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72) 최창호 두드림난타공연단 단장
100명과의 대화(72) 최창호 두드림난타공연단 단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6.01.2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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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평가 통해 질 높은 문화단체 육성해야
현장 속으로 파고들어 시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토크콘서트 열고, 영상으로 만들어 알려줬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광주 서구청 건너편 골목 안에 위치한 두드림난타공연단 연습실에 들어섰다. 널찍한 연습실에는 많은 수의 대북들이 한쪽에 정렬돼 있었고, 작은 연습실 안에서는 신나게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잠시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자 최창호 단장이 연습실에서 나와 인사를 건넸다. 난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연습생에게 기본적인 가락을 가르치고 있었다고 했다.

최창호 두드림난타공연단 단장은 한국퓨전난타연구원 원장을 겸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하고, 드럼을 치는 등 음악을 해온 사람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부터 음악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퓨전난타가 너무 전문적이고 식상한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느끼고, 스스로 가락을 창작하고, 작품을 만들어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2010년이다.
최 단장은 광주지역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생각, 그리고 시장과 시민의 소통에 대해 강조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언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일흔두 번째 순서로 최창호 단장과 대화를 나눠봤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작년 2015년도에 난타 공연을 170회 정도 했습니다. 공연을 다니면서 현재의 공연문화가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에서 공연문화에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데, 너무 형식적으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연의 질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시에서 조금 더 같이 지켜봐주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말은 단순히 예산을 측정해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을 구성한다던지 해서 광주의 문화단체를 평가하고, 질 높은 문화단체들을 육성해갔으면 좋겠다는 것이죠.

자격미달의 단체들이 그야말로 형식적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실적보고 하는 상황을 많이 봅니다. 예술 특성화 사업으로 예산이 편성되는데, 조금 더 알차게 써줬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서류로 결과가 마무리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죠.
시민들은 ‘그 공연이 그 공연이다’라는 인식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공연의 질을 높이기 위해 행정에서 공연과 관련된 부분들을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장르별로 광주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를 선정해 집중 육성해나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정책이 시행될 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예산이 편성돼야 해요.
특히 시장이라는 지위는 시민의 여론이나 각 분야별 여론을 직접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되면 해결해야 할 임무도 많고,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겠지만 한 분야에 대해 직접 파고 들어가서 전문가들과 함께 육성시켜 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몸담고 있는 공연 쪽에서 본다면, 실질적으로 공연들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봐줬으면 하는 것이죠.

사실 광주는 문화공연 단체들에 비해 공연장 수는 턱없이 적습니다. 따라서 공연장을 늘리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 역시 형식적으로 만들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왕 만드는 것이니까 예산을 좀 더 투자해서 수준 있는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홍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가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하는데, 실제로 시민들은 어디서 어떤 공연이 있는지 몰라서 못가는 경우가 많아요. 지역 곳곳에서 이뤄지는 작은 공연들의 홍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광주에서도 각 구별로 상설 공연장이 있고, 거기에서 이런저런 사업으로 작은 공연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는 사람만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어디에 가면 어떤 공연이 언제 열리는지 일목요연하게 요약해서 시보가 됐건, 온라인 홍보가 됐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제가 느끼기에 시장과 시민이 접촉하는 빈도가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연을 하면서 보면 시장으로서 행사에 참석해도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업무가 끝난 주말에도 공연장에 와서 관람하고,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공연장은 시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요. 예고 없이 뜻하지 않게 나타나서 공연을 보고, 시민들과 대화도 나눈다면 그것이 현장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장이 시민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보지만, 꼭 공연장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시민들이 모이는 장소라면 어디든 괜찮다고 봅니다. 몇시 몇분에 온다고 예고하고, 얼굴 비추고, 악수 좀 하다가 가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 허심탄회하게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면 시민시장으로서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정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시장으로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시민들의 의견을 많이 접할 것이라고 봅니다. 시민의견을 듣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실체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암만 이런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달라고 말해도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잖아요.

따라서 내가 말한 정책이 실제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소통수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요즘 정치인들이 토크콘서트 같은 것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정치인들이 자기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그래도 어떤 주제들이 요즘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긍정적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광주시에서도 시민들이 제안한 정책을 가지고 시장, 관련 전문가나 공무원, 시민들이 참석해 토론하는 것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SNS나 블로그로 알려주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토크콘서트를 열어서 시장의 생각은 어떤지, 그리고 전문가나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시장의 입장에서는 좋은 정책을 발굴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시민들은 광주시가 특정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알권리가 충족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연을 다니다보면 종종 시장이 참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님이 온다’고 하면 분위기 자체가 시장 쪽으로 쏠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인공경의 날을 기념해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을 진행한다고 하면, 주인공은 어르신들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시장이 인사말 해야 하기 때문에 빨리 끝내야 한다거나, 한번은 공연 중간에 끊은 적도 있어요.
공연엔 짜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시장의 방문시간에 따라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춰버리는 것이죠. 주인공이 바뀌어 버리는 것이고,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장이 지시해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겠죠. 주위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시장으로서 형식에 치우친 참석보다는 조용히 와서 공연을 보고, 참석자들과 간단하게나마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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