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정보화 빌딩 부작용도 덩치만큼?
최첨단 정보화 빌딩 부작용도 덩치만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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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서석동 서석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물론 주변 주민들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개교 103년을 맞는 이 학교 개교이래 가장 큰 주변환경의 변화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근 이 학교옆에 15층 높이의 대형 건물이 들어서 지난 20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한국통신 광주정보통신센터'라는 이 건물은 높이 88.2m에 지하3층 지상15층, 연건평 1만5천평으로 공사비만도 8백억원에 이르는, 도심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건축물이다.

한국통신 광주정보통신센터 옆 서석초교 불안

그러나 이 건물은 '최첨단 정보통신 구축과 벤처기업 입주 유도로 도심공동화 극복기여'라는 나름대로의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지난 95년 12월 착공전부터 주변 주택가와 일반 건축물들과의 부조화, 무등산 조망권 침해, 서석초교 학습권 영향 등을 이유로 일부 시민들의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광주 서석초교는 학생들의 등·하교길 교통안전, 일조권 침해, 소음, 주차혼잡 등을 들며 전전긍긍해 오고 있으나 한국통신측은 공사시작부터 입주까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학교측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학교측의 불만을 낳고 있다.

김경렬 서석초교 교장은 "건물공사초기부터 지금까지 애로사항을 한번도 물어온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학교측에서 여러 차례 협의를 요청 한 후에야 겨우 전화를 통해 실무자와 몇 마디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공사시작부터 현재까지 학교와 협의 한번도 없어

공사 중에도 아이들과 교사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1학년 한 담임교사는 "1층에 있는 1학년 교실들은 고층에서 일하는 인부들의 시선 때문에 유리창 전체를 '선팅' 해가며 수업을 진행해야만 했었다"고 말했다.

김교장은 "재학중인 650여명의 학생들 중 일부는 새 건물 앞길을 통해 학교를 오가게 돼 교통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물진입 교통량은 하루평균 500∼2,000대로 예상되고 있다.

김 교장은 또 "지금도 동구청 일부 직원들과 일부 민원인들의 주차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한국통신 이용 차량까지 겹친다면 학교주변 주차혼잡과 무질서는 눈에 뻔하지 않느냐"며 "이밖에도 일조권 침해, 냉방기계 소음 및 야간조명 피해 등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석초교측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다시 설명하고 한국통신측에 ▲야구연습장 및 숙소 건립 ▲담장벽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국통신 "시설보완...큰 문제 없을 것"

이에 대해 한국통신 한 관계자는 "시내중심가와 근접한 핵심상권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모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정보통신 1등급을 획득한 인텔리전트 시설을 갖추고 지역정보통신 벤처기업들에게 초고속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은 물론 무료인터넷 이용 및 교육을 돕고 각종 문화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일조권 침해는 법적 문제가 없으며 어린이 교통안전 대책은 인도를 1미터 늘리고 가드레일을 설치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또 등·하교 시간에는 경비원이 직접 도로에 나가서 통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주차와 소음문제도 "5백대의 주차시설과 차량 5부제, 2부제를 실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민원인 외부주차는 없을 것이며 5층의 배기 팬 소음문제는 현재 문제점을 발견하고 통풍구 방향을 청사안쪽으로 틀고 마력수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석초교에 야구하우스 담장벽화 설치 기부 계획 없어

학교측과의 협의에 대해서는 "입주가 끝나는 대로 학교를 방문, 예상되는 불편사항에 대해 협의를 할 계획이나 야구장 하우스 건립과 담장벽화 사업은 당장 계획된 것이 없다"며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은 실무선에서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도 "교통영향평가 재심의를 통해 이미 예상되는 교통문제들을 갖춰 보완을 다한 것으로 안다"고 만 밝힐 뿐 학교측이 우려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인근 주민들은 "한국통신은 '대규모 최첨단 인텔리젠트빌딩'이라는 요란한 자랑에 앞서 이웃한 어린 새싹들의 학습권과 신체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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