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출판기념회, 또다시 ‘구설수’
민형배 출판기념회, 또다시 ‘구설수’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12.02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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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출마용이다’는 비판도
▲ 민형배 광산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오는 11일,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민선 6기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13년 10월에 열렸던 민 청장의 출판기념회도 관권 개입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저서 이름은 ‘자치가 진보다’였다.

더욱이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청주 흥덕을)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연 후 의원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산하기관에 책 수백만 원 어치를 판 것과 관련 비난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2일 광산구와 정치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민형배 구청장은 오는 1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저서 ‘내일의 권력’ 출판기념회를 연다. 현장의 정치·지방자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권력의 지향을 모색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인 J씨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음성적 정치자금 모금 통로로 변질됐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면서 “현역 자치단체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리면 공무원들이나 관련 기업들이 앞 다퉈 돈 봉투를 들고 찾아가는 것이 관행인데 자치의 전도사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현역에 있으면서 출판기념회를 열면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정말로 알리고 싶은 좋은 내용의 책이라면, 이렇게 거창하게 출판기념회를 열지 말고 조용히 책을 내서 서점에 유통시키는 것이 옳다”면서 “현역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번 출판기념회가 ‘내년 총선 출마용이다’며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광산구 수완동에 사는 J씨는 “민 청장이 내년 총선에 광산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광산구에 파다하다”면서 “선출직 공직자의 사퇴 시한을 사흘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을 보면 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들을 포함 이해당사자들은 현역 청장이 출판기념회를 하면 빈손으로는 못 간다. 그게 돈 가져오라는 소리다”며 “설령 출마 여건이 안 돼 접더라도 출판기념회를 통해 최소한 정치자금을 모으는 데는 나름대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인 K씨는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현직 구청장의 출판기념회는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위로 간주된다”면서 “(민 청장의 출판기념회는) 이를 자제하는 최근의 분위기와도 맞지 않으며, 백보 양보해 비정치적으로 보더라도 총선 5개월 전의 현역 자치단체장의 출판기념회는 시기적으로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을 모으는 창구로 활용되고, 책값을 빙자한 자금 모금에 법적 제약이 없어 여전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본의가 됐든 본의가 아니든 정치인 출판기념회 자체가 이해당사자들에겐 ‘갑질’이 됐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얼마를 모금했는지 중앙선관위에 신고할 의무도 없고 설령 과도하게 책값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도 이를 조사할 근거가 전혀 없다. 정치자금법이 후원회 회계보고 등을 엄격하게 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반대로 출판기념회를 막을 경우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표류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출판기념회 관련 법규는 선거일 전 90일부터 후보자의 출판기념회 개최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103조 5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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