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와 대중음악에 의도된 일본제국주의
군가와 대중음악에 의도된 일본제국주의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2.1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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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김순전 교수 연구팀 ‘제국의 전시가요 연구’ 출간

일본이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군인과 국민의 선전·선동을 위해 군가와 엔카를 대중화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김순전 교수 연구팀(일어일문학과 근현대문학교실, 박경수·사희영·박제홍·장미경·김서은·유철)은 ‘제국의 전시가요 연구 - 군가·엔카를 중심으로’를 출간했다.

이 책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시기 전장의 군인과 후방의 국민을 선전 선동하기 위해 일본에 의해 만들어지고 대중화됐던 군가(軍歌)와 엔카(演歌:메이지(明治) 시대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일본의 대중음악)의 전시적 기능을 면밀히 분석했다.

책은 한국연구재단 등재 학술지에 실린 군가·엔카 관련 논문 18편을 모아 제1장 엔카(演歌)의 시공간, 제2장 근대 취향과 엔카(演歌), 제3장 대중예술의 공간이동, 제4장 군가(軍歌)의 국민교화, 제5장 제국의 욕망과 확장 등 다섯 주제로 구성됐다. 아동용 군가에 담긴 메이지 국민교화사조, 1930∼1940년대 유행가의 전시기능, 전시영화와 그 주제가, 만주를 향한 일제의 대륙 진출 노래, 엔카(演歌)와 민주화의 상호 영향관계, 쇼와기 엔카에 표출된 외래어 양상 등을 다각적 측면으로 들여다봤다.

김순전 교수 연구팀은 십 수 년 전부터 한국학 일본어자료의 실증적 구축과 이에 대한 연구에 진력해왔다. 그 결과 방대한 분량의 한국학 일본어자료를 구축한 일본어 원문서(현재 19권)와 번역서(현재 17권), 각 텍스트별 연구서(6권)를 출간했고 지금도 작업은 지속되고 있다. ‘제국의 전시가요 연구’도 그 중 하나다.

연구팀은 일본의 공간적 확장이 대한제국에서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한국역사(시간)의 흐름과 직결된 만큼 당시 대중화되어 불린 전시가요를 집대성하는 일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일본의 근대국가에서부터 제국주의까지 시간과 공간의 조작 및 확장과정에서 군가와 엔카의 유행과 변용, 대중화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김순전 교수는 “이번 연구서의 출간으로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때 불렸던 군가와 유행가 등의 실상을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제국’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시기의 동아시아 대중문예 연구에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실적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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