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환경 공동체, 함께 만들어요
동네 환경 공동체, 함께 만들어요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1.05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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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가치Green’앱, 다양한 가치·다같이·녹색도시로
정책공급자와 정책수요자 모두 행복해야
동네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생활환경정보 공유
내년 1~3월 시범운영 후 4월부터 본격 시행

광주광역시가 주변의 환경문제를 제보하면, 바로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되는 구조의 앱 개발을 추진 중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앱의 이름은 ‘多가치Green’이며 내년 1월 시범운영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동네 커뮤니티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자는 최근 거주하는 동네에 3달이 넘도록 방치된 차량 한 대가 있어 신고를 한 적이 있다. 혹시 도난차량이라거나 대포차 등 불법적인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 쪽에서 출동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면 그 이후엔 견인을 해가든, 주인에게 연락을 하든, 알아서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경찰 쪽에서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는 ‘회사차량인데 불법적인 부분은 없다. 장기방치차량은 구청에 신고하라’라는 대답이었다.

탁구공이 탁구대 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시민들의 민원도 이 과에서 저 과로, 저 부서에서 이 부서로 넘겨진다.

만약 주변의 환경 문제를 민원으로 제기하면 곧바로 담당 공무원에게 연결되고, 민원해결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매체가 있다면 어떨까.
현재 광주시에서 개발되고 있는 앱인 ‘多가치Green’은 스마트폰을 통해 생활권 주변의 환경 민원을 제보하고, 이 민원은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적으로 연결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주민들이 동네 환경문제에 다양한 가치를 부여하고(多가치) 주민 스스로 다같이 해결하는 주민공동체를 통해(다같이) 녹색도시라는 미래를(Green)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보를 하면, 포인트가 쌓인다

사실 그동안 시민들은 어차피 민원 넣어봤자 해결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자기에게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보고도 외면한 경우들이 많다.
‘多가치Green’을 통해 주변의 쓰레기가 상습적으로 쌓이는 곳이나, 악취, 담장 파손 등 환경문제를 제보하면 마일리지가 쌓인다. 또한 이 마일리지를 통해 커피를 마시거나, 마일리지 기부를 통해 마을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이 사업은 행정자치부에서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정부3.0 과제로 시작했다. 광주시에서도 이러한 과제를 받아 광주에서 서비스디자인을 하는 회사를 찾게 됐다. 그래서 호남지역의 유일한 서비스디자인 회사인 ‘(주)가치같이’와 함께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多가치Green’의 기획자인 (주)가치같이의 한우일 대표는 “사람들이 안전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서비스디자인 측면에서 논의한 결과, 모바일로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하지만 귀찮은데 왜 올리나, 이익이 있어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책수혜자인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사진 찍어 어플에 올리는 간단한 방식

그는 “신고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의 해결방법을 모색해 가는데,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다는 것을 접목했다”며 “정책수요자는 쉽게 사진을 찍어 어플을 통해 간단히 신고할 수 있고, 공급자는 어느 곳에 어떤 민원들이 자주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편하도록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책수요자와 정책공급자, 즉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多가치Green’이 구상될 당시 시민들이 겪고 있는 환경문제를 파악했을 때, 먼저 정보의 측면에서 환경정보에 접근하기 불편하고, 생활에 필요한 환경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용자 실행 측면에선 쓸 만한 자원의 처리방법을 모르고, 민원신고가 불편하면서 결과의 확인 또한 어렵다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정책공급자(행정), 정책수요자(시민), 전문가, 공공서비스디자인사업가들이 모여 ‘정부3.0브랜드사업 국민디자인단’을 구성했다. 여기서 각자 아이디어를 전개하고, 아이디어들을 모아 분류한 후 함께 생각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내용을 구체화시켰다.

한우일 대표는 “열심히 앱을 활용하는 시민들 중에는 환경시민활동가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러한 활동가들을 초청해 시에서 환경정책을 세울 때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며 “각 동마다 활동가들을 모아 마을기업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3.0브랜드 과제 공유대회 최우수상

‘多가치Green’은 동네 커뮤니티 조성을 위해 생활환경정보를 공유하고, 실천을 위한 동네 사람들의 협력과 봉사를 이끌어 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앱에서는 ▲오늘의 대기상태 ▲동네생활정보 ▲동네 환경 봉사활동 등의 정보를 제공해 동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의 협력을 유도한다. 또한 ▲동네활동가 양성 ▲동네 활동가 마을기업 설립 ▲동네 환경문제 정책반영 등 단순한 환경문제 제보에서 동네 주민 커뮤니티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多가치Green’은 지난해 11월 안전행정부 주최로 대구에서 개최된 ‘정부3.0브랜드 과제 국민디자인단 결과공유 대회’에서 광주광역시 사례로 발표해 12개 지자체 중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광주광역시 환경정책과 손인규 주무관은 “현재 웹은 개발 중인 상태이고, 올해 연말까지 구축될 것이다”며 “내년 1~3월에 시범운행 이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多가치Green’은 모든 민원에 대한 원스톱 처리 앱이 아니다”며 “추후에 이 앱이 활성화되면 범위가 확장될 수도 있지만 현재는 환경에 국한돼 있다”고 답했다.

손 주무관은 “현재 상습투기지역을 파악하고는 있으나 전부를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며 “시민이 ‘多가치Green’을 통해 신고해주면, 시에서 포인트를 주고 그 포인트를 기부해 목표금액에 도달하면 펀딩사업을 통해 상습투기지역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시민 참여 통한 주인의식 함양 기대

마을 환경 개선을 위해 포인트를 기부할 수도 있지만, 커피를 사먹거나 화분을 사는 등 개인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손 주무관은 “환경개선 활동에 동참하고 싶은 업소의 신청을 통해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다”며 “포인트를 사용하면 5~1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화장실이나 약수터가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거나, 동네 주민이 자발적으로 환경개선에 앞장서는 것 등을 칭찬할 수도 있다.

손 주무관은 “이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대효과라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쓰레기도 덜 버릴 것이고, 주인의식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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