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1) 김지혜 미디어메디컬 대표
100명과의 대화(61) 김지혜 미디어메디컬 대표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1.04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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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디자인에 대한 가치평가 높아져야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의 교육 증진 필요
문화전당, 실질적인 시민친화적 공간 됐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김지혜 대표를 만나러 조선대학교로 향했다. 김 대표의 나이는 올해로 스물여덟. ‘양’이라고 부르기엔 나이가 있고 ‘씨’라고 하기엔 아직은 어린 청춘이다. 그녀는 광주의 젊은 청년이자 창업가의 입장에서 느낀 점을 씩씩하게 말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 한 번째 순서는 김지혜 미디어메디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저는 지금 미디어 쪽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고 싶어요.
영상작업하는 사람이나 디자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들인데, 환경이 많이 열악해요. 작업 환경도 열악하고, 그 가치를 평가받는 것도 열악합니다. 타지역에 비해 광주는 아직 이 분야의 가치에 대한 기준치가 많이 낮은 것 같아요.

현재 저희도 새로운 사람을 구하려 하고 있어요. 하지만 미술대나 신문방송학과 학생들하고 ‘광주에서 일 같이 해보자’고 이야기 하면 다 서울로 가려 한다고 대답합니다. 서울에서 사는 것도 힘들다고 하지만, 어쨌든 일이 다양하고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광주에서 영상 일을 하기엔 아직 일의 범위가 제한돼 있고, 정체될 것 같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저도 이 일을 하면서 체감하긴 했지만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입장을 들으면 5년, 10년 후에 과연 광주가 문화도시로서 자립해나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체능계에 있는 사람들이 좋은 환경에서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광주시에서 영상 분야를 키우려고 CGI센터도 만드는 등 뭔가 하고 있긴 한데 피부로 와 닿지는 않습니다.

또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영상교육의 수준도 높여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은 다채널 시대기 때문에 수많은 교육 영상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교육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교육이 있다고 뜨긴 하는데 사실 몇 달에 한 번 하는 식이죠.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1회성으로 강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계속 이어져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연자와 학생들이 같이 프로젝트를 해본다거나 공동체 관계가 계속 형성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강연자와 학생들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나 기관,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미디어나 디자인의 경우 문화와 깊은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 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아시아문화전당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아요. 시민들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문화전당은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광주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장소에 크게 만들어졌잖아요.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들로 채워질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공연을 보면 썩 와 닿지 않더라고요. 세계의 다양한 공연을 하면서 우리의 예술적·지적 감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현재 미디어나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청년,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봤을 땐 이런 공간이 생긴 것은 좋습니다. 처음 개관 후 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광주에 그동안 이런 큰 공간이 없었고, 지하로 돼 있는 것도 신기하고요. 특히 소파를 놓아두고 그늘 밑에서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참 좋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아직도 문화전당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도 일부 있더라고요. 누군가는 ‘우리가 거길 들어가도 돼?’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어요. 따라서 광주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적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저는 주로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광주에 살면서 창업이 피부로 와 닿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놀고 있다는 느낌이죠.
26살부터 이 일을 시작했는데, 그 전까지 한번도 창업보육센터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청년창업자를 만나기 쉽지 않았고, 청년이 창업을 한다는 것은 티브이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청년창업가인 강수훈 스토리박스 대표를 만나게 되면서 청년들도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내 주변에도 청년창업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처음엔 언론고시를 준비하면서 공모전을 통해 프로젝트를 맡아 영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첫 영상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다보니 소개를 받고 받아 일이 많아지게 됐고, 회사를 만들게 된 것이죠.

광주에는 큰 미디어 회사가 몇 개 있습니다. 큰 회사들은 사람도 많고 좋은 장비들도 많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그에 비해 우리는 1인 미디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저 혼자 하다가 작년에 1명을 더 영입해서 둘이서 영상 만드는 작업하고 있습니다.
주로 이제 막 새로 시작하는 기업의 홍보영상 등을 제작하고 있고요. 새로 시작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신선하고 새로운 영상을 원해서 저희가 그 눈높이에 맞는 것 같아요.
관공서나 시청 각 부서의 프로젝트 영상 제작 일원으로 들어가 만들기도 하고, 최근엔 세계 청년축제에서 영상파트 분야를 맡아 일하기도 했습니다.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 윤장현 시장은 항상 청년들을 제일 먼저 생각하더라고요. 시청 1층에서 열리는 꿈꾸는 테이블에 가서 봐도 청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보였어요.
하지만 거기에서 끝인 것 같아 아쉬워요. 뭔가 구체적으로 청년들이 광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청년을 위한 정책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청년들을 위해 정책이나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이러이러한 이유로 할 수 없어 안타깝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청년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아낀다면 청년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듣고, 또 실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윤장현 시장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이미지가 컸어요.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사람이 시장이 되면 훨씬 제안하기도 쉬울 것 같고, 제안했을 때 귀 기울여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된 후 워낙 일이 많고 바빠서 그러겠지만 아직까지 정말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이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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