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장학금 비리에 학생회비 부정집행 의혹까지
조선대, 장학금 비리에 학생회비 부정집행 의혹까지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2.1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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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 사용내역 공개 요구에도 빗장걸이
학생회장이 총무 겸해 학생회비 독단적 집행
책임의지 밝히고, 규약 정해 발표해야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학생회장이 총무를 겸해 학생회비가 독단적으로 집행됐으며, 사용내역에 대한 공개요구에도 문고리를 걸어잠그고 있어 부정집행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조선대학교 내부 보건과학대와 총동아리연합회의 학생회 근로장학금 비리와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이후 다른 단과대학의 학생회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들이 익명으로 SNS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글들을 올림으로 인해 ‘선동’한다며 몰아세워지거나 혹은 추후 자신에게 가해질 수 있는 불이익 등의 이유로 전면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학생회 측에 진실을 요구하며 나선 학생이 있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 재학 중인 장모씨는 SNS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학생들이나 교학팀에서 학생회비 사용내역을 공개하라고 할 때 공개를 않고, 부회장이었던 저한테마저 공개 한 번 하지 않은 미대학생회장을 바르게 볼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암만 학생들이 익명으로 제보해봤자 꿈쩍도 안 할 것이다”며 “학생회 사람들은 금방 사그라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학생들은 문 닫힌 집에 한없이 문 두드리다 먼저 지칠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장모씨를 만나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씨도 원래 학생회 소속이었다. 그는 작년에 학과회장을 맡았었고, 올해는 C학생회장과 함께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미술대학 학생회 체계가 작년까지는 총무와 학생회장이 나눠져 있어 학생회비 집행이 공유됐었는데, 올해는 학생회장이 총무를 겸임하면서 그러지 못했다”면서 "학생회비 집행이 학생회장 독단적으로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씨는 “예전엔 학교나 교수가 학생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할 때 학생회가 학생들 대신 나서서 반발하고 잘못된 점을 잡아주려 하고 서로 똘똘 뭉치니까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미대학생회는 학생들이 불만을 이야기하면 학교의 입장이 이러니까 이해해달라라고 말하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과대학 학생회비를 내라고 신입생들에게 고지서를 보낼 때도 학생회비가 어떤 식으로 쓰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있어야 하지만 없다”며 “행사가 끝나고 나서 즉각 돈이 어디에 어떤 이유로 쓰였는지 알리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있다면 시정하겠다 말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공금을 써놓고 정리해놓지 않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학생들이 바로바로 볼 수 있는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학생회비 사용내역이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덧붙여 “SNS상에서 학생회를 통틀어 다 나쁘다고 말하는 댓글들이 대부분인데, 그것은 아니다”며 “학과회장들은 보통 23살 또는 24살로서 긍지를 가지고 시작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위에서 교육받은 대로 한 것일 뿐”이라며 일부 학생회로 인해 학생회 전체가 욕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장 씨는 “익명으로 글을 올린다고 해서 비겁하다고 하는 댓글들도 있는데, 학생회장은 대부분 선배들이고 사회에 나가도 볼 사람들이기 때문에 쉬쉬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 사안의 핵심인물인 C학생회장과 세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고, 전화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남겼음에도 결국 답은 오지 않았다.

학생회는 학생들 편에 서서 학생들의 입장과 요구를 가장 충실히 대변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보다는 덮고 넘어가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여 현대 정치판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조선대 미대에 재학 중인 J씨는 “다른 학과들 내부에서 학생회 비리와 관련돼 말들이 나올 때 미술대학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며 “학생회장은 시급히 학생회비 내역을 공개하고, 잘못된 점이 있을 경우 실망이 큰 학생들에게 사과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어서 “이미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에 대해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학생들에게까지 피해가 올 수 있다”고 우려하며 “다시는 학생회 내부에서 잡음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학생회장의 약속이 있어야 하며, 학생회 스스로 이런 문제점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규약 등을 정해 발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선대 미대를 졸업한 S씨는 “우리 때도 ‘학생회장 한 번 하면 차 한 대 뽑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있었지만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SNS를 통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꽁꽁 숨긴다고 문제들이 덮이진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S씨는 “나이 차이가 약간 있어 C학생회장을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선배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의지를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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