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0) 김태완
100명과의 대화(60) 김태완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0.2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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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당장 성과 없더라도 장기적 관점 필요
아이들에게 미래 꿈꾸는 법 가르쳐야
자기만족 느낄 수 있는 기회 많아졌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언제 여름이 끝나나 싶었는데 어느새 외투를 입어야 될 정도로 날씨가 쌀쌀해졌다.
단풍이 물들어 가는 가을날, 김태완 씨를 만났다. 그는 청춘의 입장에서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지금까지 꿈을 배운 적이 없기에 현재의 청춘들이 자신의 길을 확고히 정하지 못해 자기만족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따라서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진로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 번째 순서는 김태완 씨의 이야기다.

▲먼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한다.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노인이나 아동, 청소년을 위해 복지부와 광주시가 합자해서 투자하는 사업이지요.
저는 아동청소년 일을 하고 있고, 장애아동의 경우 발달재활지원서비스라고 해서 언어치료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일부 중·고등학생도 포함돼 있어요.

아동정서발달지원서비스는 아이들이 아직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이기 때문에 바이올린, 첼로 등 클래식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사업은 월 4회 진행되고, 매번 두 시간씩 수업을 합니다. 1시간은 클래식 악기를 배우는 등 이론실기 수업을 하고, 또 1시간은 음악감상이나 음악놀이 등 음악프로그램을 통한 정서순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이 사업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 서비스는 보건복지부가 매년 2월에 모집해서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다음해 2월까지 진행하는 1년 사업이었습니다. 구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신청은 보호자들이 관할 주민자치센터에 가서 신청한 후에 교육기관을 본인들이 선택해서 옵니다. 기존의 복지가 하향식이었다면 지금은 상향식입니다. 수혜자라는 개념보다는 소비자의 개념이 큰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이 구조가 바뀌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월에만 모집해 끝내지 말고, 1년 중에 꾸준히 아이들이 신청될 수 있도록 예산을 쪼갰습니다. 연중 이 서비스가 필요한 아이들이 신청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도는 좋지만 현장에선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수업은 한명 한명 개인수업이 아니라 그룹수업입니다. 예산이 쪼개져 2월에 신청해 3월에 시작하는 아이들이 적어버리니까 운영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중간에 들어오는 아이들 수가 한 반을 꾸릴 정도가 돼야 하는데, 2~3명밖에 오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죠.
예산을 쪼개서 가니까 모집하는데도 어려움이 있고, 교육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내년에 아이들의 진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는 꿈꾸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꿈을 써내기만 했지, 왜 그 꿈을 쓰게 됐는지를 배우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배운 적이 없어서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안에는 ‘아동청소년의 현장체험형 진로직업교육서비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관이나 직업의 역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것이죠. 따라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을 알려주고 체험학습을 하며 꿈꾸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우리들의 현 시대에 필요한 키워드는 아이들의 ‘정서’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급박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고, 정서적인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아동정서발달지원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또한 현재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는 진로의 문제가 있잖아요.

청춘들이 꿈꾸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남들 따라 취업준비를 하거나 고시공부를 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막상 취업을 해서 회사에 들어갔는데 자신이 원하는 가치관과 맞지 않는 생활이어서 그곳을 나와 다른 것을 찾는 모순이 발생되는 것이죠.
청춘들은 대학도 졸업해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 등 할 것이 많습니다. 만약 어렸을 때부터 꿈꾸는 방법을 배웠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순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청춘은 인생에 있어 푸른 봄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동청소년들도 곧 청춘이 될 것이니까 정말 푸른 봄날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진로교육을 시행하는 것은 어떤가?
-제가 알기론 학교에서도 진로에 대한 부분들을 언급하기 시작해서 조금씩 시행해나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현장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저 강의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콘텐츠를 가지고 가야겠지만 2~3년 정도 아이들과 함께 현장에서 느껴야 콘텐츠들이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실 진로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입니다. 사업을 한다고 해도 성과가 바로 나타날 수가 없고요. 이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끌고 갈 것인가라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단기적으로 볼 수는 없고 장기적으로 가야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자리를 잡아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자신의 가치관에 모순되지 않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느냐의 문제인데, 이것을 성과로 나타낼 수는 없는 것이죠. 현시대의 청춘들이 겪고 있는 모순들을 지금의 아이들이 덜 겪도록 해주는 것이 진로체험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밖에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아동, 청소년, 청춘들에게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나 청춘들이 다양한 기회를 통해서 자신들 인생에 더 자기만족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자기만족하며 행복해하는 청춘이 많이 없으니까요.

청춘들에게 있어서 행복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또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입니다. 요즘 청춘들에게 ‘꿈이 뭐냐’, ‘하고 싶은 것이 뭐냐’는 것은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그만큼 자기만의 꿈을 가진 청춘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죠. 꿈이 없으니까 행복하지도, 자기만족도가 높지도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3포 세대, 5포 세대, n포 세대란 말도 등장을 한 것이고요.

만약 생활이 어렵고, 취업도 어렵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자기의 꿈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청춘들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면 인생의 행복감 느끼면서 달려 갈 것인데, 목표 자체를 몰라버리니까 방황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소비가 많아지고 있다는 말이죠.
따라서 이런 소비를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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