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73) 정진삼 (사)한국장애인문화광주광역시협회 회장
100명과의 대화(73) 정진삼 (사)한국장애인문화광주광역시협회 회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6.01.2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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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문화예술 진흥 위한 장애인문화센터 필요
업무의 지속성 부족해 의미 있는 사업도 답보상태
시민 목소리 전달할 수 있는 명예직 임명했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정진삼 회장의 얼굴엔 따뜻한 미소가 있었다. 그의 얼굴엔 가벼운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이야기하는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는 광주시의 장애인문화 진흥을 위해 보수도 받지 않고 장애인문화협회 회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15가지 유형의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전문성을 가진 장애인문화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회장은 윤장현 시장이 명예직 임명을 통해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일흔세 번째 순서는 정진삼 (사)한국장애인문화광주광역시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바람이라고 하면, 장애인들이 전시도 하고, 공연도 하고, 문화 활동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장애인문화협회 일을 성실하게 해온 것이고요. 제가 협회장을 그만두더라도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문화센터만큼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그만두고 싶다는 것이 꿈이에요. 우리 협회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고요. 문화예술은 응용범위가 굉장히 넓은데, 장애인문화협회는 광주지역 장애인문화예술의 대표 격입니다.

장애인은 크게 15개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특히 일반적인 문화센터는 많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이 일반적인 문화센터를 찾았을 때, 이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과연 갖추고 있느냐 하는 것이죠.

따라서 전문적인 장애인 문화예술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장애인이면 시각장애인에게, 청각장애인이면 청각장애인에게 맞춰줄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공간이 생기는 것이 제 큰 바람입니다. 장애인들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장애인문화센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죠.

공무원들은 예산이 지원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지난 2013년 7월1일에 광주장애인문화예술활동조례가 발의돼 시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조례를 만드는데 저희 협회가 기여를 했고요. 공청회를 여러 차례 거치면서 의회에 장애인문화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여전히 이 사업은 추진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문화센터에 대해 이야기하면 공무원들도 센터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크게 공감을 합니다. 그래서 서류상으로 약속된 것은 아니지만 담당자와 구두로 이야기해서 사업내용이나 추진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이 됐었죠. 그러나 어느 정도 추진이 되다가도 담당자가 바뀌어 버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만약 40까지 사업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해도, 담당자가 인사 이동되면 다시 0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시에서는 업무를 인수인계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세세한 내용까지 다 인계가 되겠어요. 이렇게 업무의 지속성이 부족하다보니 계속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죠.
장애인문화센터는 꼭 필요한 것이고, 행정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입니다.

▲장애인문화협회를 이끌어 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장애인문화협회는 장애인단체긴 하지만, 문화관광부 소속 법인이에요.
그래서 시에서 업무적으로 접근할 때, 문화예술진흥과로 가면 ‘장애인단체가 왜 여기로 왔나’라고 하고, 또 장애인복지 관련 부서로 가면 ‘문화관광부 법인인데 왜 우리에게 오나’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정립됐지만, 초창기에는 이것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2013년 7월 광주장애인문화예술활동조례가 통과되고, 여기에 근거해 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장애인문화예술지원센터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 장애인 관련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합니다. 1년 예산 지원이 3천만 원 정도로 한사람 인건비 수준이죠. 따라서 법인에서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운영해야하는데, 직원 한 명당 7개 사업을 맡아서 하다 보니 일이 굉장히 힘듭니다. 저는 당연히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하고 있는 것이고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하게 해온 것은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 마련이라는 꿈을 위해서입니다.

▲이밖에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초창기에 명예 부시장으로 장애인을 임명했던 적이 있어요.
명예직이긴 하지만 시장과 함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실제 당사자인 장애인을 명예문화정책실장이나 명예문화부시장 등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급여가 나가거나 행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디딤돌 역할로서 임명하는 것이죠.

시장이 이런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돈 드는 것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청년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은 철수라는 청년을 명예부시장으로 임명한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러면 청년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인 당사자인 철수라는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좋은 정책이 제안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장현 시장이 초창기부터 늘 강조해 온 청년문제나 장애인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과제를 얻을 수도 있고, 또 시장이 이 부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시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들 역시 시장이 강조하는 부분에 대해 더 좋은 정책, 더 실효성 있는 사업을 구상하려고 하는 변화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장현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선거철만 되면 많은 정치인들이 찾아와 얼굴도 비추고 장애인들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하는데, 막상 당선이 되면 다 사라져버려요.
윤장현 시장도 어떻게 보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엔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 고문을 하는 등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가며 이야기했었는데, 이제는 만나기 힘든 사람이 됐죠.

윤장현 시장이 선거에 출마했을 때 광주지역 장애인들은 장애인복지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상당한 기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시기가 좋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하라는 지시가 내려와서 여러 복지사업들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이와 관련된 장애인 및 장애인단체들 사이에서 실망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죠.

보건복지부의 지침 때문에 의무적으로 시가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고, 시장 의지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장애인복지나 예술 부분에서 보면 높은 점수를 주진 못할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면담자리가 있어서 시장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마인드나 생각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봐요. 공약이행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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