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하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하자
  • 이용섭 전 국회의원
  • 승인 2015.10.28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용섭 전 국회의원
1년 8개월 만에 어렵게 성사된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지난 20∼26일 금강산에서 열렸다. 잠시 만남으로 60여년 이상을 사무치는 그리움과 눈물로 보내온 이산가족들의 한과 애절함을 달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아직도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들이 너무나 많고 초고령이란 점이다. 지난 20차례 이산가족 상봉에 참여한 가족들은 2,200여명으로,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13만여명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20차 이산가족 상봉자의 경쟁률은 663대 1이었다. 컴퓨터 추첨에서 떨어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약 없는 만남에 눈물을 흘리면서 뒤돌아서야 하는 아픔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같은 가슴아린 만남과 이별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가슴이 무겁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산가족 1세대들이 고령으로 사망하면서 부모와 자식간 상봉, 부부간 상봉, 형제·자매간 상봉은 점점 찾아보기 어렵고 친인척간 상봉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평생을 그리던 가족들이 서로 만나보지도 못하고 한을 안고 눈을 감아야 하는 이 고통을 누가 만들어 낸 것인가?

이제 이산가족들에게는 더 이상의 시간이 없다. 정부가 지금처럼 명절 때가 되면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또는 남북관계 물꼬를 트기 위한 수단으로 비정기적 일회성 상봉을 추진해서는 이산가족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

이 분들의 한을 살아생전에 풀어주기 위해서는 상봉 정례화를 바로 실현시키고 이를 이산 가족들이 일정한 절차만 거치면 항상 만날 수 있도록 상봉 상시화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절실함과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산가족들의 절규와 피눈물을 가슴에 새기고 인륜차원에서 절실하게 접근해야 한다.

사사건건 조건을 붙이는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5·24조치나 금강산 관광분야에서 좀 양보하더라도 상봉 상시화를 이뤄내면 오히려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제 제발 정부와 정치권이 남북문제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지 말고 크게 멀리보고 획기적인 결단을 통해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바란다. 부모자식과 형제자매가 서로 생사도 알 수 없고, 보고 싶을 때 보지도 못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우리 말고 또 어디 있는가? 정부의 통 큰 결단을 재삼 촉구 한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