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9) 강미량 한국마약퇴치운동 광주·전남본부 상담실장
100명과의 대화(69) 강미량 한국마약퇴치운동 광주·전남본부 상담실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2.30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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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끊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교육이 중요
튼튼한 가정 위해 예비부모교육 제도화 필요
광주시, 교육청 협력해서 자유학기제 대비해야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강미량 한국마약퇴치운동 광주·전남본부 상담실장을 만나기 위해 치평동의 사무실을 찾았다.
강 실장은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항상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마약중독 예방과 올바른 결혼생활 등을 위한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아홉 번째 순서는 강미량 상담실장이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 마약류 중독은 청소년의 경우 흡입제나 담배, 어른들의 경우 대마초나 필로폰 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독들은 한번 경험하게 되면 계속 하기가 쉽습니다. 따라서 한 번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호기심으로 한번 해본 것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후조치보다는 예방교육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관심을 갖지 않도록, 아예 마약에 손을 대지 않도록 예방교육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마약에도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사전예방교육이 될 수 있도록 제도화돼야 합니다.
1년에 한 번씩이라도 모든 학교, 모든 학생들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또 저학년일 때 교육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약물 오남용 교육은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신청해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없는 실정입니다. 담배를 모든 마약류의 게이트웨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접하는 흡입제나 담배, 술 등은 본인들이 크게 문제를 못 느끼지만 어른이 돼서 마약을 접하는 경우로 발전할 수도 있죠.

마약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마약을 하면 범법자가 돼서 교도소에 가죠. 그런데 문제는 마약은 한 번 하게 되면 계속 하게 되기 때문에 교도소를 평생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가정이 깨지고,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약물로 인해 뇌나 호르몬의 변화가 많이 와서 우울증을 많이 겪어요. 이로 인해 교도소나 정신병원 등에서 자살로 많이 이어지죠. 신체적인 문제로는 C형 간염, 간경화, 간암 등의 발병확률이 무척 높아집니다.

   
 
▲또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나.
- 제가 교도소나 소년원, 보호관찰소 등을 다니면서 비행청소년들을 많이 만나는데 대부분 부모가 있지만 불화가 있거나, 편부모 가정 등 평범한 가정이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상처가 많고 사랑을 못 받은 것 때문에 마음속의 분노나 화, 아픔을 감추기 위해 비행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서 잘못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칭찬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씩 가르쳐줘야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받지 않도록, 그리고 정서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따라서 결혼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남녀를 불문하고 광주시에서 예비부모교육을 반드시 시켜야 한다고 건의하고 싶습니다. 얼마만큼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부모로써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또 시행착오도 훨씬 적을 것이에요. 그러면 아이들이 비행청소년으로 되는 비율도 줄어들 것이고요. 짧게 한두 시간 정도로 끝내선 안 됩니다. 교육시간이 길수록 좋습니다.

결혼하고 난 후에도 임산부를 대상으로 광주시에 소속된 기관 상담자들과 연계해 임산부를 방문해서 산모로서 예방접종을 어떻게 하고, 병원에 가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고, 어떤 마음준비를 해야 하는지, 또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등을 알려줘야 합니다. 또 출산 이후에 가능하다면 매일 방문해서 분유 먹이는 방법이나 언제 어떤 예방접종을 시켜야 하는지 등 아이를 보살피는 방법도 알려주고, 정서학대나 신체학대가 있지는 않은지도 봐야 합니다. 교육 및 감시 활동이 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죠.
그러면 더 튼튼한 가정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에요.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학교에 보내고 국어, 영어, 수학을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광주시 차원에서 인력풀을 구성해 가정 방문교육 및 상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비행청소년이 되버리면 치유 프로그램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돈도 더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어요. 나중에 개입하기보다는 아예 어릴 때부터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면 국가적으로 훨씬 시간과 예산이 덜 들 것입니다. 몸만 크고, 내면이 제대로 크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이에요.

▲결혼하려는 사람, 또는 새롭게 시작한 가정을 대상으로 올바른 보육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인 것 같다.
- 맞습니다. 그리고 요즘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있어요. 한 학기를 정해놓고 그 학기 동안에는 수업을 조금만 하고 나머지 시간에 자유롭게 뭔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죠. 시범적으로 올해 실시하는 곳이 있고, 확대될 예정입니다.
자유를 줘서 아이들의 재량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취지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학교 교사들은 자신들의 일이 있고, 연구가 주 업무가 아닙니다. 하지만 교육부나 교육청에서는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고 있죠. 교사들이 자기 일도 많은데 언제 좋은 프로그램을 짜서 운영할 수 있을까요. 때문에 대강대강 할 확률이 높은 것이죠. 완전히 자율적으로 맡겨버리면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프로그램의 질 저하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실험삼아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광주시와 시교육청이 협력해서 전문 연구진을 구성하고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기본적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각 학교에 배포하면 지역특성이나 학생에 맞게 수정·보완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의 메카로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약퇴치운동본부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 저희는 마약류 및 오남용 되고 있는 약물에 대해 예방·홍보사업, 예방교육사업, 상담, 자료 개발 등을 하고 있습니다.
초중고교, 대학, 기업체, 기관, 부대 등 요청하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가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죠. 주로 담배나 마약류, 카페인, 살 빠지는 약, 수면제, 근육강화제 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살 빠지는 약이나 근육강화제도 중독이 된다는 말에 놀라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사실 중독이 될 뿐만 아니라 사용을 하더라도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상담사업은 약물오남용으로 인해 문제가 생긴 사람들을 전화나 면접, 서신으로 상담해주고 있는데, 특히 마약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요.
저희들이 찾아내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고, 본인이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주로 부모나 아내 등 주변 사람들이 종용해 전화를 걸거나 상담 받으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밖에도 소년원이나 교도소에 가서 재활할 수 있도록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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