간영역으로 확대하려고 하는데 별도의 정책적인 기반 없이 민간영역으로의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다시 대학교를 보면 열악한 재정 형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힘들다는 것입니다. 대학 재정의 구성비를 보면 등록금이 75%를 차지하고 있고 기타 기금이나 기부금이 있는데요, 특히나 재단 전입금의 경우 사립대는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런 사정인데 계속 대학신입생들은 줄어들고 있으니 재정적인 부담 압박이 심각하지요.

이런 재정적인 부담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1차적인 피해를 줍니다. 임금삭감, 정리해고의 1차 대상이 되는 겁니다. 지역내 열악한 재정구조를 갖고 있으며 재단 측의 비리가 심각한 대학은 퇴출되어야 합니다. 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해법을 찾을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시의 재정이 튼튼해야겠죠. 중앙정부로부터의 재정지원도 있어야겠지만 시에서 하는 여러사업 중 우선 순위를 정해서 따져보고 시정할 것은 시정하고 과감히 버릴 사업들은 버리고 낭비요소를 최소화 해 재정건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일반노동조합에서 하는 일은?

- 일반노동조합은 산업별로 노동조합을 만들기 어려운 노동자들이 전국 또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을 초월하여 조직한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직업군이 참여를 할 수 있는데 청소나 경비용역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사회복지사 등 주로 현장이 열악해서 자체로 노동조합을 만들 수 없는 분들이 지역노조에 개별적으로 가입하여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갖으며 생활상 발생하는 문제에서부터 부당해고나 임금, 처후조건 개선등의 일까지 함으로써 권익 실현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노동조합을 조직화 하면서 기억에 남는 점은?

- 조선대학교에서는 2013년 4월 20일에 광주지역일반노동조합 조선대학교 청소용역 지회를 설립하고 활동에 들어 갔었는데 그 해에 청소용역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청소노동자 18명이 해고되고 임금이 삭감됐습니다. 계속해서 단체교섭을 진행하다가 12월 파업을 선포하려고 하는 순간 극적으로 타결이 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번 전남대학교의 경우 지병문 총장과 조용곤 민주노총 광주지역일반노동조합 위원장, 박남덕 한국노총 전남대용역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는데 학교 측에서 먼저 하자고 했습니다. 이 협약으로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는데 3월 1일에 광주캠퍼스 140명, 4월 1일에 여수캠퍼스 40명 등 모두 180명이 직접고용으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일도 있지만, 간부의 역량이 부족하여 지금도 필요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을 돕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노조에 대한 인식이 좋지가 않습니다.

▲ 윤장현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광주광역시 공무원노조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와 관련 윤장현 시장이 입장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장으로서 권한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고 운신의 폭이 좁을 수도 있을텐데 자기 자신의 시정 운영 철학이 있다면 시장직을 걸고서라도 지켜낼 수 있는 시장님이 됐으면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지역언론은 어느정도 자율성이 인정되지 않나 싶은데 지역언론만이라도 공정한 보도를 해주었으면 하고 낮은 곳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리를 많이 담아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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