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비전을 담을 그릇(7) 장기적 계획으로 도시브랜드 의미 끌고 가야
광주의 비전을 담을 그릇(7) 장기적 계획으로 도시브랜드 의미 끌고 가야
  • 권준환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10.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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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Partner Gwangju’ 아무도 모르는
시장 공약사항에 도시브랜드 의미 반영되어야

현재 광주시는 도시브랜드 ‘Your Partner Gwangju’를 알리거나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광주의 비전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광주시가 내세우는 도시브랜드가 무슨 내용인지 확연하게 다가오지도 않고 시장의 시정철학인 '더불어 사는~'에 치여 드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역대 시장 때도 광주 도시브랜드는 마찬가지였다.

도시브랜드는 그 도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Your Partner Gwangju’는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고, 아니면 그 브랜드를 제대로 펼쳐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시민의 소리>는 6회에 걸쳐 광주시의 도시브랜드를 진단하고 서울, 인천, 부산, 대구의 도시브랜드 가치제고에 대한 노력들을 들어봤다.
우선 서울과 인천, 대구의 경우 오래된 도시브랜드를 대체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부산은 기존의 브랜드가 큰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2007년 수립된 도시브랜드 ‘Hi Seoul. Soul of Asia’가 만들어질 당시 서울과 현재 서울의 위상이 차이난다는 점,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이상한 어감이라는 부정적 평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중화사상을 가진 중국의 거부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서울시는 시민 중심의 ‘서울브랜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시민 토크콘서트를 11회 진행해 키워드를 정리했다. 또한 전국 공모를 통해 1만6천여 건의 아이디어가 공모됐고, 이 중 10개를 추려 추진위에서 심사를 통해 3개를 선정했으며, 이후 시민과 전문가들의 선택으로 최종 서울의 도시브랜드가 선포된다.
서울시는 서울 브랜드 활용 매뉴얼 및 적용방안 등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공공기관, 서울시 산하기관, 대중교통, 도시시설물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도시브랜드 교체 분위기 확산

인천시는 2006년 개발해 아직까지 사용 중인 심볼마크, 전용서체, 캐릭터, 마스코트, Fly Incheon 등 상징물(CI, BI)의 특허갱신기간이 임박한 시점인데다가 개발 후 10여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미지가 노후화됐고, 지역 대표성 및 시민 공감대 부족 등을 이유로 새로운 도시브랜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인천시는 인천발전연구원에 상징물 관리방안에 대해 정책연구를 의뢰했다. 연구결과 CI(City Identity)는 재정립하고, BI(Brand Identity)는 새롭게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도시브랜드 및 상징물은 내년 중에 새로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시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개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슬로건의 위계를 확실히 세운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브랜드를, 저런 상황에서는 이 슬로건을 써야 한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립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이 인천시의 도시브랜드에 대해 혼란을 느낄 수 있는 확률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행정 내부적으로도 교육을 실시해 공무원들이 도시브랜드 및 슬로건 사용에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하고 있다.

대구시 또한 도시브랜드 체계의 제정시기가 달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각각이고, 브랜드간 연계성이 없어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으로 인해 새로운 도시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는 2003년 지하철 참사 등을 겪으며 보수적이고 더운 도시, 고집불통, 대형사고 빈번한 도시 등 부정적 이미지가 존재해왔다. 또한 그동안 섬유패션도시, 녹색도시, 메디시티, 문화공연도시, 미소친절도시 등 부서별로 제각각 자기 메시지만 전달하기 급급했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 요소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대구시민에게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주고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2004년 도시통합마케팅 차원에서 ‘Colorful Daeg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개발하게 된다.

대구는 올해 ‘도시브랜드 전략 2030’을 새롭게 수립하고 이 전략을 통해 대구의 정체성, 역사, 문화, 그리고 시민의식까지를 포함해 정체성을 도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연계해 후손들이 먹고 사는데 도움 되는 브랜드의 필요성을 반영하고, 대구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시는 새로운 도시브랜드 개발에 있어서 특히 시민의견수렴 분과위원회, 정체성정립 분과위원회, 브랜드평가 분가위원회 등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위원회가 참여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부산시, 새로운 도시브랜드 심사숙고해야

앞서 소개한 서울, 인천, 대구와는 달리 부산은 기존의 도시브랜드인 ‘Dynamic Busan’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Dynamic Busan’은 2003년 시민공모와 슬로건 선정 자문위원회의 심사 및 외국인, 내국인 선호도 조사를 거쳐 부산의 대표 슬로건으로 선정됐다.

부산은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홍보를 위해 3년마다 ‘부산광역시 도시브랜드 기본계획’을 세우고, 매년 ‘부산광역시 도시브랜드 실행계획’을 통해 기본계획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진 도시브랜드 개발이 이뤄진지도 어느새 10여년이 지났다. 서울, 인천, 대구 등 새로운 도시브랜드가 필요하다는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부산시도 이러한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금의 도시브랜드에 대한 타당성 검토 조사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지만, 기존의 ‘Dynamic Busan’을 무너뜨리고 새로 만드는 것에 대해선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부산에서 시청과 시내를 돌아다녀 보면 부산시 도시브랜드를 자주 접할 수가 있었다. 이미 Dynamic Busan은 대내외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가치가 높게 제고된 상태이고, 따라서 섣부른 예산 소모와 시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시브랜드팀 담당자가 말한 “도시브랜드가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도시경쟁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는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A씨의 의견과도 어느 정도 일치되는 부분이다. 외국 투자자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이나 부산, 인천 등의 도시는 브랜드 가치와, 브랜드구호가 차지하는 위치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광주는 아직 도시기반이나 관광객 수준을 따져봤을 때 이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어느 브랜드가 나오건 정책적으로 집중하고 이루려는 목표들을 집약적으로 담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광주의 도시브랜드 ‘Your Partner Gwangju’가 지닌 목표인 기업유치나 관광객 유치가 과연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우선 살펴봐야 함을 강조했다.

마냥 손 놓고 있어서는 안돼

이제 더 이상 산업발달만이 그 지역의 경제를 성장시키던 시대는 지났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나 보령 머드축제 등 지역의 작은 시·군도 자기 지역을 알리고 관광객들을 유입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는 문화도시를 지향하며 문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사실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정립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지 않기에 쓸데없이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도시브랜드를 바꾼다고 해서 그 브랜드가 광주에 먹거리를 물어다 줄 것이라고는 기대되지 않는 것이 광주의 현실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도 안 된다. 어느 정도 시민들이 광주의 도시브랜드가 무엇이고, 또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시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브랜드가 바뀔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시장의 공약사항에 도시브랜드 의미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디 지금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광주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이 ‘Your Partner Gwangju’라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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