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근원적인 고독, 불안과 상실감을 끊임없이 자문하는 작업을 이어온 이인성 작가가 광주 롯데갤러리 2015창작지원전 3부 작가로 초대 되어 작품은 선보인다. 작가로서는 11번째 개인전인 셈이다.
롯데갤러리측은 전시 주제인 <공(空)>은 불교적 용어로 ‘실존하는 주체가 없음’을 의미하지만, 작가의 작품에서 비어있음과 허무는 문자적인 의미의 단순한 상실감이 아니라, 작품을 보는 주체가 현실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삶의 편린들을 열린 시선에서 교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이인성 작가는 삶의 혼란, 소외, 허무함의 흔적을 서사적 • 은유적으로 담아낸 회화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그는 최근 작업의 성향을 두고 “내가 바라보는 삶의 모습과 감정 등의 개인적 사건을 억제하고 허구적 상황을 만들어 재구성한다. 마치 영화나 연극의 배경무대와 같이 상황을 구성함으로써, 감정이 지니고 있는 내용을 극대화하여, 본인과 관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고 서술한다.
롯데갤러리 고영재 큐레이터는 이번 작업에서는 <다른 세계>, <보물찾기>, <신기루>, <장님과 징검다리> 등의 작품명에서 보는 것처럼 동화 속에 등장할 법한 판타지적 요소를 매개로 삼아, 현실에서 느낀 삶의 모습들을 재구성하고, 현실과 꿈 사이를 부유하는 작가의 내면 세계를 표현한다고 했다. 작가에게 있어 화폭은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시대의 특징들을 표출하는 공간이며, 더불어 스스로를 위안하는 무대가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기존 작업에서 개인이 느끼는 소외감, 무기력함, 혼란 등 현실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삶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은 실체들을 말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 두드러지는 오렌지색 공은 현실과 꿈을 이어주는 매개물로 상징되고, 이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암울한 작품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그 선명한 색채와 몽환적인 이미지는 작품 내 외부에서 허구적 상황의 재구성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꿈과 현실을 동시에 유희하고 관객을 궁극의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롯데갤러리는 광주 전남 지역 출신 혹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인의 전시지원을 위하여 1998년 개관 이후 17년 동안 창작지원전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갤러리 창작지원전은 매년 진행될 예정이며, 지역 미술인들의 지속적인 발언의 장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