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3) 최혜영 공동육아협동조합 ‘어깨동무’ 사무국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3) 최혜영 공동육아협동조합 ‘어깨동무’ 사무국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8.27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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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최혜영 공동육아협동조합 ‘어깨동무’ 사무국장을 만나기 위해 광산구 송치동으로 향했다.
최 사무국장은 오랫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왔다. 그녀는 자신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어 할 말이 없다며 미안해했다.
하지만 그동안 보육교사로서 쌓아온 경험과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그녀에게 진심이 엿보였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쉰 세 번째 순서는 최혜영 사무국장의 이야기다.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지금까지 보육교사를 쭉 해오다가 작년에 사무국장 일을 맡아 보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어린이집 보육교사 폭행 등 불미스런 사건들이 있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어린이집이 좀 더 투명한 방식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어깨동무’는 협동조합 운영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요.

부모님들께 개방돼 있어서, 운영과 회계 부분도 모두 공개하고 있거든요.
어린이집은 보통 원장이 운영하거나 직계가족이 사무장이나 부원장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기업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어요.
개인이 운영하다보니까 이윤을 무시하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특별활동 등을 만들어 돈을 더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합이 있으면 조합원들이 주인이 되는 것이잖아요. 어린이집 운영하는데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요.
원장이 있긴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이사회를 열어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고도 받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집행하는 형식입니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운영이 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에게 공개되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특정한 누군가만의 이윤을 좇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협동조합 형식이다 보니 보육교사이면서 조합원이기도 합니다. 일도 하면서 출자금도 내고, 운영에 필요하다면 자금도 보태는 방식인데요.
보통 어린이집에선 연차가 오래된 교사를 쓰기가 어렵습니다. 연차가 높으면 더 안정되게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지만, 임금이 높아지니까요. 하지만 조합의 형식은 그런 부분이 덜하고, 되도록 교사들이 이직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어린이집들도 협동조합형 내지는 공동육아 운영방식으로 운영하면 좀 더 개방되고 투명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이 많아지면 좋겠지만 현재 광주는 굉장히 그 수가 적습니다. 다른 지역까진 모르겠고, 제가 살고 있는 광산구에는 하나밖에 없거든요.
서울의 경우 서울시립어린이집처럼 시의 인가를 받으면 보육교사들의 복지가 높아지더라고요. 광주도 예산이 허락된다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에는 보육시설이 굉장히 많습니다. 광주에만 천 개가 넘게 있지요. 지역별로 국공립 어린이집이 세워지면 그게 모델이 돼서 교육프로그램 등이 전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들의 공약으로는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 공약을 지킨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초등학교 아이들에 대한 돌봄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돌봄교실이 1학년 중심으로만 되고 있다는 것이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보통 3시 이전에 끝나는데, 요즘 부모들은 맞벌이를 많이 해서 아이들이 갈만한 곳이 없습니다.

돌봄교실은 이 아이들이 하교 후에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인 것이죠.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다니는 시내 학교는 빨리 신청하지 않으면 커트라인에 걸려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이런 돌봄교실들이 많이 생기긴 했는데, 1학년만을 대상으로 해서 2,3학년 등의 어린 아이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이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잘 놀아야 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모여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을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집같이 편안한 공간에서 돌봄을 받으면 아이들에게도 좋고, 일하는 엄마아빠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품앗이 문화가 정착된다면 참 좋겠어요.
지역 안에서 좋은 품앗이 모임이 많아지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체 문화가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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