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4)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상임활동가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4)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상임활동가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9.03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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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권한 줄이고, 지역자치조직에 권한 나눠줄 것
교육청, 입시경쟁 해결하려는 의지 없는 것 문제
건강한 사회 위해 논란이 많아졌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모임)’ 상임활동가를 만나기 위해 산수동으로 향했다.
박 활동가는 ‘만약 당신이 시장이라면…’이라는 질문에 자신은 시장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폭넓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그는 학벌을 따지는 현 사회가 바뀌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쉰 네 번째 순서는 박고형준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저는 광주에 사는 아주 평범한 시민입니다. 하루하루 일하고 아이랑 놀아주는 그런 사람이죠. 만약 제가 광주시장이 된다면 시장의 권한을 최대한 줄일 것입니다.
사실 시장이 시민의 목소리를 다 들을 수 없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리도 마련하고 하지만 허구적 맥락에서 듣는 것이라고 봅니다.
150만 인구의 목소리를 한 사람이 어떻게 다 귀담아 듣겠어요.

윤장현 시장은 시민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가져가는데 모든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다거나 또는 찾아간다는 것이 물리적으론 힘듭니다. 시민들을 찾아간다는 일종의 행선들은 모든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은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시민을 위했다는 평가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보통 자신들이 해왔던 것들을 다듬어서 잘 보여주기만 할 뿐이에요. 그래서 만약 제가 시장이라면 허구적 맥락에서 시민시장이 아니라 ‘나는 시민들의 모든 목소리 들을 수 없으니까 차라리 권리를 분할해서 시민에게 더 부여하겠다’라고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주민자치센터나 동장, 통장, 반장들에게 권한을 나눠주는 것이죠. 지금도 그들의 역할이 있긴 하지만 권한은 많지가 않습니다. 주민들은 뭔가 동네의 일을 해결하고 싶다면 동장이나 통장에 이야기 하지 않고, 구나 시 등의 행정조직에 이야기합니다.
구나 시 같은 행정조직들은 이런 일들을 업무로만 받아들여 처리할 것이고, 주민들의 욕구에 맞춰서 깊숙이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봐요. 권력이라고 하는 것은 예산과 권한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아래에 있는 지역자치조직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교육청의 교육정책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교육의 문제는 비단 교육청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 학교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학벌없는사회모임은 학벌 차별이라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교육청을 비판할 때 관심을 가지죠. 주체가 뚜렷하니까요.
그래서 혹자는 학벌없는사회모임이 교육청을 견제하는 성격의 단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가 학벌이 만연한 사회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학벌문제를 지탱하는 특정한 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또 어떤 것이 학벌이라고 규정하기도 힘들죠. 서울대 학생이라고 해서 다 학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학벌에 의한 차별이라고 하면, 대학구성원들이 일정한 힘을 휘둘러서 부당한 이익을 취했을 때 학벌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도 교육청의 교육정책이 무엇이 있는지 다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교육감의 공약사항이 정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혁신학교랄지, 학생인권조례를 통한 학생인권 및 교권 보호랄지, 사립학교의 문제를 뿌리 뽑는 것 등이겠죠.
다만 문제의식을 느끼고는 있지만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정부가 만든 입시중심의 계획, 교육정책들이 잘못됐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교육청은 교육부의 계획에만 수긍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모색하거나, 입시제도로 생기는 파행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제학습을 시킨다거나, 수능위주의 교육을 고집하는 학교 측의 사고라거나, 입시중심의 교과운영 등을 말하는 것이죠. 이런 부분들은 교육청에서 충분히 견인해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제학습은 바꿔야 합니다. 수능위주의 교과과정도 바꿔야 하고요. 하지만 그런 문제들을 알면서도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권한은 많지 않습니다. 어차피 대학입시를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절차를 바꾸진 못하겠죠. 다만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 학교를 견인하고 교육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꿀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력들이 미진하다고 봅니다.

▲학벌없는사회모임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
-먼저 학벌 차별 문제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차별을 유도하는 정책이 있으면 문제를 제기하고, 국가나 지자체, 기업 등의 임원 출신학교 분포도 조사 등을 하고 있죠.
왜 임원은 특정학교 출신들이 독점하고 있는지 조사하는 활동입니다.

또한 학벌로 차별받는 사례에 대한 구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학벌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은 대학서열화입니다.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입시제도고요.
대학평준화를 하자고 외치는데 그런 외침은 교육부나 국회에 외쳐야 하는 문제입니다. 저희는 입시경쟁에 맞서 입시정책에 반대하고, 교육청에서 그런 입시정책에 발맞춰 학벌을 부추기는 교육을 지원하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죠.
교육부 차원의 정책이긴 하지만 입시경쟁을 반대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삶을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희 단체가 요구하는 대안은 크게 2가지입니다. 입시폐지와 대학평준화이죠. 입시로 경쟁하지 않는 사회에 사는 것, 대학입시 거부를 통해서 이런 학벌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삶을 챙겨나가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인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시민참여운동도 벌이고 있어요.
앞서 이야기했던 학벌 차별 문제에 대응하거나 구제하려는 활동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하거나 시민들과 마주하지 않는 운동들이지만, 이 운동은 시민들에게 근본적으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것이죠. 교육문제에 대한 강연을 매달하고 있고, ‘사람책 도서관’이라고 해서 출신학교나 학력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자기 삶을 일궈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서 교육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달지 사람책 도서관 강연을 통해 인식 제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가나 지자체, 기업 등의 임원들 출신학교를 분석하는 작업들은 문제가 드러나도 호소할 데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큰 파급력이나 얻어지는 효과가 낮아요. 그저 문제를 제기하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반면 교육청은 밀접하게 연관돼있고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제기도 할 수 있고, 크게 말할 수도 있는 것이죠.
이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 논란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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